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목요일 오후> 다단계사업 마케팅, 더 전략적이어야한다

  • 공병헌 기자
  • 기사 입력 : 2024-06-28 08:13
  • x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통기업들에서만 마케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자영업자, 공공기관 등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가게를 알리기 위해, 누군가는 기관이나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찾기 위해,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마케팅한다. 그렇다면 다단계 업계는 어떠한가. 다단계업계에서의 마케팅은 판매원이다. 판매원이 마케팅의 중심이 되어 제품을 다른 소비자에게 홍보하고 판매한다. 

하지만 현재 판매원들의 제품 마케팅 방식에 문제는 없는걸까.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먼저 소비자에게 제품을 노출시켜야한다. 또한, 소비자가 제품을 경험하고 고민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단계업계의 제품 대부분이 고가의 물건이다. 그러므로 판매원들은 제품을 쉽게 소비자에게 무료로 경험하게 하기 어렵다. 물론 자본이 충분한 경우에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무료로 제품을 체험해보게 하고, 해당 소비자와 그 주변까지 입소문을 내어 더 많은 이익을 만드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마케팅이 무엇인지 쉽게 이해하려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먼저 1985년 미국마케팅협회에서 내린 마케팅의 정의는 ‘개인이나 조직의 목표를 만족시키는 교환을 창출하기 위해 상품기획, 가격 결정, 촉진, 유통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라고 되어있다. 이후, 2007년에 미국마케팅협회가 새롭게 변경한 마케팅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조직과 이해관계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고객가치를 창출 및 커뮤니케이션하고, 아울러 상품을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이며 고객 관계를 관리하는 조직의 기능’이다. 

여기서 중요하게 살펴봐야 하는 부분은 고객가치라는 단어다. 처음 마케팅의 정의에서 ‘상품’이라는 용어가 ‘고객가치’로 대체되었다. 상품위주의 마케팅에서 고객위주의 마케팅으로 개념이 바뀐 것이다. 제품을 판매하려면 내가 팔고싶은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내가 판매하려는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그 제품이 필요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그저 ‘불필요한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 고객이 어떤 가치를 원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먼저다. 

예를 들어 판매원이 회사의 물건들 중 마스크팩을 판매하려한다고 가정한다. 판매원 입장에서 마스크팩은 보통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물건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여기서부터 마케팅 기술이 필요하다. 판매원이 본인 입장에서 마스크팩이 필요한 ‘주변 사람’에게 물건을 판매하려고 하면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주변 사람의 주변 사람까지 피부가 건조해서 고민인 사람들을 먼저 찾고, 건성 피부를 가진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생각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건성피부라고 한다면 피부 속 수분을 채워주는 제품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미 너무 많은 종류의 마스크팩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판매원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마스크팩 제품과 본인 회사의 제품에 차별화를 만드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제품의 효능 효과가 비슷하더라도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고객이 받아들이는 가치는 다를 수 있다. 일방적인 방법으로 물건에 대한 좋은 점을 지속적으로 얘기하고,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구시대적 판매방법이다.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두고 해당 제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을 찾아야 구매전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다단계판매를 하는 판매원들은 대부분 연령대가 높다. 회사입장에서는 더 다양한 연령층의 사업자들을 원할 것이다. 그렇다면 회사는 어떤 마케팅으로 사업자를 끌어모을 수 있을까? 단순히 제품에 대한 설명이나 회사의 자산규모, 보상플랜만을 설명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있다. 2~30대 젊은층이 이 사업을 하고싶게 만들어야한다. 요즘 젊은층은 경험을 중요시한다. 옷을 사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가서 옷을 입어보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구매한다. 그렇다면 회사는 젊은층에게 해당 회사의 사업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마케팅을 해야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도 제품을 팔아주고 홍보해줄 직원이 없다면 결국 무너진다. 회사 외부의 시장을 분석하고 정밀한 타깃층을 만든 후에 자리매김을 해야한다. 젊은 사업자가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 등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마케팅해야 젊은층이 우리 업계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SNS를 보면 다단계사업을 하고있는 사업자들의 영상이나 게시글이 종종 보인다. 해당 게시물의 댓글 반응을 보면 현재 다단계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다단계사업이 어떤 인식으로 비추어지고 있는지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종종 아무렇지 않게 다단계에 대한 허황된 이미지와 허위·과장광고 등을 SNS에서 하는 사업자들이 보인다. SNS는 정말 많은 젊은층이 유입되어 있는 공간이다. 그런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잘못된 내용과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만 하는 내용의 게시물은 오히려 큰 반감을 사게하는 행위이다. 다단계업계와 사업자들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고객가치를 생각하는 마케팅을 선정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공병헌 기자mknews@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