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직접판매 한편에선 달러벌이 ‘효자’
MZ 기자의 [Again DS History - 15]
<2009년 상반기>

2009년 상반기, 영화 ‘마스터’의 소재가 되었던 불법 유사수신업체의 ‘전산실’ 사건과 대학생을 상대로 한 이른바 ‘대학생 다단계’ 근절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그 가운데에서도 직접판매업계는 대규모 행사를 통해 국내 관광산업의 1등 공신으로 자리 잡는 등 달러벌이 효자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매출이 해외기업을 따라잡지 못하는 등 여러 악조건에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였다.
불법 유사수신의 돈통 ‘전산실’
2009년 유사수신업체 P사는 회사 설립 3개월 만에 투자자 1,000여 명을 모집했다. 이에 더 이상 수기와 엑셀로 수당지급과 투자자 계보를 정리할 수 없게 되자 전산업체를 찾게 됐다.
전산업체의 프로그램은 800만 원에 수당을 자동으로 정산하고, 계보와 지난 수당 내역 등을 편리하게 정리 및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P사는 투자자가 수천 명에 이르러도 어려움 없이 관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사수신업체에 회원 관리 프로그램을 공급해 온 전산업체들이 대거 사법기관에 덜미를 잡혔다. 검찰 수사결과 전산업체들은 유사수신업체가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주고, 검·경의 수사에서 미리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에 약 100개의 전산업체가 유사수신업체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중 단 5개 업체만이 덜미가 잡혔다. S 전산업체 이사 김 모 씨는 “최근 2년이 넘게 5,0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K사의 경우는 유지관리비, 서버 운영비, 업그레이드 비용 등을 포함해 1억 4,000만 원가량을 전산업체에 지급했다”며 “이외에도 전산업체들이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검·경의 단속을 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할 경우에는 수억 원을 받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유사수신업체 J사는 거래 중인 전산업체에 가·차명의 계보도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실제 판매원이 아닌 가상의 인물 ‘김OO’ 씨를 상위 직급에 끼워 넣어달라고 요청해 김OO 씨의 수당을 회사가 따로 거둬들이는 등 일명 ‘공구좌’ 작전을 보이는 업체들도 많았다.
또한, 회사 주변 오피스텔이나 작은 원룸에 ‘서버방’을 만들어 검·경의 갑작스러운 수색에 대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특히 실제 서버가 있는 중앙 서버실 위치는 회사 임직원에게도 비밀로 하는 업체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달러벌이 ‘효자’ 직접판매
허벌라이프, 암웨이 등 직접판매 기업들이 국내에서 전 세계 지사들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계획하여 국내 관광산업의 1등 공신으로 자리 잡았다. 업체들은 수만 명에 달하는 전 세계 회원들을 한국으로 초대하며 수천억 원의 경제적 수익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허벌라이프가 2009년 6월 12~14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2009 허벌라이프 아시아·태평양 엑스트라바간자’를 개최하기로 확정했다. 행사는 대규모 국제회의로 참석 인원만 2만여 명으로 예상되었다. 역대 국내에서 개최된 기업회의 중 최대 규모다. 관광수입효과도 상당할 전망이었다. 생산유발효과는 1억 1,209만 달러(2025년 3월 기준 약 1,617억 1,224만 원)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의 직접판매산업 규모가 세계 3, 4위권이다. 비영어권 국가, 이동 경로 등 제약이 많아 국제행사의 한국 개최는 사실 논외였다”며 “하지만 한국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주요 국제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는 모습이 알려지며,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직판협회, 대학생 다단계 경보 발령
대학가의 여름방학을 앞두고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한국직접판매협회(현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 이하 직판협회)가 ‘대학생 다단계’로 불리는 불법적이고 부도덕적인 방식의 판매행위에 대해 경보를 발령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대학생 불법 다단계에 대한 단속과 수사가 이루어졌지만, 2009년 상반기까지도 대학생을 대상으로 ‘고수익 보장’, ‘좋은 직장 소개’, ‘병역 특례’, ‘학자금 대출을 통한 판매원 가입’ 등을 내세우며, 경제활동이 익숙하지 않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행위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특히 수익이 없는 대학생들은 불법 업체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금리가 높은 사채 등을 이용하다가 결국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입는 사례들이 늘어나 불법적인 업체에 대한 사회적인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물론, 현행법상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 다단계업계에 종사하는 것 자체를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현재 학생의 신분이라도 불법 업체에 법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대학생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합법적인 허가를 받지 못한 불법 방문판매, 유사수신업체라는 사실이었다. 대학생들의 방학을 앞두고 공정위와 직판협회는 대학생 불법 피라미드 예방을 위한 안내서와 리플릿 2만 2,000부를 전국 56개 대학에 무상 배포하는 등 사회 경험이 부족한 대학생들의 피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갔다.
Today’s View
과거 불법 유사수신업체들의 비자금을 조성해주던 ‘전산실’처럼 부도덕한 목적으로 이어가는 사업은 결국에 덜미를 잡히게 되어있다. 현재까지도 불법 다단계나 유사수신업체들에 속아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는 사고는 빈번히 일어난다. 하지만 항상 나쁜일만 있을 수 없듯이 과거에도 직접판매 대규모 행사 등 국내 직접판매 산업이 각광 받는 좋은 일들도 있었다. 직접판매업계가 서로 협력하여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한다면 지금의 부정적 인식을 줄이고 완벽하게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만드는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다단계’라는 단어 자체를 바꾸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스마트 컨슈머로 불리는 요즘 소비자들은 단어만 바꾼다고 모르지 않는다.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되, 상호간 협력으로 더 많은 발전과 변화를 이룩해야 한다.
