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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꾸준히 성장 중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4-06-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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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식품시장 분석 <㊹ 미국 유기농 시장>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는 미국 식탁 문화를 바꿔 놓았다. 저렴한 가격으로 간편히 한 끼를 책임질 수 있는 냉동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한편,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비싸더라도 신선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음식 재료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소비층은 고품질의 유기농 식품,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된 제품, 혈당이나 체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을 찾고 있다. 미국의 유기농 신선식품 트렌드를 살펴봤다.

미국 유기농무역협회(Organic Trade Association)에 따르면, 미국의 유기농 시장 매출 규모는 2023년 총 697억 달러(한화 약 95조 9,000억 원)에 이르며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이 중 식품 매출이 638억 달러(한화 약 87조 7,8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유기농 시장 매출의 91.5%에 해당한다. 인플레이션과 시장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2005년부터 미국 유기농 식품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유기농무역협회는 젊은 소비자층이 유기농 식품에 대해 충성도를 보여준 결과라고 분석했다. 톰 체프먼(Tom Chapman) 유기농무역협회 CEO는 “현재 성장은 소비자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가격 인상 속에서도 유기농 상품을 계속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아직 시장 성숙 단계지만 성장 여지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2023년 미국 유기농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농산물이다. 전체 유기농 시장의 29.4%를 차지했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바로 유기농 베리류이다. 베리류는 2년 연속 유기농 농산물 중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농산물 다음으로는 빵, 곡물, 분유와 같은 식품이 인기를 끈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대비 4.1% 성장하며 전체 유기농 시장의 22.1%를 차지했다. 뒤이어 음료가 전체 유기농 시장의 13.4%를 차지하며 3위로 나타났다. 유기농 음료 시장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기농 무알코올 음료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3달러짜리 스무디를 파는 ‘에러헌’의 성공
미국에서 유기농 식품은 전통적인 일반 슈퍼마켓과 유기농 식품 전문 소매업체에서 판매되고 있다.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은 가장 대표적인 유기농 식품 전문 소매업체로, 1980년에 설립돼 전 세계 약 472개 매장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유기농 식품 분야에서 새로운 상호들이 등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에러헌(Erewhon)은 캘리포니아 명물로 자리 잡으며, Z세대(Gen Z)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에 따르면, 에러헌은 2023년 단 10개 지점으로 총 1억 7,130만 달러(한화 약 2,35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2022년에는 모델이자 인플루언서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와 협력해 유기농 스무디를 출시했다. 이 스무디는 현재 한 달에 약 4만 개가량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모델 켄달 제너(Kendall Jenner)와 함께 유기농 복숭아와 코코넛 크림이 주재료인 스무디를 새롭게 선보이며 대대적으로 홍보 중이다. 이 스무디의 책정 가격은 23달러로 VAT를 포함하면 한화로 3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다.

화려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에러헌의 성공에 기여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한 번 매장을 찾은 고객이 다시 방문하도록 충성도를 끌어낸 비결은 유기농과 지속 가능성을 내세운 제품에 있다. 에러헌은 신선식품의 신선도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지역 농장 중심의 소싱을 선호한다. 제품 신선도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지역 농장을 지원하고, 장거리 운송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또한, 엄격한 품질 기준으로 농장과 공급업체에 정기적인 감사를 실시한다. 투명성과 추적 용이성을 위해 농장, 생산자 등 신선식품의 출처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공유한다.

에러헌은 다른 식료품점에선 찾기 힘든 각종 유기농 유제품 대체식품, ‘유기농 글루텐 프리’ 식품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건강과 환경문제를 이유로 대체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유기농 대체식품은 재방문의 이유가 되고 있다. 동시에 기존에 없던 새롭고 독특한 제품은 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케첨(Ketchum)에 따르면, Z세대는 음식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고 있다. Z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SNS에 노출된 세대로,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플루언서들의 패션과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그들의 레시피에도 영감을 받는다. 부모 세대와 다른 새로운 재료를 찾아내고, 요리를 만들어내 자신의 몸을 인플루언서와 같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동시에 지속 가능성과 환경문제에 역시 관심을 두고 있다. 에러헌 식품 가격은 고인플레이션 시대임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제품 진열대를 채운 유기농 퀴노아 가루, 코코넛 가루, 그리고 그린 바나나 가루 등 다양한 글루텐 프리 대체식품들은 Z세대를 포함해 식문화로 웰니스 가치를 표현하고자 하는 현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3월부터 모든 유기농 식품에 
NOP 수입 증명서 요구
미국에서 유기농 상품은 미 농림부의 유기농 인증인 ‘USDA Organic’ 라벨을 포장 전면에 부착한다. USDA 표준을 충족하지 않는 제품을 유기농 상품으로 판매하거나 인증 라벨을 부착한 경우 수천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미국은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일본, 스위스, 대만, 영국, EU와 ‘유기농 동등성 협약(Organic Equivalence Arrangements)’을 체결해 체결 국가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은 식품에 대해 USDA의 인증을 받은 것과 동등하게 취급한다.

올해 3월 19일부터는 ‘유기농 제품 규제 강화 규정(Strengthening Organic Enforcement)’도 시행됐다. USDA 유기농 규정을 보다 강력하게 시행해 유기농 공급망을 결점 없이 보호하고, 소비자들에게 USDA 유기농 라벨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유기농 제품은 유통기한이 짧아 생산, 가공, 유통, 판매에 이르는 상호 연결된 공급망이 보다 면밀히 모니터링돼야 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새로운 강화 규정에 따라 모든 유기농 수입품에 대해 국가 유기농 프로그램(NOP) 수입 증명서가 요구된다. 새 규정 시행 이전에 NOP 수입 증명서 제출은 대부분 선택 사항이었다. 그러나 이제 유기농 상품을 수출하려는 경우, 수입 통관에 앞서 USDA가 인정한 인증기관이나 유기농 무역 계약에 따라 승인된 외국 인증기관으로부터 전자 NOP 수입 증명서를 수입업체에 제공해야 한다. NOP 수입 증명서에는 제품 수량, 생산지 및 가공 시설의 정보, 유기농 인증 정보 등 상세 정보가 담겨있다. 만약 NOP 수입 증명서 없이 유기농 제품을 수입할 경우, 미 세관국경보호국(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이나 USDA 검사관의 검사에서 반송되거나 폐기될 수 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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