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이전도 경영 실용주의에 양극화
그래도 강남권 최고 vs 효율성·편의성 우선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시장 둔화로 직접판매업계가 불황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의 본사 이전도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업자들의 사기 진작을 명분으로 여전히 강남권을 선호하는 업체가 있는 반면, 비용 절감과 지방 사업자 접근성 강화라는 실용적 노선을 택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여전히 직접판매 랜드마크는 강남권
지난해 12월 힐리월드코리아는 서울시 송파구 서울교통회관 8층으로 확장 이전했다. 확장 이전한 서울교통회관은 판매원들의 본사 활용성과 비즈니스 접근성, 편의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두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19에 위치한 서울교통회관은 지하철 2, 8, 9호선에 광역환승센터와도 인접한 교통의 요지로 사업자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당시 확장 이전식에서 이민우 대표는 “힐리월드가 2022년 한국에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처음으로 선보였을 때 성공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많은 과정을 거치며 제대로 된 결과를 보여줬다”며 “이번 확장 이전을 통해 2025년부터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하는 새로운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캘러리코리아도 지난 3월 8일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노벨빌딩 8층으로 확장 이전했다. 이번 캘러리코리아 확장 이전은 강남 지역의 임대료 상승과 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탈 강남’, ‘탈 테헤란로’ 흐름을 거스르고 이루어진 만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새롭게 이전한 노벨빌딩은 강남의 가장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포스코사거리에 위치하며, 지하철 선릉역(2호선, 분당선)과 가까워 기존보다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박병훈 지사장은 “한국 직접판매산업의 메카인 강남 테헤란로에 많은 분들의 축하와 격려 속에서 입성할 수 있어 영광이다. 과거 성내동에서 캘러리의 시작, 제1막을 열었다면 이제는 테헤란로에서 캘러리의 성장, 제2막을 시작하여 본격적인 성장과 도약의 미래를 펼쳐 나가겠다”고 전했다.
경영 효율화와 회원 편의성에 초점
지난 3월 11일 부동산 투자 자문회사 알투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대형 오피스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0.9% 상승한 4.9%에 달했다. 이는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공실률이다.
직접판매산업의 중심지였던 강남권(강남·서초·송파)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까다로워진 입주 조건과 높은 공실률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오르는 임대료로 인해 업체들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강남권에 총 91개였던 직접판매업체들은 2025년 3월까지 58개로 약 37% 감소했다. 여기에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강남권에 불법 다단계업체들이 기승을 부리는 것도 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니스는 지난 2월 서초구 양재동에서 수원 권선구로 본사를 이전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 지역에 사업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굳이 서울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특히, 올해부터 수원 역세권을 중심으로 도시공간구조를 개편하는 ‘공간 대전환’의 일환으로 철도역을 포함해 ‘수원형 역세권 복합개발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8개 철도역 역세권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사업자들의 접근성도 오히려 좋아질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김진락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경기도에서 사업을 확산하기 위해 수원으로 본사를 옮겼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매니스의 대중화와 전국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고정비를 줄이는 경영 효율화를 통해 사업자들을 더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토탈스위스코리아도 4월 말 강남에서 서울역에 위치한 우리빌딩 13층과 18층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사업자들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서다. 서울역 본사는 5분 거리에 서울역이 위치해 있고, 주변에 금융빌딩 등 풍부한 인프라도 장점이다. 현재 자리보다 2~3배 더 넓은 공간에 사업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미팅룸도 많이 준비되어 있어 회원들의 편의를 도모할 예정이다.
왕웬친 회장은 “지금 위치한 건물이 좋긴 하지만 사용하기가 편리하지는 않았다”며 “대만 본사도 타이페이역 근처에 사무실을 세우고 매출이 급증했다. 한국 역시 서울역 근처로 이전하면 매출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보다 5배 이상 성과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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