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美, 경기침체보다 더 나쁜 일 발생할 수도

  • 전재범 기자
  • 기사 입력 : 2025-04-17 19:55
  • x

Weekly 유통 경제

▷ 일러스트: 게티이미지프로


세계 최대 해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설립자인 레이 달리오가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의견을 제시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지난
4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리오는 미 NBC방송의 시사 대담 프로그램인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새로운 일방적 세계 질서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이 심화된다면 경기침체보다 더 나쁜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달리오는 이날 대담에서
미 행정부는 의사결정의 갈림길에 서 있으며, 이런 변화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를 설명해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는 통화질서 붕괴, 국제 분쟁, 군사적 충돌 등이라고 언급했다.

달리오는 최근 미국 부채 증가세와 미국 제조업 쇠퇴 등의 영향으로 미국이 자국에 필요한 품목 생산을 다른 나라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키도 했다
.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3% 수준으로 줄이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관세에 맞서 대중 상호관세를
125%p 추가 인상하기 직전 엑스(옛 트위터)에 게시한 글에서 중국 정부의 달러 자산 매각과 재정·통화 정책 완화를 통한 달러 대비 위안화 평가절상 협상을 미국과 중국 정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구상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관세 폭탄에 화물 줄 취소
중소기업에 타격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관세 정책에 중국 관련 사업들이 사실상 중단됐다면서 미국 기업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
413일 외신은 공급망 전문가들을 인용하여 미·중 무역 전쟁으로 최근 미국 기업들이 컨테이너 수출을 전면 중단했으며 중국발 화물 주문 취소, 이미 중국에서 선적된 화물 방치 등이 일상화됐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공급망 컨설팅 업체인 시인텔리전스
(Sea-Intelligence)의 앨런 머피 최고경영자는 미국 수입업체들이 중국산 가구 주문을 완전히 중단했다면서 장난감, 의류, 신발, 스포츠 용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물류 기업 세코 로지스틱스의 브라이언 보크 최고운영책임자는 동남아시아산 수입은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 이후 호전됐지만, 중국발 화물 주문만 여전히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해상 운송업체 OL USA의 앨런 베어 최고경영자도 중국 관련된 비즈니스는 거의 모든 것이 보류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일부 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피해 베트남이나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125%p 인상해 종전의 20% 대중 보편 관세까지 더하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총 관세는 145%에 달하기 때문이다.

시인텔리전스 머피
CEO전자, 기계, 의료 장비, 제약처럼 마진이 높고 기술력을 요하는 상품은 제조 설비 구축에 시간과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산기지를 쉽게 이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이같은 관세 정책을 이어간다면 미국 중소기업의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미국 의류·신발 협회(AAFA)CEO 스티븐 라마르는 높은 관세와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가 팬데믹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높은 관세에 여러 기업들은 주문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주문 취소는 즉각적인 판매 저조와 광범위한 제품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높아진 비용은 중소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이나 부담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 정치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혼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가지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게임을 하고 내 특별한 후원자들에겐 특별 면제를 해줄게라고 말하고 있을 때 투자자들은 미국에 대한 투자를 접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스코
, 현대제철 공장에 지분투자 가능성 보여
국내 1위 철강사 포스코가 미국의 관세 장벽에 대응하는 방안 중 하나로 국내 2위 철강사인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할 예정인 전기로 제철소에 지분 투자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가 현실화되면 국내 1·2위 철강 업체가 미국 현지에서 손을 맞잡는 빅딜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철강 제품에
25% 고율 관세를 매겨 미국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인 가운데, 수년째 중국발 공급 과잉과 내수 부진에 시달려온 국내 철강 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전략적 선택에 나선 것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강판에 특화한 이 제철소는 연간 270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투자금 총 58억 달러(83,000억 원) 가운데 절반은 외부 차입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제철 등 계열사 및 기타 투자자와 지분 출자를 협의하는 단계에서 포스코가 유력 파트너로 급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장인화 회장 체제 출범 이후 미국 등 현지 생산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왔다
. 고율 관세 부담을 줄이고 미국 내 철강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현지화 전략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한국산 철강에 연간 263만 톤 규모의 무관세 수출 쿼터를 설정한 데 이어 현재는 쿼터를 폐지하는 대신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수출은 포스코에도 부담 요인이 됐다.

장 회장은 지난
331일 창립 57주년 기념사에서 미국과 인도 등 철강 고성장·고수익 지역에서 현지 완결형 투자와 미래 소재 중심의 신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포스코가 반제품을 완제품으로 만드는 하공정뿐 아니라 미국이나 인도 현지에서 쇳물을 직접 뽑아내는 상공정까지 갖추겠다고 해석된다.

다만 이번 거래가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미국 현지 조강 생산량 일부를 가져가는 안을 현대제철과 협의하고 있어 넘어야 할 변수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미국 투자와 관련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현시점에서 확정된 바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전재범 기자mknews@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