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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MBI 가담 무혐의 “의혹 없이 수사”

  • 두영준 기자
  • 기사 입력 : 2023-10-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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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연루 이번이 두 번째…인천경찰청장 “다시 들여다볼 것”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5조 원대 MBI 금융 피라미드 사건에 가담한 경찰 간부가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한 갖가지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조은희 국민의힘(서울 서초구갑) 의원은 지난 10월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천경찰청 국정감사에서 “MBI 사기 사건 모집책의 남편이 경찰 간부인데, 굉장히 냄새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인천경찰청에서 600m 떨어진 곳에 사기 단체 인천 사무실이 있고, 이 단체 모집책의 남편이 인천 경찰 간부”라면서 “간부가 관련돼 있어 경찰청에서 제 식구 봐주기 하지 않는지, 의혹이 없도록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인천지역 클럽장으로 활동한 A씨의 남편이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 B씨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B씨도 검찰에 고발됐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A씨는 남편 B씨가 근무하는 인천경찰청 부근에 사무실 두 개를 임차해 MBI 사업을 했고, B씨는 점심시간 혹은 퇴근 후 사무실에 들러 투자를 장려하기도 했다. B씨는 또 “돈을 벌 수 있는 건 MBI에 투자하는 것밖에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국총책인 C씨가 말레이시아로 도주했을 당시 A씨와 B씨가 C씨를 만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지난 6월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방조,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방조,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B씨를 검찰에 고발했지만, 9월 말 무혐의 처분됐다.

B씨는 지난 2016~2018년 인천경찰청 소속 경위였다가 현재는 경감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웅 국민의힘(서울 송파구갑) 의원은 “A씨(인천 클럽장)가 C씨(한국총책), B씨(경찰)와 함께 찍은 사진이 고소인들 손에 들려 있다”면서 “경찰관이 연루돼 있는 사건을 인천경찰청에서 수사한다고 하면 고소인들이 제대로 할 것이라고 믿을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영상 인천경찰청장은 “의혹에 관해서 다시 한번 들여다 보겠다”고 말했다.

현직 경찰관이 MBI에 가담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강릉경찰서 소속 당시 모 경위는 지난 2017년 MBI에 가입해 일정 금액을 투자하고 수익까지 거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경찰관은 지난 2018년 한국마케팅신문과의 통화에서 “MBI가 범죄 집단이라면 현직 경찰관인데 가입을 했겠느냐”며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MBI는 자회사 엠페이스를 통해 전산상 숫자에 불과한 자체 가상화폐 ‘GRC’ 판매를 가장하여,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단기간에 고수익을 벌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챈 금융 피라미드 회사다. 피해자들은 피해 금액을 5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전국 각지에서 산발적으로 수사와 재판이 이뤄진 탓에 정확한 피해액은 집계되지 않고 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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