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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자랑,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 리트리버

  • 권영오 기자
  • 기사 입력 : 2024-11-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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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고향 - 22>

뉴펀들랜드(Newfoundland)와 래브라도 리트리버(Labrador Retriever)는 동향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근접한 지역에서 탄생했다. 캐나다의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 지방이 이들의 고향이다. 두 견종 모두 뛰어난 수영 실력을 바탕으로 이 지역 어부들을 도왔다.


수중 구조와 어부를 돕던 작업견
19세기 초 뉴펀들랜드에서는 ‘세인트 존스 워터 독(St. John’s Water Dog)’이라는 품종을 개발했다. 그 이유는 어부들이 물속에서 고기 잡는 것을 돕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 품종이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조상이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후 이 개들이 영국으로 수출되었고, 영국에서 오늘날의 래브라도 리트리버로 발전하기에 이른 것이다.


뉴펀들랜드(Newfoundland) 역시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 지방에서 유래했으며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먼 친척으로 볼 수 있다. 뉴펀들랜드는 큰 체격과 두꺼운 방수 털, 그리고 탁월한 수영 능력으로 유명하다. 이 개들은 주로 물에 빠진 사람들을 구조하거나, 배에서 짐을 운반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작업견으로 사용됐다. 이 두 종의 개는 온순하고 충성스러운 성격 덕분에 가족용 반려견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모두 물과 관련된 작업에 특화된 품종이라 공통점이 많지만, 뉴펀들랜드는 더 크고 체중이 무거운 반면,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활동적이고 날렵한 편이다. 

그렇지만 두 견종의 지금 위치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탐지견, 도우미견, 치료견, 사냥견으로 인간 생활의 여러 부분을 함께 하는데 반해, 뉴펀들랜드는 구조견과 작업견으로서의 역할 외에는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활발한 래브라도 리트리버, 온순한 뉴펀들랜드
가장 큰 이유는 신체 크기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중형견과 대형견 중간 정도 크기이지만, 뉴펀들랜드는 초대형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덩치가 커 현대의 주거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거론된다. 두꺼운 털과 큰 체격으로 인해 가정에서 기르기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도 뉴펀들랜드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지 못한 까닭 중의 하나다. 또한 활동적이고 발랄한 래브라도 리트리버와는 달리 거의 움직임이 없이 차분하고 온순해 가족들과 어울려 놀이를 하는 일도 거의 없어 가정견으로서는 적합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나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거의 두 살까지는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바람에 사람을 질리게 만들기도 한다. 맹인 안내견이나 마약 탐지견 같이 조용하고 사려깊을 거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을 충격으로 몰아넣기도 하는 게 래브라도 리트리버지만 귀엽고 활동적인데다 애교도 많아 영화나 드라마에도 곧잘 등장한다. 한국에서도 십수 년 전 <마음이>라는 영화에 주연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 리트리버 중 누구에게 더 큰 애정을 느낄까? 정확하게 조사된 바는 없지만 다수의 주민들은 뉴펀들랜드의 손을 들어준다고 한다. 두 종 모두 자신들의 고장 출신이라는 데 대해 자랑스러워하지만 지역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여전히 과거에 하던 대로 어부들의 일을 돕거나 구조견으로 활약하면서 지역의 전통과 유산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조금 더 지지하는 쪽은, 비록 영국에서 계발되기는 했어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반려견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든다. 그렇지만 영국에서 완성됐다는 이유로 인해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없지 않다고. 

