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정한 각자도생이란?
업계의 불황이 길어지고 판매원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도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토론의 장을 마련하자는 제안조차 내놓는 사람이 없다.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또 나름대로 고민들을 하고 있겠지만 그 고민들을 업계 차원에서 함께 나눌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단계판매업계가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는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와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직접판매공제조합 등이 있다. 그렇지만 다단계판매업체 전체가 오롯이 모일 수 있는 자리는 없는 게 현실이다.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는 방문판매업체와 후원방문판매업체, 다단계판매업체들이 뒤섞여 있어 다단계판매와 관련한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과 직접판매공제조합에도 다단계판매업체와 일부 후원방문판매업체들이 함께 가입돼 있어 어느 한쪽 업종만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도 여의치가 않고, 다단계판매업체마저 양분되다시피 해 어떠한 의견도 안건도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뿐만 아니라 업계의 관계자라면 누구나 위기론을 거론하고 위기 탈출을 위한 방안에 대해 숙고한다. 하지만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타개하기 위해서는 특정 기업이나 단체의 힘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 무엇보다 다단계판매 기업만 전체적으로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특판이니 직판이니 소속 조합사 별로 나뉘어서는 업계 차원의 일을 도모할 수 없고 다만 조합 차원의 일만 도모할 수 있을 뿐이다.
과거 네트워크마케팅협회가 중심이 되어 업계의 중심을 잡던 때가 있었다. 온전히 순기능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 일천하던 다단계판매업의 연혁을 생각한다면 그래도 업계에 대한 애정으로 충만한 사람들이 순수한 열정으로 모여 있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다단계판매업계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다단계판매기업만으로 구성된 단체의 결성이 불가결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고 창조되는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다.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혼자서 가는 길이라면 먼 길을 돌아가거나 그 길을 포기해야 하지만, 함께 갈 수 있다면 힘을 합쳐 장애물을 치우면 된다.
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말은 지평을 넓히자는 말이다. 흔히들 하는 말로 파이를 키우자는 말이다. 다단계판매가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고 드나들 수 있는 통로를 확장하자는 말이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5조 원대 시장을 유지하는 것이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시장이 정체됐다는 말은 하위의 판매원들에게는 아예 기회가 없다는 말이며, 중상위의 판매원들도 녹록하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흔히들 다단계판매는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일과 같아서 정체되는 순간부터 뒷걸음질치게 된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대한민국은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알아서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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