불법 유사수신의 돈통 ‘전산실’
2009년 유사수신업체 P사는 회사 설립 3개월 만에 투자자 1,000여 명을 모집했다. 이에 더 이상 수기와 엑셀로 수당지급과 투자자 계보를 정리할 수 없게 되자 전산업체를 찾게 됐다.
전산업체의 프로그램은 800만 원에 수당을 자동으로 정산하고, 계보와 지난 수당 내역 등을 편리하게 정리 및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P사는 투자자가 수천 명에 이르러도 어려움 없이 관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사수신업체에 회원 관리 프로그램을 공급해 온 전산업체들이 대거 사법기관에 덜미를 잡혔다. 검찰 수사결과 전산업체들은 유사수신업체가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주고, 검·경의 수사에서 미리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에 약 100개의 전산업체가 유사수신업체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중 단 5개 업체만이 덜미가 잡혔다. S 전산업체 이사 김 모 씨는 “최근 2년이 넘게 5,0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K사의 경우는 유지관리비, 서버 운영비, 업그레이드 비용 등을 포함해 1억 4,000만 원가량을 전산업체에 지급했다”며 “이외에도 전산업체들이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검·경의 단속을 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할 경우에는 수억 원을 받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유사수신업체 J사는 거래 중인 전산업체에 가·차명의 계보도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실제 판매원이 아닌 가상의 인물 ‘김OO’ 씨를 상위 직급에 끼워 넣어달라고 요청해 김OO 씨의 수당을 회사가 따로 거둬들이는 등 일명 ‘공구좌’ 작전을 보이는 업체들도 많았다.
또한, 회사 주변 오피스텔이나 작은 원룸에 ‘서버방’을 만들어 검·경의 갑작스러운 수색에 대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특히 실제 서버가 있는 중앙 서버실 위치는 회사 임직원에게도 비밀로 하는 업체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달러벌이 ‘효자’ 직접판매
허벌라이프, 암웨이 등 직접판매 기업들이 국내에서 전 세계 지사들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계획하여 국내 관광산업의 1등 공신으로 자리 잡았다. 업체들은 수만 명에 달하는 전 세계 회원들을 한국으로 초대하며 수천억 원의 경제적 수익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허벌라이프가 2009년 6월 12~14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2009 허벌라이프 아시아·태평양 엑스트라바간자’를 개최하기로 확정했다. 행사는 대규모 국제회의로 참석 인원만 2만여 명으로 예상되었다. 역대 국내에서 개최된 기업회의 중 최대 규모다. 관광수입효과도 상당할 전망이었다. 생산유발효과는 1억 1,209만 달러(2025년 3월 기준 약 1,617억 1,224만 원)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의 직접판매산업 규모가 세계 3, 4위권이다. 비영어권 국가, 이동 경로 등 제약이 많아 국제행사의 한국 개최는 사실 논외였다”며 “하지만 한국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주요 국제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는 모습이 알려지며,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직판협회, 대학생 다단계 경보 발령
대학가의 여름방학을 앞두고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한국직접판매협회(현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 이하 직판협회)가 ‘대학생 다단계’로 불리는 불법적이고 부도덕적인 방식의 판매행위에 대해 경보를 발령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대학생 불법 다단계에 대한 단속과 수사가 이루어졌지만, 2009년 상반기까지도 대학생을 대상으로 ‘고수익 보장’, ‘좋은 직장 소개’, ‘병역 특례’, ‘학자금 대출을 통한 판매원 가입’ 등을 내세우며, 경제활동이 익숙하지 않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행위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특히 수익이 없는 대학생들은 불법 업체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금리가 높은 사채 등을 이용하다가 결국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입는 사례들이 늘어나 불법적인 업체에 대한 사회적인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물론, 현행법상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 다단계업계에 종사하는 것 자체를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현재 학생의 신분이라도 불법 업체에 법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대학생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합법적인 허가를 받지 못한 불법 방문판매, 유사수신업체라는 사실이었다. 대학생들의 방학을 앞두고 공정위와 직판협회는 대학생 불법 피라미드 예방을 위한 안내서와 리플릿 2만 2,000부를 전국 56개 대학에 무상 배포하는 등 사회 경험이 부족한 대학생들의 피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갔다.
Today’s View
과거 불법 유사수신업체들의 비자금을 조성해주던 ‘전산실’처럼 부도덕한 목적으로 이어가는 사업은 결국에 덜미를 잡히게 되어있다. 현재까지도 불법 다단계나 유사수신업체들에 속아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는 사고는 빈번히 일어난다. 하지만 항상 나쁜일만 있을 수 없듯이 과거에도 직접판매 대규모 행사 등 국내 직접판매 산업이 각광 받는 좋은 일들도 있었다. 직접판매업계가 서로 협력하여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한다면 지금의 부정적 인식을 줄이고 완벽하게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만드는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다단계’라는 단어 자체를 바꾸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스마트 컨슈머로 불리는 요즘 소비자들은 단어만 바꾼다고 모르지 않는다.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되, 상호간 협력으로 더 많은 발전과 변화를 이룩해야 한다.
공병헌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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