뉴펀들랜드는 크기와 독특한 외모 때문에 그 지역을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는 강렬한 상징이 된다. 뉴펀들랜드 지역의 상인들은 기념품, 조각상, 심지어 지역 브랜드에도 뉴펀들랜드 개를 활용한다.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는 지리적으로 가깝다. 뉴펀들랜드는 래브라도 주(州)를 이루는 주요 지역으로 캐나다 본토의 북동쪽에 자리 잡고 있고, 래브라도는 뉴펀들랜드 섬의 서쪽에 위치한 본토의 일부다. 두 지역은 벨 아일 해협(The Strait of Belle Isle)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거리는 불과 15~6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두 지역은 같은 주로 묶여 있어서 행정적, 역사적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뉴펀들랜드 섬이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고 경제 중심지로 발전해, 래브라도는 다소 덜 주목받는 경우가 많다.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는 둘 다 북대서양의 차가운 기후와 독특한 자연환경을 공유하며, 어업과 같은 해양 산업에서 전통을 이어온다. 뉴펀들랜드에서는 이 두 종의 탁월한 개들이 주인공이 되는 행사가 자주 열린다. 뉴펀들랜드의 수중 구조 시범 행사가 있고, 작업견으로서의 역할을 상기하는 일정도 빠지지 않는다. 이런 행사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두 견종의 역사, 훈련, 역할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빙산·고래…볼거리 먹을거리 풍성한 매력적인 여행지
뉴펀들랜드는 모험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유럽과 북미가 섞인 독특한 문화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폭설과 강추위가 닥칠 수 있어 여행을 계획한다면 봄에서 초가을(4~9월) 사이가 가장 좋다.


빙하가 빚어낸 해안선, 독특한 문화, 그리고 야생동물을 경험할 수 있는 뉴펀들랜드는 아주 매력적인 여행지다. 빙산을 보기 위해 각지에서 여행자들이 몰리는 곳이며, 특히 트윌링게이트(Twillingate)와 같은 지역은 대형 빙산과 고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그로스 모른(Gros Morne National Park)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으며 고원과 피요르드, 그리고 다양한 하이킹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꼽히는 세인트 존스(St. John’s)는 아름다운 시그널 힐(Signal Hill)과 화려한 컬러 하우스가 자랑거리다. 대서양을 건너온 바이킹들의 활약상을 기리는 유적지 랑스 오 메도우(L’Anse aux Meadows)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뉴펀들랜드의 음식은 해산물과 전통적인 캐나다 요리의 독특한 혼합으로, 이 지역의 풍부한 해양 자원과 유럽 이주자의 영향이 반영돼 있다. 현지 특산물과 독창적인 조리법 덕분에 뉴펀들랜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음식들이 많은 것도 매력 포인트. 

직스 디너(Jiggs’ Dinner) - 뉴펀들랜드의 전통적인 일요일 저녁 식사로, 소금에 절인 쇠고기, 감자, 양배추, 당근, 루타바가(순무) 등을 함께 끓여 만든 요리다. 푸딩 등을 곁들여 먹는다. 

코드 텅스(Cod Tongues) - 대구의 혀 부분을 튀기거나 볶아낸 요리로,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특징. 타르타르 소스나 간단한 허브와 함께 제공된다. 

피시 앤 브루즈(Fish and Brewis) - 절인 대구와 브루즈라는 물에 불린 딱딱한 빵을 함께 조리한 음식이다. 보통 돼지 기름으로 만든 스크런치온(Scruncheon)이라는 바삭한 돼지 껍질 조각을 얹어 먹는다. 

투톤(Toutons) - 반죽을 팬에서 구운 것으로, 보통 버터와 당밀(모라세스)을 곁들여 아침이나 간식으로 먹는다. 

무스 스튜(Moose Stew) - 뉴펀들랜드의 야생 사슴고기로 만든 스튜 요리. 농후하고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베이크애플 파이(Bakeapple Pie) - 베이크애플(클라우드베리)이라는 지역 특산 열매로 만든 파이로 달콤하고 약간 신맛이 도는 독특한 디저트.

뉴펀들랜드 스크리치(Newfoundland Screech) - 뉴펀들랜드에서 유명한 럼으로, 전통적인 스크리칭 인(Screeching In) 의식에서도 사용된다. 

이 외에도 대서양과 인접해 있어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하다. 대구, 랍스터, 홍합, 가리비, 연어 등이 요리의 중심이다. 랍스터 디너나 간단히 구운 신선한 연어 요리도 인기. 

<사진 : 게티이미지프로>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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