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니오라, ACN코리아 인수
ACN 회원 ‘멘붕’, 니오라 회원은 ‘얼떨떨’
“경영자 능력에 따라 인수 합병 성패 갈릴 것”
화상전화기를 앞세워 전 세계 다단계판매의 강자로 군림했던 ACN이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시장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영업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는 니오라코리아에 인수되면서 명맥은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 1월 24일 니오라코리아는 일부 회원이 모인 가운데 ACN코리아 인수 사실에 대해 밝혔다. 이날 본사에서 나온 한 임원은 “니오라 회원들에게는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인수되는 ACN 회원들을 따뜻하게 맞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희나 니오라코리아 지사장은 “전산 통합과 레그 조정 등이 완수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중으로 모든 인수 합병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니오라의 ACN코리아 인수 소식에 니오라코리아 회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이면서도 인수 합병이 자신들의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 하고 있다. 한 회원은 “잔치 분위기이긴 한데 누구를 위한 잔치인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인수 합병이 우리에게 좋은 일인지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ACN코리아의 회원은 “배신감을 느낀다”면서 “얼마에 팔았는지는 모르지만 회원들의 피와 땀을 이렇게 자기들 마음대로 사고 판다는 점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더 이상 사업을 하기가 힘들지 않겠냐”며 “망해서 회사가 없어지는 거라면 오히려 받아 들이기 더 쉬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한 상위 직급자는 “당장 사업을 접을 생각은 없지만 만약 ACN코리아의 조직이 니오라코리아 조직의 하부로 들어간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해 레그 통합은 상당한 반발에 부딪힐 우려도 적지 않다. 니오라코리아의 회원은 30대에서 40대 초반 여성들이 주류인 반면 ACN코리아는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20년이 넘는 세월을 다단계판매업계에서 활동하면서 잔뼈가 굵은 회원들이 많아 레그를 통합하기 보다는 지금의 레그를 유지하면서 회사만 통합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니오라의 ACN코리아 인수 소식을 접한 업계의 관계자들도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제품 콘셉트나 회원들의 성향이 완전히 다른데 어떻게 봉합해서 한 팀을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인수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동안 몇 건의 인수 합병이 있었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낸 것은 거의 없다는 점과 한국 회원들의 성향에 비춰볼 때 인수 합병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나비를 인수했던 주네스는 본사가 라코르에 팔렸고, 모린다와 애릭스를 인수한 뉴에이지는 파트너코(존 워즈워스)에 팔렸다. 월드벤처스를 인수한 시크릿다이렉트는 한국 시장에서 전격 철수하는 등 이렇다 할 인수 효과를 누린 기업은 많지 않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회사가 잘 되고 있으면 굳이 인수 합병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아예 강력한 기업이 인수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고만고만한 회사들끼리 합치는 것은 시너지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뉴스킨과 파마넥스, 빅플래닛의 성공적인 합병을 예로 들며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관계자도 없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인수 합병이 실패한 것은 경영자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 “제품이 늘어나고 회원이 늘어나는 게 합병의 효과인데 이것만 잘 살린다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니오라는 지난 2011년 네리움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2019년 니오라로 사명을 변경했다. 니오라의 한국 지사인 니오라코리아는 2015년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했고, 지난 2022년 3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ACN코리아는 지난 2010년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했으며, 2022년 33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권영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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