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후> 부(富)를 좇더라도 욕심은 버리자
‘가상자산’은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실존하지 않는 것을 누가 화폐라고 보았겠는가.
가상자산이 이목을 끌었던 시기는 주식과 같이 투자할 수 있는 개념이 생겨난 이후였다. 주식 시장과 달리 마감 시간이 따로 없는데다, 변동의 폭이 크다 보니 많은 투자자들이 ‘혹시 나도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더구나 언론과 커뮤니티에서는 가상자산을 통해 수십억 원을 쉽게 벌었다는 사람들이 속출했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의 마음이 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가상자산을 통해 수익을 얻는 일은 매우 어렵다. 24시간 돌아가는 시장과 큰 변동 폭은 잠깐 한눈 판 사이에도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핸드폰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등 투자자들의 마음을 병들게 한다. 또 몇십만 원의 수익으로 자신감이 붙어 자신이 넣을 수 있는 자본을 다 넣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손해를 보더라도 오직 투자자 자신만 책임을 지면 되기 때문에 순수한 투자로 볼 수 있다. 진짜 문제는 가상자산을 매개체로 삼고 악용하는 사람들에게 있다.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사람은 많지만, 가상자산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노년층과 같이 정보에 취약한 많은 사람들은 가상자산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해도 쉽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저 언론에서 가상자산이 쉽게 오르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는 투자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사기꾼들은 이러한 노인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투자를 종용한다. 또한 사기꾼들은 절대 자기들이 위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광고하지 않는다. 그 말만 믿은 일부 투자자들은 자기가 투자한 업체는 사기가 아니라고 되려 보호한다. 이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 막상 입출금이 자유롭지 않게 된 순간에 이르러서야 불안해하며, ‘백두산 카페(불법 금융 사기 피해자 모임)’ 등에 제보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사실 이때는 신고해도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사기꾼이 구속되더라도 원금 회수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재판이 끝난 다른 사건들만 보더라도 원금 회수를 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원금 회수를 도와주겠다”며 다가오는 사기꾼들도 있다. 의지할 데가 없는 투자자들은 ‘원금 회수’라는 단어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일을 맡기기도 한다. 이 또한 알아보지 않아서 생기는 2차 피해다.
대한민국이 ‘사기공화국’이 된 지 오래지만, 이를 직시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본인이 직접 사기를 당하지 않았다면,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지했던 과거를 반성하더라도 많은 돈을 잃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투자하는 업체를 잘 알아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아무리 그럴듯한 인터넷 사이트로 유혹하더라도, 수익이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광고한다면 꼼꼼히 알아보는 일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투자 설명회가 매일 개최되고 있다.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도 있지만, 가상자산이나 ETF 등을 매개체로 투자하는 설명회도 많다. 이들이 모두 사기 업체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지만, 대부분 사기 업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 설명회에 참석한 사람들도 대부분 중년에서 노년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들은 설명회에 집중하고 그 자리에서 투자를 결정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에서 사기꾼들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이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쉽게 당해주기 때문이다.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거창한 설명회에서 말하고 싶은 바를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인공지능이니, 미국의 채권이니 하더라도, 결론적으로 ‘투자를 해달라’는 말이라면 다시 한번 곱씹어 보자. 보통의 투자 설명회는 ‘오늘 하루만 이 가격’이라고 홍보하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투자해도 된다. 인터넷으로 직접 찾아보는 것이 좋지만, 잘 모르는 노년층은 자식들에게라도 물어보는 것이 좋다.
또 끝까지 의심을 해봐야 한다. 업체가 아무리 청렴해 보여도 끝까지 의심해야 하는 것이 투자다. 기업에 투자를 하더라도 그 기업이 어떤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원가는 얼마인지 등을 알아보면서, 왜 가상자산 투자는 그 정도도 알아보지 않는지 궁금할 정도다. 사기꾼에게 물어보지 말고, 직접 알아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이미 사기를 당한 것 같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제일 좋다. 투자했던 금액을 되돌려 받는다는 마음보다 사기꾼을 처벌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행동해야 하며, 2차 피해를 항상 우려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큰돈을 쉽게 벌려고 하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이 욕심이 없어야 가상자산과 ETF 투자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쉽게 사기를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富)를 좇더라도 욕심에 사로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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