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진에 지방 조직 ‘흔들’
방문판매, 코인과 힘겨운 경쟁
올해 다단계판매업계가 전반적으로 매출 부진에 빠진 가운데 업체들이 지방 조직 지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감소가 수도권 집중과 맞물리며 지방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남쪽부터 지방 대학들이 줄줄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다단계판매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예전에는 지방에서 조직이 만들어지고 사업 붐이 일어나면서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업체들도 상당했지만, 최근에는 몇몇 상위업체들을 제외하면 지방에서 조직을 확장하기는커녕 유지하는 것도 힘겨워하는 분위기다.
A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부터 지방 조직 이탈로 힘들어하는 업체가 많았다”며 “예전부터 지방의 경우 외국계 업체나 매출이 잘 나오는 업체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수도권보다 더욱 심해 중소업체들의 경우에는 기존 조직을 지키는 것도 힘겨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우외환 시달리는 중소업체
매출 부진으로 인한 침체된 분위기에 특히 중소업체 지방 조직은 직격탄을 맞을 처지에 놓여 있다. 매출 감소 → 회원 관심 하락 → 조직 붕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전처럼 외국계 업체나 매출이 잘 나오는 동종 업체와의 경쟁 뿐만 아니라 방문판매, 불법 코인 등과 불공정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방문판매나 불법 코인으로 지방 조직의 이탈은 단순히 업체가 아닌 업계 전체의 생존이 걸린 문제와 맞물려 있다.
B업체 관계자는 “수도권도 마찬가지라고 말들 하지만 지방의 경우 방문판매업체로 조직 이탈에 비상등이 켜졌다”며 “사업자들은 돈을 벌어야 하는데 수당 지급 등에서 애초에 방문판매업체와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 다단계판매업체에 지나치게 불공정한 게임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방에 파고든 불법 다단계 방식의 코인 업체들도 조직 붕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들은 지방에서 다단계판매업체 사업자로 가입한 후 물밑에서 작업하고 조직을 통째로 코인으로 이동시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C업체의 경우 외국계 다단계판매업체에서 활동하던 대표 사업자가 찾아와 지방에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호언장담에 맡겼다가 오히려 지방 조직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C업체 관계자는 “외국계 업체에서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라 처음에는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왔다고 생각했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처음부터 H라는 불법 코인 업체로 사업자를 빼가려고 작정을 하고 온 상태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이때 영남권 조직이 붕괴돼 아직도 수습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도 업체 이름을 바꿔서 계속 불법 코인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지방에서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피해를 보는 업체가 계속 생겨날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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