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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준 의료 시스템 갖춰 헬스케어 지수 세계 1위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5-03-28 09: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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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헬스&뷰티 시장 분석 11> - 대만 의료 시장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대만은 세계적으로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이다. CEO월드매거진이 발표한 2024 헬스케어 지수에 따르면, 대만은 세계 1위로 한국(2위)을 앞섰다. 하위 평가 항목 중 의료 인프라 및 전문가, 의약품 가용성 및 비용, 정부 역량 측면이 모두 한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대만 의료산업은 주요 구성원 규모를 통해서도 일부 가늠할 수 있다. 2023년 기준으로 대만에는 총 2만 3,896개의 병.의원(치과, 한방 포함 기준)과 8,887개의 약국이 분포해 있다. 의.치.한 의사는 총 7만 8,134명이 활동 중이며, 2023학년도 기준 의.치.한 학과에서 총 1만 5,843명을 양성 중이다. 의약품 제조업체는 총 372개 사가 있으며 2,287개 사는 의료기기를 생산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만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건강보험제도를 실시 중인 곳이다. 대만 건강보험제도는 1995년 3월부터 실시됐으며 가입률은 99% 이상을 유지 중이다(2024년 기준, 99.9%).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현지 구성원들의 만족도는 대만 위생복리부의 2023년 조사 기준 91.2%에 달할 정도로 대만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자부심이 현지 사회 전반에 폭넓게 형성돼 있다.

대만의 보건의료 제도.인프라 강화 의지와 기조는 2024년 5월 취임한 대만 라이칭더 총통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라이칭더 총통은 총통부 산하에 3대 위원회를 설치하고 총통이 직접 의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건강한 대만 추진위원회’다. 유관 부처와 의료 분야 전문가 등이 구성원으로 참가해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협의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위원회는 2024년 8월에 소집한 첫 회의에서 ‘건강한 대만 사회’의 방향성을 수립했다. 향후 8년 이내에 평균 수명을 79세에서 82세로 연장하고, 평균 수명에서 유병 기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10%에서 8%로 축소, 아동 사망률을 0.53%에서 0.4% 이하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11가지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의료산업의 첨단화 가속화
대만 ICT 산업이 OEM(주문자 상표 부착), ODM(생산자 개발), EMS(전자제품 생산서비스) 방식으로 성장해 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의료 분야에서도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모델에 눈길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의 백신 수요 확대는 대만이 의료 분야 CDMO 산업 육성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고, 2022년부터 개정.시행 중인 ‘바이오테크.신약산업발전조례’에는 CDMO 업체도 세제 혜택 부여 대상에 포함시켜 기업의 투자 촉진을 도모하고 있다.

TBMC는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바이오의약품 CDMO 업체다. 2023년 5월, 대만 행정원의 투자 기금과 민간이 함께 설립했으며, 설립 구조나 회사명에서 바이오의약품 업계의 TSMC가 되겠다는 포부가 엿보인다.

TSMC 설립 당시 대만 행정부의 투자 기금과 필립스, 공업기술연구원이 참여했던 것처럼 TBMC에는 미국의 내셔널 리질리언스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기술을 지원하고 대만 공업기술연구원과 생물기술개발센터가 R&D 인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협력 구도를 구축했다. TBMC의 공정개발연구실은 2024년 6월 말에 운영을 시작했고 2025년 7월경에는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의료산업의 스마트화와 첨단화 추세에 따라 대만 주요 IT 기업이 시장에 합류하는 흐름도 보이고 있다. 폭스콘(Foxconn)의 경우 CoDoctor라는 브랜드로 멀티 진단기를 개발했고, 콴타(Quanta)는 QOCA라는 브랜드로 AI 기반 의료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 위스트론(Wistron)은 AI.빅데이터 기반 지능형 혈액투석 솔루션과 스마트 이동보조기기를 개발했다. 이 외에도 컴팔(Compal)은 고주파 절제술용 의료기기와 뇌파 진단시스템을 개발했고, 인벤텍(Inventec)은 상처 분석시스템, 순환 종양세포 감지 시스템을 개발해 의료사업 확장을 도모 중이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기관 수요 확대

대만은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24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9%를 넘어섰으며 2025년에는 20%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65세 이상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39년에는 전체의 30%를 넘고, 2043년이 되면 대만 인구 3명 중 1명(33.4%)이 65세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중앙건강보험서 자료에 따르면, 대만의 1인당 연평균 외래이용횟수는 2023년 기준 16.1회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서며 고령사회에 진입했던 2018년 대비 1인당 연평균 1회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기관 이용 수요 확대를 방증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2023년 기준, 대만의 10대 사망원인은 ①암 ②심장 질환 ③폐렴 ④뇌혈관 질환 ⑤당뇨병 ⑥코로나19 ⑦고혈압성 질환 ⑧사고 ⑨만성 하기도 질환 ⑩신장 질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비교할 때 1위부터 4위까지는 사망원인이 같았으나 만성 하기도 질환과 신장 질환이 순위권에 들어있다는 점, 당뇨와 코로나19, 고혈압성 질환의 순위가 한국보다 높았다는 점이 달랐다. 특히 고혈압성 질환의 경우 2019년까지만 해도 사고나 만성 하기도 질환보다 사망률이 낮았으나 2020년 들어 순위가 바뀌었다.


한국 제품.서비스 진출 문턱 높아

대만은 전반적인 의료산업 수준이 한국 못지않게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곳이며, 의료계 특성상 보수적인 성향도 강한 편이어서 한국 제품.서비스의 진출 문턱이 높은 시장에 속한다. 생명과 직결되는 산업 특성상 대만 식품의약품안전청(TFDA) 승인을 위한 준비.이행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적.금전적 부담이 크며, 기존에 구축된 의료 네트워크와 관행이 견고해 신규 진입자에 대한 저항감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와 인력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어 진출 기회를 모색할 여지가 있는 시장이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만성질환 관리와 장기 요양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의료 서비스의 효율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는 의료의 스마트화.고도화가 유망하게 전망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AI 기반 의료영상 분석 솔루션 업체가 대만 대형 보험사와 제휴해 현지 보건의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가 있다.

의약품 분야에서는 현지 의료계에서 오랜 네트워크를 유지해 온 제약사와 직접 협력하는 편이 단순 수입 유통 업체를 통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다만, 현지 제약업계는 단순 수입 유통보다 상호보완적이거나 상생협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대만이 한국에 뒤지지 않는 수준의 자체 개발.생산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공동 R&D나 기술이전과 같이 상호보완적인 협력 모델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현지 의약품 쇼티지 문제를 통한 진출 기회도 고려할 만하다. 대만은 의약품 부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수급 동향 플랫폼을 구축해 관리하고 있으며, 쇼티지 발생 시 해당 플랫폼을 통해 공고를 게시해 부족분을 조달한다. 우선적으로 대만에서 품목 허가를 받은 제품으로 대체하지만, 공급량이 부족할 경우 특례 수입 방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러한 특례 수입 기회를 포착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한국 기업 사례도 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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