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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소비재 바람, 뷰티 넘어 식품류로 확산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4-09-0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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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식품시장 분석-55> 체코 K-푸드시장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맥주
, 꼴레노(돼지 무릎 요리), 소시지로 대표되는 체코 식문화에 채식이 유행하는 가운데 K-푸드 등 아시아권 식품이 인기의 중심에 있다. K-화장품 수출이 최근 3년간 4배 급증한 1,500만 달러(2023)를 기록 중인데 이어서 K-소비재 인기가 식품류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체코 내
30여 개 한식당 대부분은 한인이 아닌 현지인들로 채워지고 있고, 한식 메뉴를 특별 메뉴로 취급하는 로컬 식당들도 늘고 있다. 유통 면에서는 한인 마트 외 아시안 마트, 체코 로컬 체인에서 한국 식품류 취급 종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 뚜렷하고, 이는 K-식품류의 대체코 수출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이 같은
K-식품류의 체코 내 인기 비결은 한식, 한류 전반에 대한 관심 증가, 발효식품에 익숙한 현지 식문화, 건강식에 대한 관심, 다양한 레시피 개발과 현지 식품기업의 취급 확대, 베트남 커뮤니티 역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선 프라하
, 오스트라바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식, 한류 전반에 대한 관심과 성업 중인 한식당 증가로 체코인의 한식 경험, 인지도가 높아졌다. 아무래도 식품류는 문화상품이다 보니 한류 문화, K-뷰티 인기가 상승 작용한 결과다.

발효식품인 김치 등 아시아식이 건강식과 채식 트렌드 속에 슈퍼푸드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고
, 체코인들이 양배추 발효 등 발효식품에 익숙한 점도 김치 등 한식류를 부담 없이 즐기게 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최근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아시아식 소비가 확산하며 한식 포함 아시아식 인지도가 전반적으로 올라갔고, 과거보다 매운맛 등 새로운 식품류를 선호하는 고객층도 넓어졌다.

체코 내 이민자 최대 커뮤니티인 베트남계 커뮤니티들이
K-식품류 취급을 늘리는 것도 한식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체코 로컬 메이저 유통 체인들의 한식류 취급도 늘고 있다. 체코는 공산권 시절부터 베트남 이민자가 대거 유입돼 지금은 약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채식에 대한 관심 높아져
채식은 전 세계 공통의 트렌드지만 내륙 국가인 체코는 특히 육류와 맥주 중심의 식생활을 해왔던 탓에 그 변화가 미치는 영향이 더 광범위하다.

2023
년 다국적 시장조사 기관인 입소스(Ipsos)에 따르면, 체코인의 10%(비건 1%, 채식 4%, 플렉시테리언 5%)가 완전 또는 부분 채식을 한다. 여기에 식물성 식품(대체육, 대체 유제품) 소비 비율이 65%, 1회 이상 섭취한다는 응답도 19.2%였다. 서유럽보다는 채식 인구 비중이 작지만, 육류를 줄이고 식물성 식품류를 찾는 비중이 늘고 있다. 2022년 설문조사에서는 동물성 식품을 제한한다는 응답 비율이 2년 전보다 10% 증가한 40%에 달했다.

이에 체코의
Tesco, Globus, Albert 같은 대형 식품 전문 유통 체인들도 채식 및 대체식품 코너를 운영 중이며, 이들 채식 및 대체 식품은 단순히 동물성 식자재 탈피에서 나아가 비가공, 무첨가제 등 세분화된 소비자 수요에 맞추려는 노력이 늘고 있다.

채식
, 건강식 확산은 자연스럽게 한식 등 아시아식에 대한 관심과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체코에서는 이미 액젓이 안 들어간 채식 전용 김치까지 판매 중이다. 이처럼 비빔밥, 김밥, 잡채 등 육류 없이 다양한 재료를 조화롭게 즐길 수 있는 한식의 매력이 채식 문화 수요와 어우러지고 있다.


한식이 아시아식 인기 주도
앞서 언급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수년 전부터 한식 인기 상승세가 뚜렷하다. 과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식당들은 중국, 남아시아계가 비슷한 콘셉트로 싸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메뉴 중심이었던 반면 지금은 현지인의 아시아식 수요 공급도 세분화되는 추세다. 타 아시아식은 어느 정도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반면 한식 인기 상승세는 여전하다.

현재 체코에는 약
30개의 한식당이 운영 중이며, 새로운 식당도 잇따라 오픈하고 있다. 대부분 한인이 운영하지만 일부 베트남인들이 운영하기도 하고 체코 현지인이 하는 로컬 식당들도 김치 포함 한식 메뉴를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메뉴도 과거 불고기, 비빔밥 등 식사 중심에서 콘도그(핫도그), 한국식 빵, 빙수, 떡볶이, 김밥, 치킨, 라면 등 디저트와 분식류로 다변화, 매장도 전문화되는 추세다. 프라하의 한국 디저트 전문점 직원에 따르면 고객들은 체코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주를 이루고 체코에서도 한식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한식 취급점의 고객은 한인보다 체코인, 외국인 관광객 등이 8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며 현지화되는 추세다.

한식당이 아니어도
, 로컬 식당 중 한식을 취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사이드나 샐러드 메뉴에서 김치, 비빔밥 등이 포함되는 사례가 다수 있고, 김치와 한국 소스(매운 소스, 고추장 등)를 활용한 메뉴도 많아지는 추세로 한국산 김치 수입액은 최근 3년간 6배나 급증했다. 여기에 체코 내 유통되는 K-푸드류는 제3(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등)을 통해 수입되는 비중이 훨씬 크고, 일부는 현지 식품기업들도 김치와 같은 다양한 응용 메뉴, 가공식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 중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K-푸드 시장 규모는 훨씬 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 통계에 따르면 2022, 2023년 한국 식품류 수출 규모는 300만 달러에서 350만 달러로 17.2% 증가했다. 실제로 체코 내 한국식품이 대부분 유럽 인근국(네덜란드, 독일, 폴란드 등)을 통해 수입되고, 현지에서 체코, 베트남 등 아시아계 기업이 직접 조달 또는 제조하는 규모까지 고려하면 실제 시장 규모가 훨씬 클 것으로 추산된다.


외식 물가 상승에 간편식도 인기
체코의 인플레이션율은 올해 들어 2%대로 둔화되고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2022~2023년 각각 15.1%, 10.7%의 인플레이션율을 기록했던 탓에 외식비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까지 더해져 간편식 시장도 커지고 있다. 체코 식당들은 점심때 일반 메뉴보다 저렴한 점심 특선을 내놓는 경우가 많음에도 고물가로 점심값 부담이 커졌다.

특히
,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유명식당 및 셰프와 협업한 다양한 간편식이 출시되고 고품질의 냉장 간편식이 다양해진 것도 인기 요인이다. 체코 대표 온라인 슈퍼마켓 체인인 Kosik의 간편식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 Rohlik2배나 급증했다. 오프라인 위주 슈퍼마켓 체인인 Albert 관계자도 식문화 변화, 외식비 상승, 간편식 제품군 다양화로 간편식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리소토, 포장 샐러드, 유기농 야채수프가 인기라고 전했다. 아시아식의 인기로 Rohlik은 팟타이, 쌀국수 등 이국적 간편식 브랜드도 출시했으며, 최근 냉동 김밥 열풍으로 체코 온라인의 아시아 식품점에서 한국 냉동 김밥, 냉동 비건 핫도그, 만두류 등도 판매 중이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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