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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건기식 공세 직판업계 ‘비상등’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5-02-2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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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다이소에 26개 제품 공급


▷ 출시하자마자 불티나게 팔린 다이소 초저가 건강기능식품

초저가 제품을 내세워 급성장하고 있는 다이소가 화장품에 이어 건강기능식품까지 판매 확대에 나서며 직접판매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24일부터 다이소는 전국 매장 200곳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화장품, 의약외품 등을 판매했지만, 건강기능식품은 처음이다. 다이소에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일양약품이다.

대웅제약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닥터베어’를 공식 출시했다. ▲종합비타민미네랄, 비타민B ▲간 건강을 위한 밀크씨슬 ▲눈 건강을 위한 루테인 ▲뼈 및 관절 건강을 위한 칼슘, 칼슘·마그네슘·비타민D, MSM ▲혈압 관리를 위한 코엔자임Q10 ▲혈당 관리를 위한 바나바잎추출물 ▲혈행 관리를 위한 rTG 오메가3 ▲항산화를 위한 비타민C ▲체지방 관리를 위한 녹차 카테킨, 가르시니아 ▲어린이 종합 건강 비타민, 칼슘비타민 등 총 26종의 제품을 선보인다. 웬만한 건강기능식품은 다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된다.

다이소에 입점한 만큼 가격도 파격적으로 낮췄다. 기존의 건강기능식품한 달분이 평균 2~3만 원대인 반면 닥터베어는 한 달 분이 3,000원, 5,000원에 출시됐다. 대웅제약 자사몰 가격의 20%에 불과하다. 종근당건강도 3~4월에 다이소 전용 ‘락토핏’을 출시할 계획이다.

대웅제약 건강기능식품 관계자는 “셀프메디케이션 시대에 소비자들이 자신의 건강 고민에 맞는 제품을 더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여,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다이소와 함께 ‘국민 건강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다양한 소비자층에게 닥터베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대웅제약의 영양 설계 노하우를 담은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건강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접판매 유통채널 경쟁력 하락 우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온라인 유통 채널 비율은 69.8%에 달한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 비율은 30.2%로 축소됐다. 온라인 유통 채널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채널인 백화점, 대형할인점, 방문판매, 다단계, 대리점, 약국, 드럭스토어, 면세점 등이 점유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7.9%에 달했던 직접판매 유통 채널 점유율은 2020년 13.1%, 2021년 10.5%, 2022년 10.9%, 2023년 8.4%, 2024년 7.6%로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이런 상황에서 유명 제약사의 제품이 다이소에 초저가로 판매되는 것은 직접판매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는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다. 이미 직접판매와 오프라인 유통 채널 비중이 비슷한 약국과 드럭스토어는 다이소의 초저가 건강기능식품 판매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직접판매업체들은 고품질의 건강기능식품을 프리미엄 가격으로 판매해왔다. 하지만 프리미엄 가격정책은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특별함, 희소성 등을 보여줘야 한다. 여기에 경제 상황이 나빠지거나 가격에 민감한 시장에서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직접판매업체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맞춰 합리적으로 가격을 맞추려 해도 수당 지급 등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 지난 2년 동안 업계가 침체돼 있어 매출을 올리려면 오히려 가격을 더 올려야 할 분위기”라며 “직접판매에 종사하는 사업자들은 회사와 제품에 대한 로열티가 강해 지속적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초저가 건강기능식품으로 인한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직접판매업체 관계자는 “비슷한 품질에 보다 저렴한 가격의 경쟁자가 나타나면 기존의 제품들은 판매에 타격을 입는 것이 당연하다”며 “약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 당연한 제약사들이 다이소에 직접 납품하는 것은 보통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금처럼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직접판매에서 매출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건강기능식품 초저가 제품이 계속 등장하면 직접판매 시장 점유율 축소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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