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다단계도 ‘범단죄’ 적용하나
지난 10년 새 코인사기, 유사수신행위, 불법 다단계 등 각종 사기범죄가 급증하면서 점차 조직화되고, 세분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사기범죄자 중 절반 이상이 다시 같은 유형의 범죄를 저지른다는 사실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검거된 사기범죄자는 17만 6,623명으로 이 가운데 재범자가 7만 2,997명(41.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5.5%에 해당하는 3만 3,205명이 다시 같은 유형의 범죄를 저질렀다. 같은 범죄를 또 다시 저지른다는 것은 그만큼 처벌이 약하다는 사실의 방증이다. 이로 인해 코인 등 불법 다단계도 좀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다.
범죄단체조직죄로 처벌해야
금융사기없는세상·금융피해자연대(MBI피해자연합, KIKO공동대책 위원회, KOK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피해자연합, IDS홀딩스 피해자연합)·해피런 탈북민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4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과 범죄자의 엄중 처벌을 위해 목소리를 모았다. 이들은 “대규모 사기 조직을 ‘범죄단체조직죄(이하 범단죄)’로 처벌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사기 조직의 최상위에서 최하위까지 모두 처벌할 수 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MBI모집책들은 다른 다단계업체에서 범행을 이어가고 있고, KOK모집책들은 업체의 이름을 바꿔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검찰이 사기의 주범과 몇몇 공범만을 기소해 처벌하기 때문에 남은 하위 조직책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또 다시 추가 범죄를 저지른다”며 범단죄를 적용해 아예 싹을 잘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에 위해식품으로 등록된 ‘퍼티어 플라센타’를 판매하던 리웨이는 최근 식약처의 철퇴를 맞았다. 식약처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직전 리웨이의 우두머리 격인 박 모씨는 밀수에 따른 관세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과 추징금 32억 3,600만 원을 선고받았고, 또 다른 조직원에 대해서는 징역 1년과 벌금 1,000만 원, 700만 원 등을 각각 선고했다. 이로써 일단락된 줄 알았지만 이 같은 법원의 판결이 알려지고 나서도 박 씨 등을 포함한 리웨이 조직원들은 서울 강남 일대와 남양주시, 대구, 부산 등 전국에 마련된 거점을 통해 여전히 불법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수백억 사기 쳐도 살다 나오면 그만?
과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이하 폭처법)상 범단죄는 폭력행위와 무관하거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점조직 형태의 다양한 조직범죄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2013년 형법상 범단죄의 요건에 ‘범죄단체 등 조직’이라는 문구가 새로 포함되면서 다양한 기소가 가능해졌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범단죄 기소 건수는 2015년 73건에서 2021년 558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법원의 실제 판례를 살펴보더라도 “정해진 역할 분담에 따라 행동했다는 점에서 사기 범행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체계를 갖춘 결합체, 즉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에 해당한다”며 폭력행위나 수직적 지휘체계가 없더라도 범죄집단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다.
범단죄의 적용이 가능해지면 기존 사기죄의 법정형(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까지 처벌이 가능해진다. 또한 범죄집단에서 발견된 자금은 범죄수익으로 인정되어 곧바로 추징·보전이 가능하므로 바로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
‘하위가담자=단순가담?’ 면밀히 따져봐야
정현기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는 “조직적 사기범죄에 있어 단순가담은 큰 범행 계획에서 일부 기계적인 역할만을 담당한 말단 정도로 이해하고 있지만, 그 역할이 전체 범행 완성에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보인다면 이를 별도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며 “해당 역할이 전체 범행에서 차지하는 기능에 착안하여 이에 관한 양형인자를 추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법무법인의 한 관계자는 “유사수신행위로 인한 피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어떠한 형태로든 유사수신행위에 가담하여 돈을 지급받은 사실이 있다면 처벌을 피할 수 없으므로 ‘원금보장’, ‘고수익’ 등을 내세운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개개인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금융사기없는세상·금융피해자연대(MBI피해자연합, KIKO공동대책 위원회, KOK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피해자연합, IDS홀딩스 피해자연합)·해피런 탈북민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4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과 범죄자의 엄중 처벌을 위해 목소리를 모았다. 이들은 “대규모 사기 조직을 ‘범죄단체조직죄(이하 범단죄)’로 처벌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사기 조직의 최상위에서 최하위까지 모두 처벌할 수 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MBI모집책들은 다른 다단계업체에서 범행을 이어가고 있고, KOK모집책들은 업체의 이름을 바꿔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검찰이 사기의 주범과 몇몇 공범만을 기소해 처벌하기 때문에 남은 하위 조직책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또 다시 추가 범죄를 저지른다”며 범단죄를 적용해 아예 싹을 잘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에 위해식품으로 등록된 ‘퍼티어 플라센타’를 판매하던 리웨이는 최근 식약처의 철퇴를 맞았다. 식약처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직전 리웨이의 우두머리 격인 박 모씨는 밀수에 따른 관세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과 추징금 32억 3,600만 원을 선고받았고, 또 다른 조직원에 대해서는 징역 1년과 벌금 1,000만 원, 700만 원 등을 각각 선고했다. 이로써 일단락된 줄 알았지만 이 같은 법원의 판결이 알려지고 나서도 박 씨 등을 포함한 리웨이 조직원들은 서울 강남 일대와 남양주시, 대구, 부산 등 전국에 마련된 거점을 통해 여전히 불법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수백억 사기 쳐도 살다 나오면 그만?
과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이하 폭처법)상 범단죄는 폭력행위와 무관하거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점조직 형태의 다양한 조직범죄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2013년 형법상 범단죄의 요건에 ‘범죄단체 등 조직’이라는 문구가 새로 포함되면서 다양한 기소가 가능해졌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범단죄 기소 건수는 2015년 73건에서 2021년 558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법원의 실제 판례를 살펴보더라도 “정해진 역할 분담에 따라 행동했다는 점에서 사기 범행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체계를 갖춘 결합체, 즉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에 해당한다”며 폭력행위나 수직적 지휘체계가 없더라도 범죄집단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다.
범단죄의 적용이 가능해지면 기존 사기죄의 법정형(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까지 처벌이 가능해진다. 또한 범죄집단에서 발견된 자금은 범죄수익으로 인정되어 곧바로 추징·보전이 가능하므로 바로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
‘하위가담자=단순가담?’ 면밀히 따져봐야
정현기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는 “조직적 사기범죄에 있어 단순가담은 큰 범행 계획에서 일부 기계적인 역할만을 담당한 말단 정도로 이해하고 있지만, 그 역할이 전체 범행 완성에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보인다면 이를 별도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며 “해당 역할이 전체 범행에서 차지하는 기능에 착안하여 이에 관한 양형인자를 추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법무법인의 한 관계자는 “유사수신행위로 인한 피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어떠한 형태로든 유사수신행위에 가담하여 돈을 지급받은 사실이 있다면 처벌을 피할 수 없으므로 ‘원금보장’, ‘고수익’ 등을 내세운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개개인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해미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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