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국 다단계기업 ‘제휴마케팅’ 선회
“대면판매·교육중심 사업은 시대착오적”…다양한 판매 채널 활용해야
미국 직접판매시장이 포화상태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직접판매세계연맹(WFDSA)에 따르면 미국 직접판매시장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9.5% 하락한 366억 6,000만 달러로 나타났으며, 3년간 연평균 2.9%로 역성장 중이다.
10개 중 7개사, “제휴마케팅 도입 고려”
뉴스킨은 기존 다단계판매 사업모델을 유지하면서 제휴마케팅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도입하기로 했다. 뉴스킨은 인플루언서 등을 통한 제휴마케팅을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면서 사업자들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기 위해서다. 다만 한국 지사에 대한 방향은 정리되지 않았으며 조만간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제휴마케팅(Affiliate marketing)’은 다단계판매와 가장 많이 비교되는 마케팅 방식 중 하나다. 이는 개인이 온라인 상에서 특정 회사의 제품 등을 홍보하고 판매하면 15~20%의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인플루언서,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 블로그, SNS 등에 링크를 올리고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한다.
제휴마케팅은 오로지 판매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고, 다단계판매는 사업자 모집 등 본인과 파트너들의 판매실적에 대한 수수료가 지급된다는 차이가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다단계판매기업들이 제휴마케팅을 병행하거나 아예 다단계마케팅에서 제휴마케팅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월 1일 로단앤필즈를 시작으로 세인트(10월 1일), 비치바디(11월 1일)가 다단계판매사업을 접고 제휴마케팅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했다.
유사나, 포라이프, 포우트리, 파티라이트, 벨라메 등의 기업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다단계판매와 제휴마케팅을 병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이렉트셀링뉴스가 지난해 7월 직접판매업체 4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67% 이상이 제휴마케팅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단계판매 방식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기업도 없지 않다. 비즈니스포홈, 다이렉트셀링뉴스 등에 따르면 다단계판매 사업을 포기하고 제휴마케팅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피엠인터내셔널, 매나테크, 리브퓨어, 니오라 등의 최고경영자들은 “우리는 계속해서 다단계사업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취지의 성명을 내면서 사업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 모 업체 관계자는 “본사 마케팅 담당자에 따르면 미국은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등을 많이 활용하기도 하고, 한국과 달리 이메일을 통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며 “이메일 마케팅 툴도 있고, 이를 도와주는 에이전시도 있어서 온라인 방식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 구매 채널 다양하게 늘려야
국내 업체 관계자는 “제휴마케팅을 도입하면 온라인 재판매를 제한할 명분이 사라지고 오히려 용인하고 독려하게 되는 꼴”이라며 “미국은 직접판매라는 용어로 다단계판매를 통칭하지만 한국은 다단계판매, 방문판매, 후원방문판매로 구분한다. 제휴마케팅 방식으로 네이버, 쿠팡, 아마존 등에 제품을 판매하면 굳이 규제가 심한 다단계판매보다는 방문판매, 통신판매 방식으로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또 “10년, 20년 후에 제휴마케팅 방식이 일반화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현시점에서는 맞지 않는 방식”이라며 “다만 그때가 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다단계판매 방식은 완전히 사라지고 새로운 모습의 다단계판매가 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미국 업체 관계자는 “북미에서는 틱톡이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인플루언서들도 많기 때문에 이들을 사업자로 스카웃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기도 했다. 인플루언서들에게는 후원수당에다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면서 “다만 한국에서는 후원수당 지급률 제한이 있기 때문에 특정인에게 추가 혜택을 주면 반발을 살 수 있어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이 2015년 이후 약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5조 원대에서 공회전 중인 가운데, 온라인이 활성화되면서 대면 방식이라는 전통적인 사업방식이 서서히 붕괴되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데릴 코엔(Daryl Koehn) 드폴대학교 윤리학 교수는 언론매체 뷰티매터와의 인터뷰에서 “다단계판매가 곧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대규모 스캔들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다단계판매는 기존 브랜드와 함께 전자상거래 및 소매 부문에서 계속 운영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경쟁적인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옴니채널 전략을 채택하고, 변화하는 소비자 행동에 적응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재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엄격한 대응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미국은 회사들이 직접 나서서 아마존에 제품을 판다. 온라인 소비환경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면 미국의 방식이 맞다고 본다”며 “다단계판매의 핵심 역량이 무점포 대면판매라든지, 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시간적·경제적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단계마케팅과 제휴마케팅의 차이
1. 보상 구조
- 제휴마케팅: 참여자는 자신이 홍보하는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이 수수료는 단일 레벨(한 단계)에서만 지급되므로, 홍보자가 추천한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만 수익이 발생한다. 보통 판매 금액의 일정 비율이 수수료로 지급되며, 다단계 구조가 아닌 단순한 수익 분배 방식이다.
- 다단계판매: 다단계 보상 구조가 존재한다. 직접판매를 통한 수수료뿐 아니라, 자신이 모집한 하위 구성원이 또 다른 판매를 할 때도 수익을 얻는다. 여러 단계(레벨)에 걸쳐 수익이 발생하며, 하위 단계가 많을수록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2. 참여 방식
- 제휴마케팅: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가입 비용이 거의 없거나 매우 낮다. 홍보자는 주로 온라인에서 링크를 공유하거나 리뷰를 작성하여 제품을 홍보하며, 판매에만 집중하면 된다.
- 다단계판매: 참여자는 보통 초기 비용을 지불하고 제품을 구매하거나, 판매하는 구조에 가입해야 한다. 또한, 하위 팀원을 모집하고 이들로부터 발생하는 매출로 수익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순한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팀 빌딩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3. 운영 방식
- 제휴마케팅: 제품의 품질과 홍보자의 리뷰로 인해 신뢰성이 강화된다. 제휴마케팅 참여자는 구매자와 직접적 관계를 가지지 않아도 된다. 주로 광고나 개인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홍보한다.
- 다단계판매: 다단계 구조로 인해 소비자들이 과도한 제품 판매와 가입 권유를 받을 수 있어, 종종 비판적 시선을 받기도 한다.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장기적인 매출 구조를 꾸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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