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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제품의 우수성부터 알리자

  • 전재범 기자
  • 기사 입력 : 2025-02-1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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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단계판매업을 포함한 직접판매업계의 매출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글로벌 경제 불황과 국내 소비 위축 등을 이유로 매출 감소를 경험했지만,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에는 미흡했다. 하반기에 이르러서야 문제와 맞서 싸울 준비를 하는 수준이었다.

직접판매세계연맹(WFDSA)이 발표한 2023년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직접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10.8% 감소해 162억 9,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직까지는 전 세계 3위 수준이지만, 감소율이 10%에 달하는 국가들은 몇 없다는 것이 문제다. WFDSA에서는 지난 2024년 매출을 집계하고 있지만, 이러한 감소율이 지속된다면, 4위인 중국보다 낮아질 수 있다. 전소(다단계판매)를 금지하고 직소(방문판매)만 허용된 국가보다 매출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중국이 최근 전소를 허용하기 위한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한국의 순위가 낮아지는 것은 기정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최근들어 많은 기업들이 매출 증대를 위해 많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국내 매출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암웨이도 큰 행사를 준비하고 있고, 여러 기업들이 프로모션부터 신제품, 새로운 사업자 모집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는 가운데, 근본적인 의문이 생겼다.

지금 당장에야 매출을 채운다고 하더라도, 미래까지 남아있을 수 있을까? 다단계판매라는 업종이 평생 가지고 다녀야 할 부정적인 꼬리표는 언제쯤 사라질 수 있을까? 등의 생각이 떠돈다. 다단계판매업계가 과거 대비 매우 깨끗해진 업계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크고 작게 발생하는 문제들에 아직까지 다단계판매의 부정적인 인식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20세대보다도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는 3040세대에서도 다단계판매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크다. 모두가 다 같은것을 좋아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까지 체감될 정도로 부정적인 인식이 박혀있는 업종은 직접판매업계가 유일할 것이다. 약간의 비유를 하자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미세먼지와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중국을 싫어하는 수준처럼 보인다.

그래서 인식 개선은 직접판매업의 숙명처럼 느껴진다. 업계의 유관기관인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와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등에서는 매년 인식 개선을 위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간도 만들어 다단계판매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바꿔나간다고 하더라도 가장 큰 문제는 온라인이다. 세상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못하는 게 없을 정도다. 각종 메신저부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SNS, 그리고 인터넷만 연결되면 세계 각지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까지 나왔다. 심지어 핸드폰을 통해 집안의 각종 가구들을 작동시킬 수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에 각종 웹사이트부터 SNS, 동영상 플랫폼 등에서 다단계판매와 관련된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부정적인 정보를 말이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다단계’를 검색하면 피해 사례를 다룬 영상, 사기 사건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풍자 코미디 등이 상위에 노출된다. 이러한 영상들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알고리즘을 통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는 나이 상관없이 많은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플랫폼이기에, 이러한 부정적인 영상을 보기 쉬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또 제작자에게 권한이 있어 삭제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온라인상에서 다단계판매를 긍정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을 수 있다. 업계 유관기관도 온라인을 활용해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온라인상에서의 가장 큰 해결법은 다단계라는 것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다. 다단계판매를 직접 강조하기보다, 제품의 우수성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제품에 대한 신뢰가 형성된 후, 관심 있는 소비자에게만 다단계판매를 설명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다단계판매가 부정적으로 여겨져 싫어할 수 있지만, 막상 제대로 설명한다면 불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오히려 부업으로 하거나, 자신이 필요한 제품만 사는 등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추후에 흥미를 얻어 사업 활동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단계판매의 본질을 올바르게 전달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굳이 ‘합법성’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의 인식이 자연스럽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재범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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