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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자존심 저먼셰퍼드

  • 권영오 기자
  • 기사 입력 : 2024-10-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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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고향 - 17>

저먼셰퍼드(이하 셰퍼드)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견종으로 평가받는다. 그 옛날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묘기대행진’에 단골로 등장하던 개였으며, 경찰견, 마약탐지견, 그리고 전쟁터에서도 늠름함을 잃지 않는 개다.


명견 최다 배출 국가 독일
독일은 가장 많은 명견을 배출한 나라다. 셰퍼드 외에도 로트바일러, 닥스훈트, 도베르만이 독일 출신이다. 그렇지만 인간과 교감하며 결정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개를 고르라면 셰퍼드가 첫 손에 꼽힌다. 

다들 알다시피 셰퍼드는 지능이 높아 난이도가 높은 훈련도 곧잘 소화한다. 또 충성심이 강해 가족을 잘 지키고 보호해 주면서도 성격 자체는 온화하다. 그리하여 경찰견으로도 군견으로도, 가정견으로도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한다.

셰퍼드는 옛날부터 독일 전역에서 많이 기른 개라 고향이라고 특정할 만한 도시는 없다. 그러나 셰퍼드를 지금과 같은 ‘엄친아’로 발전시킨 곳을 고르라면 독일 북부의 내륙지역인 ‘잘츠기터(Salzgitter)’를 들 수 있다. 


잘츠기터는 니더작센 주(州)의 도시로 인구는 약 10만 명 정도다. 인구만 놓고 보면 경상북도 영주시와 비슷한 규모다. 19세기에 막스 폰 스타프라는 사람이 셰퍼드를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종의 개들과 교배를 시도한 곳이다. 그의 노력은 상당한 성과를 나타냈고 이때부터 셰퍼드는 세계적인 명견의 반열에 우뚝 설 수 있었다. 

막스 폰 스타프가 활동하던 시기의 독일은 목축이 성행했고 목축용 개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셰퍼드의 발전을 앞당긴 계기로 작용했다. 또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치르는 동안 군사 작전과 경비, 통신 등 중요한 역할을 해냄에 따라 셰퍼드의 명성은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쟁을 치르는 동안 군대에서 활약한 개들은 물론이고 가정견들도 포격으로 죽거나 다치면서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후 막스 폰 스타프가 결성한 셰퍼드 클럽이 나서 품종 확보 노력을 기울였고, 각 나라에서 셰퍼드를 키우고 훈련시키면서 보행 스타일, 체형, 성격 등도 개량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과의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었고 유난히 사람을 좋아하는 셰퍼드로 완성됐다. 

독일 셰퍼드의 표준화 과정에 심혈을 기울인 끝에 여기서 태어난 개들은 이후 독일 전역에서 인기를 끌게 됐고, 품종의 특성을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 지역에서는 특히 셰퍼드의 외모, 성격, 행동 특성을 확립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결국 잘츠기터에서의 활동이 독일 셰퍼드의 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오늘날에도 잘츠기터는 독일 셰퍼드와 관련된 많은 행사와 전시회가 열리는 장소 중 하나다. 이 지역 사람들은 셰퍼드 발전의 기초가 됐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주민들은 셰퍼드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알고 있다.


교육이 명견을 만든다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않으면 비뚤어지기 쉬운 것처럼 개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똑똑한 개일수록 교육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나쁜 쪽으로만 머리를 굴리기 십상이다. 따라서 셰퍼드는 어릴 때부터 사회화를 잘 시켜야 다른 개들과도 잘 사귀고 사람들과도 친밀하게 지낼 수 있다. 

에너지가 넘치고 활동적이어서 매일 1시간 이상 충분한 운동을 시켜주는 것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수명은 평균적으로 10~14년이고 가끔 고관절이나 팔꿈치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심장 질환도 비교적 잘 오는 편이라 정기적으로 검진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실질적인 셰퍼드의 고향, 잘츠기터
잘츠기터는 20세기 초에 철강 산업이 발달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금도 독일에서는 철강 및 금속 가공 산업의 중심지로 인정받는다. 한편 잘츠기터에는 박물관, 공원, 문화 센터 등이 산재해 있고, 전통적인 독일식 건축물과 현대적인 건축물이 혼합되어 있는 모습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잘츠기터는 주변에 녹지가 많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잘 조성되어 있어 하이킹이나 자전거 타기에 적합하다. 무엇보다 셰퍼드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도시로 관련된 역사적 유산이 많이 남아 있다. 


잘츠기터 여행 꿀팁
● 잘츠기터 호수(Salzgittersee): 아름다운 호수 주변에서 하이킹, 자전거 타기, 피크닉을 즐길 수 있고, 여름에는 수영이나 보트 타기 같은 수상 스포츠도 인기.

●잘츠기터 역사 박물관(Stadtmuseum Salzgitter): 박물관에서는 셰퍼드의 역사와 발전 과정에 대한 전시가 자주 열린다. 지역의 역사와 셰퍼드의 기원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 좋은 곳이며 잘츠기터 관광청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행사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막스 폰 스타프 기념비: 막스 폰 스타프는 독일 셰퍼드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라 그의 기념비나 관련 장소는 중요한 방문지가 된다. 도시 곳곳에서 그와 관련된 유적이나 기념물을 만날 수 있다.  

● 훈련소 및 클럽: 잘츠기터 주변에는 독일 셰퍼드를 전문적으로 훈련하는 훈련소나 클럽이 있어 훈련 과정을 직접 관람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 주변 공원 및 자연: 잘츠기터의 공원이나 자연 공간에서 독일 셰퍼드와 함께 활동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현지 주민들이 자주 산책하거나 훈련하는 장소.


잘츠기터에서는 이렇게 놀자 
잘츠기터에서는 독일의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많다. 소시지, 감자 샐러드, 슈니첼 등 다양한 음식을 경험해 볼 기회를 놓치지 말자. 니더작센 주는 빵, 치즈, 맥주 등 우수한 품질의 특산품을 생산한다. 무엇이든 맥주와 잘 어울리므로 안주를 두고 망설이지 않아도 된다. 독일의 비어 가든에서 지역 맥주와 함께 음식을 즐기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여름철 야외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맥주 한 잔은 평생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 커피와 함께라면 독일의 전통 케이크인 흑임자 케이크를 꼭 같이 먹어 줄 것.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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