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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중장년 질환? 젊은 환자 늘어난다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3-11-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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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있는 식약정보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당뇨병은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된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병이다. 정상인의 경우 소변으로 당이 넘쳐나지 않을 정도로 혈당이 조절된다. 여기에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이러한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제대로 일을 못 하는 상태가 되면 혈당이 상승하며, 이로 인해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가 되는데, 이를 당뇨병이라고 한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당뇨병
약한 고혈당에서는 대부분 환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모호해서 당뇨병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혈당이 많이 올라갈수록 갈증이 나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소변량이 늘어 화장실을 자주 가며, 음식도 많이 찾게 되는 ‘3다(多) 증상’을 겪게 된다. 

무엇보다 당뇨병의 가장 무서운 점은 각종 만성질환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고혈당 상태가 유지되면 신체에서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망막병증(실명할 수 있음), 신기능 장애(신기능 저하로 심할 경우 투석이 필요함), 신경병증(저림, 통증)이고,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특히, 환자의 나이가 어려 당뇨병에 대한 인지도가 낮으면 합병증으로 고생할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당뇨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몸에 염증이 많고 회복 능력이 떨어져 상처가 나도 잘 낫지 않는다. 눈에 백내장 등 질환이 빨리 찾아오고 신장 질환으로 투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젊은 당뇨 환자는 질환을 앓고 살아야 할 유병 기간이 고령 환자보다 훨씬 길어 합병증에 걸릴 확률도 더욱 높아진다. 


2030, 당뇨병 유병률 가파르게 증가
우리나라 당뇨병 인구가 6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2030세대의 당뇨병 유병률은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대 당뇨병 환자는 12만 1,568명으로 4년 전보다 25.5% 늘었다(2016년 9만 6,891명). 같은 기간 20대 유병률은 약 47% 늘어 심각한 증가세를 보였다(2016년 2만 3,798명 → 2020년 3만 5,005명). 20대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인 연령대는 80대 이상이 유일했다(52.5% 증가).

2030세대가 당뇨병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최근 대한당뇨병학회와 노보 노디스크가 공동실시한 ‘당뇨병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 응답자의 89.5%는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20대 88.2%, 30대 90.8%). 특히 당뇨병 비진단자(325명) 2명 중 1명은 자신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으며(20대 55.6%, 30대 43.6%),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대해 걱정해 본 비율도 66.7%로 나타났다(20대 68.5%, 30대 65.0%).

올해 2030세대의 당뇨병 심각성 인지율도 지난해(82.8%)보다 6.75% 상승했다. 당뇨병 고위험군 ’당뇨병 전단계’ 인지율은 작년보다 9.5% 올랐고(2022년 36.3% → 2023년 45.8%), 30대의 인지율은 51.4%로 12.8%나 증가했다. 반면, 당화혈색소 인지율(26.5%)과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아는 사람의 비율(40.1%)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2022년 당화혈색소 인지율 24.7%, 공복혈당 수치 아는 비율 40.8%).

반면, 당뇨병 관리수칙 중 적정 체중 유지와 규칙적 식사는 10명 중 3명꼴(각각 36.7%, 39.7%)로, 규칙적 운동은 10명 중 2명꼴(19.9%)로 실천하고 있어 지난해 대비 큰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국가적 개입과 지원 필요
당뇨병 유병률의 급증세와 질환 심각성 인지율 증가에도 불구, 2030세대의 당뇨병에 대한 경계심은 낮았다.

2030세대 당뇨병 비진단자 중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한 사람조차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아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 그쳤다(42.5%, 308명 중 130명). 당화혈색소 인지율은 이보다 낮았다(27.9%, 308명 중 85명).

당뇨병은 우리나라에서 질병 부담이 1위인 질환으로, 고혈압, 신장 질환,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 등과 같은 만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2030세대의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함께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이 빠르게 악화된다는 특징이 있다. 늦은 나이에 발병하는 당뇨병에 비해 이른 나이에 미세혈관합병증과 대혈관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조기 사망의 위험 역시 증가한다.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은 “이번 조사는 젊은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2030세대가 당뇨병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조사 결과, 2030세대의 당뇨병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높았으나,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에 대한 인지율이나 관리수칙 실천율은 낮게 나타났다. 젊은 당뇨병의 조기 발견과 관리를 위해 대한당뇨병학회는 대국민 캠페인과 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 이사장은 “2030세대는 질병 위험도가 낮을 것으로 생각해 당뇨병을 간과하기 쉬운 연령대로, 숨어 있는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고위험군을 발견하기 위한 국가적 개입이 필수적이다”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한당뇨병학회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하고, 남녀 모두 35세부터 당뇨병 선별 검사를 받을 것 등을 제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식습관, 운동 통해 관리해야
당뇨병에 걸린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식단관리’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먹는 즐거움을 대부분 포기해야 한다. 일단 고당분, 가공식품을 피해야 하므로 선택할 수 있는 먹거리의 종류도 확 줄어든다. 가공식품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음식을 손수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 대상웰라이프, 현대그린푸드, 아워홈 등에서 당뇨병 환자를 위한 환자용 식품을 출시하고 있다. 

당뇨 환자는 내장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려야 한다. 복부 속에 있는 내장지방을 줄여야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 운동이나 하면 안된다. 당뇨 환자에게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된다. 운동 도중 상처가 생기면 잘 아물지 않아 합병증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추천되는 운동은 바로 ‘걷기 운동’이다. 특히, 식후 걷기는 식사 후 올라간 혈당을 낮춰줘 당뇨병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단, 러닝은 체력 소모로 인해 저혈당이 올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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