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글로벌 무역대전 열릴까?
관세 부과 결정 이틀 뒤 ‘한 달 유예’ 결정…국경 문제 해결 약속 받아
Weekly 유통 경제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 3건에 서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캐나다의 경우 “관세 등으로 미국에 보복 시 관세율을 올리거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보복 조항’도 포함됐다. 캐나다는 ‘최소 기준 면제’도 적용되지 않아 개인이 수입하는 800달러 이하 물품에도 관세가 붙는다. 다만 미국 석유 수입의 약 60%를 차지하는 원유 등 캐나다산 에너지 제품에는 10% 관세를 부과했다. 내수 경제 파급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3개국 수입량은 미국 전체 수입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며, 2023년 기준 1조 3,000억 달러(약 1,912조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관세 대상국들은 즉각 거세게 반발하며 상계관세 등 맞대응을 예고했다. 이들 국가의 중간 기지인 한국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밤 회견에서 1,550억 캐나다 달러(약 154조 7,000억 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받았다. 그는 “캐나다는 준비되어 있다”며 미국산 대신 자국산 제품을 구매하고 여름휴가를 미국 대신 국내에서 보내라고 촉구했다. 트뤼도 총리는 특히 “켄터키 버번 대신 캐나다산 ‘라이 위스키’를 택하거나 플로리다산 오렌지주스를 전혀 먹지 않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사례까지 거론했다. 팀 휴스턴 캐나다 노바스코샤 주지사는 “2월 3일부터 미국산 상용차의 도로 통행료를 2배로 올리고 미 기업의 주정부 입찰을 제한하겠다”고 선언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중상모략’이라고 깎아내리며 “경제부장관에게 멕시코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플랜B 시행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관세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대화를 제안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담화문에서 “펜타닐은 미국 문제”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고 상응한 조치로 권익을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틀 뒤인 2월 3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국경 문제 해결을 약속받으며 관세 부과를 한 달씩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멕시코는 미국에 불법 이민자와 펜타닐 마약이 유입되지 않도록 군인 1만 명을 국경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美 수출 통제에 中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 늘었다
중국이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AI) ‘딥시크’를 출시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가운데 미국 등 서방의 수출 통제에도 중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수출 통제가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무역안보관리원은 ‘트레이드 앤 시큐리티(Trade & Security)’ 학술지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 네덜란드, 일본의 반도체 수출 통제 개편이 중국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급에 미친 영향’ 논문을 게재했다고 2월 3일 밝혔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논문 주저자로, 김용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공동 저자, 민보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이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2022년 10월 대대적인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 판매가 전격 금지됐고, AI 및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에 대한 대중국 수출도 제한됐다.
이에 더해 미국은 이듬해 10월 수출 금지 품목을 저사양 AI칩으로 확대하고 제재 우회 차단을 위해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내놨고, 이 같은 조치에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부문 세계 1위 업체인 ASML을 보유한 네덜란드와 일본도 동참했다.
논문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에도 현행 반도체 수출 통제 체제에서는 중국으로 고수준 장비가 수출되는 것을 온전히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 수출 통제에도 글로벌 주요 반도체 제조 장비 기업의 대중국 매출 비중이 늘고, 중국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액이 늘어난 것을 들었다.
반도체 건식 식각 분야 전문업체 도쿄일렉트론의 대중국 매출 비중은 2022년 20~25% 수준에 머물렀으나 2023년 30~40%로 상승한 뒤 2024년 45% 이상으로 급증했다. ASML의 대중국 매출 비중 역시 2022년 1분기 35%에 육박하다가 4분기 10% 수준으로 떨어지며 수출 통제 영향을 받는듯 했으나 2023년 40% 중반으로 수직 상승한 뒤 2024년에는 50%에 육박했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KLA의 경우 2022년 수출 통제를 거치며 대중국 매출 비중이 20~30% 초반에서 40%대로 올랐고, 식각 장비 전문기업 램리서치의 대중국 매출 비중은 30%대에서 수출 통제 직후 20%대로 단기적으로 하락했으나 이후 40%대로 급상승했다.
수출 통제 전인 2022년 1~9월 중국의 월평균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액은 31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2024년 1~9월에는 39억 6,000만 달러로 2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혁중 부연구위원은 “큰 틀에서 미국의 수출 통제 품목 범위를 존중하되 한국의 수출 통제 심사에 있어서는 이중용도 기술에 대한 악용을 막는다는 일관된 기준을 갖되 수출 통제가 한국의 기업이 네덜란드나 일본의 기업에 비해 불합리한 장벽으로 다가와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네이버, 창립 후 첫 매출 10조 돌파
네이버가 창립 25년 만에 연 매출 10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검색,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독자적인 입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2024년 매출액은 1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은 향후 3년 연간 실적 추정치를 모두 상향 조정했다.
네이버는 해외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미국, 일본 등에서 웹툰 플랫폼 1위 자리를 굳혔고, 사우디아라비아에는 클라우드 기술을 수출하며 중동 법인 설립에도 나섰다. 일본에서 라인은 공고한 1위 메신저다.
특히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도 법인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글로벌 IT 기업들과 달리 네이버는 국내에서 번 돈을 또 국내에 투자하며 ‘상생 생태계’를 조성해 실적이 주는 의미가 더 크다.
2019년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된 배달의민족은 2023년 모기업에 4,127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애플코리아는 2024년 감사보고서 기준 전년 대비 2.85배 증가한 3,215억 원을 미국 본사로 송금했다.
해외 기업들의 대규모 배당금 송금은 국내에서 번 돈을 해외로 유출하는 구조적인 문제로도 이어진다. 배당금 지급으로 영업이익이 줄면 국내 법인세 부담도 감소한다. 애플코리아가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가 825억 원에 불과한 이유다.
반면 네이버는 2023년 실적 기준으로 4,964억 원의 법인세를 냈다. 같은 해 구글코리아가 낸 법인세는 155억 원에 그쳤다. 구글이 법인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출 신고를 제한적으로 한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이를 명확히 알아낼 방법이 없다.
또 네이버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연구개발(R&D) 비용이 영업이익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해 네이버는 향후 6년간 1조 원 규모의 ‘임팩트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국내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 성장을 지원하는 데 활용한다.
2016년부터 네이버는 SME와 창작자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프로젝트 꽃’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네이버의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고 AI 기반 기술에도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도 국내 투자에는 소극적인 것과 달리 네이버는 국내 경제와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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