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해외 업체 연쇄 출격 대기
불황 타개할 도우미 역할 기대
해외의 몇몇 다단계판매 기업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업체는 물론이고 유럽 지역에 본사를 둔 업체들도 한국 진출을 위해 다각도로 정보 수집에 나섰다.
최근 들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지만 적절한 마중물만 부어주면 짧은 시간에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해외 업체로 하여금 한국 시장을 외면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업계의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피엠인터내셔널, 시크릿다이렉트의 성공 사례에 고무
특히 미국 업체들은 시크릿다이렉트의 성공에, 유럽 업체들은 피엠인터내셔널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한국 시장의 역동성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다만 과거와 달라진 것은 신규로 라이선스를 취득하려는 기업도 있지만, 기존 업체와 인수 합병(이하 M&A) 형식을 검토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모 업체는 최근 한국의 한 업체 관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B사가 불황 속에서도 선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A사의 러브콜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두 기업의 사정과 경영자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어 합병이 성사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모 업체 역시 M&A를 통해 한국 진출을 검토하는 중이다. 아직까지 직접적인 접촉은 없지만 컨설턴트를 통해 딜이 가능한 회사를 찾고 있다는 루머가 신빙성 있게 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인 인수 합병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한국 업체들의 경우 M&A에 대해서 그다지 우호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몇몇 업체와 딜을 주선했던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한국의 기업가들은 회사를 파는 것을 실패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1~2억 원 정도만 매출이 떠도 금방 10억 원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면서 기대와 전망을 혼동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를 팔아도 어느 정도 장사가 되는 상항에서 시장에 나가야 사려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텐데, 다 망가져 라이선스만 남았을 때는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에 한국의 다단계판매 시장에서 M&A가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며 “장사가 될 때 팔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의 경우 자신이 창립한 기업을 매각한 후에 재 창업하는 방식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니오라에 피인수된 ACN코리아의 경우 매각이 확정될 당시 매출이 월 20억 원을 넘었다. 또 애릭스코리아 역시 뉴에이지와 합병 당시 5억 원 안팎의 매출을 유지했다. 지금은 한국에서 철수했지만 장고코리아를 인수했던 지자코리아는 아이사제닉스에 재차 인수되기도 했다. 주네스글로벌 역시 모나비를 인수한 바 있다.
기업 문화 유지 위해 신규 고집하기도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신규를 고집하는 사례도 여전하다. 미국의 또 다른 업체는 한국 내 브로커의 제안을 거절하고 한국 지사 설립을 고려하는 중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기업마다 독자적인 문화와 철학이 있기 때문에 사소한 매출에 이끌리다 보면 더 중요한 가치들을 잃게 되는 사례를 많이 봐 왔다”며 “시간이 좀 걸리고 고전하더라도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진출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모 업체는 한국의 판매원들이 직접 미국과 접촉해 지사 설립에 관한 확답을 얻어냈다. 아직까지 정확한 일정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미 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한국 내 영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유럽 업체 역시 한국 진출을 결정짓고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오는 7월 경 오픈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국의 정치 상황 등으로 인해 일정이 미뤄진 상황이다. 업체명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조건으로 응한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의 폭발력도 고려하기는 했지만 기술력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고 말해 한국에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해외 업체들이 대거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가지면서 다단계판매 시장의 불황이 바닥을 친 것일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는 관계자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모 업체의 임원은 “한국의 다단계판매 시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해외 기업들에게 매력적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극심한 불황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또 다른 장점을 해외 기업들이 발견한 것일 수도 있다”며 “물류의 시대는 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무리 IT 산업이 발전하고 금융이 팽창해도 먹고, 씻고, 바르는 일들은 결코 AI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의 다단계판매 시장이 성장 일로를 걸어오면서 다지는 시간이 부족했는데 불황을 겪으면서 저변을 다지는 기회가 됐다”며 “한국의 개인소득이 4만 불을 바라보고 있고,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가 안정되면 재도약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TOP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