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리스크’로 폐업 잇따라
사업자와의 약속 미이행, 코인에 빠지는 사례 등
지난 2022년부터 2024년 2월 14일까지 다단계판매시장에서 25개 업체가 새롭게 영업을 시작하고, 27개 업체가 공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제계약을 해지하며 다단계영업을 포기한 주된 원인으로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의지박약이 꼽힌다.
다단계영업을 접으면서 경영진의 책임 소홀이 도마 위에 오른 비근한 사례로는 시크릿다이렉트코리아가 지목된다. 이 회사는 당시 3년간 1,7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도 137억 원의 손실을 보는 등 불안한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서 한국 철수를 현실화했다. 또, 영업 당시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거나 여행상품 등 사업자들과의 약속이 이행되지 않기도 했다.
이외에도 2조 2,000억대 코인 사기업체 브이글로벌로부터 자금을 투자받거나, 경영자가 코인에 빠져 기존 다단계판매 조직을 코인 다단계로 유인하면서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는 등 부패한 경영자의 말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웅진생활건강과 에버스프링, 미애부 등의 경우 모기업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자본이 탄탄했지만, 다단계영업을 이어갈 의지가 부족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들 중 웅진생활건강은 후원방문판매업(웅진헬스원)으로 변경했다.
최근 공제계약을 해지한 리뉴메디는 과도한 방문판매법의 규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공정위는 리뉴메디에 대해 소속 판매원에게 2019~2021년까지 47.93%, 45.55%, 39.55%에 해당하는 후원수당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약 9억 원을 부과한 바 있다. 그러나 리뉴메디의 이 같은 행위는 사업자들을 위한 일탈이었다는 점과 미국의 수당 지급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업계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다단계판매영업에서 일반 유통업체로 전환한 후 흑자로 돌아선 사례도 있다. 지오앤위즈는 2023년 9월 6일 직접판매공제조합과 공제계약을 해지하며 다단계판매업을 포기하고 일반유통으로 전환했고 화장품 사업부 매출이 3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퍼메나는 2020년 다단계판매 영업을 시작해 이듬해 26억 3,277만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2022년에 19억 3,267만 원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이 회사는 2023년 10월 31일 공제계약을 해지하고 방문판매로 전환했다.
다단계판매 영업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업 중에 다단계판매 폐업을 고려하는 기업도 있다. 지난 2023년 6월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코다코바이오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단계판매 라이선스를 반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도별 다단계판매업체 신규, 폐업 현황을 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창업이 저조했던 2022년에는 8개 업체가 새롭게 공제계약을 체결했고, 13개 업체가 공제계약을 해지했으며 2023년에는 15개 업체가 등장했고, 12개 업체가 폐업했다. 올해도 벌써 2개 업체가 사라졌고, 2개의 신규업체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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