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한계 넘는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부상
복합 기능성‧편의성 앞세워 시장 확장성 높은 평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춘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이 기대와 달리 시장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대안으로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이 주목받고 있다.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은 일반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일체형으로 만들어 동시에 섭취가 가능하도록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30일 ‘제2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등 66개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과제를 심의·승인했다.
규제샌드박스란 신기술을 활용한 신제품·서비스를 일정 조건(기간·장소·규모 제한) 하에서 시험·검증하거나 시장에 우선 출시할 수 있도록 현행 규제를 유예·면제하는 제도이다.
이번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규제샌드박스는 코스맥스바이오가 신청했다. 이에 따라 코스맥스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을 하나의 제품에 담아 간편 섭취할 수 있도록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판매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이미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은 2021년 12월 식약처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 시범사업을 통해 시작됐다. 현행 법률상 함께 소분, 제조가 어려웠던 건강기능식품(정제, 캡슐 등)과 일반식품(녹즙 등)을 일체형으로 제조 가능하도록 별도 승인한 것이다.
당시 풀무원은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 1호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칸러브 엑스투’를 출시했다. 또한, 풀무원은 ‘칸러브 엑스투’ 후속작으로 녹즙과 기능성 캡슐을 합친 ‘엑스투’ 시리즈를 계속 론칭하고 있다. 풀무원의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시범사업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노바렉스는 2023년 7월 건강기능식품 ODM.OEM 기업 최초로 ‘복합 건강기능식품’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 운영 대상으로 승인받고 지난해 3월 프롬바이오의 ‘디어퀸 이너뷰티&콜라겐 샷’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3월 노바렉스는 식약처로부터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판매 개시를 허가 받음에 따라, 2026년 3월까지 일체형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15개를 제조, 판매할 계획이다.
웅진식품도 지난해 8월 갱년기 여성을 위한 ‘여성갱년기건강 우먼부스터’를 선보이며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품은 목넘김이 좋은 소형 정제 2정과 새콤달콤 맛있는 석류맛의 액상 제형을 동시섭취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직접판매에도 유리한 새로운 시장
지난 3월 20일부터 소비자가 의사, 약사, 영양사 등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추천받아 필요한 만큼 소분·조합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하지만 이 제도는 방문판매 형태의 영업이 불가능하고, 영업소 내 전문가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며, 소분·조합 과정에서 별도의 공간 구획이 요구되는 등 운영상의 제약이 많다.
시장 확장성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진행된 시범사업 결과, 전국 687개 매장에서 약 32만 명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서비스를 이용하였으나, 시장 규모는 265억 원 수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기준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약 0.4%에 불과하다.
반면,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은 일반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하나의 제품으로 만들어 여러 기능성 성분을 동시에 섭취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극대화해 시장 확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복합 기능성 제품은 직접판매 시장에서도 이미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복용의 편의성까지 더하면 소비자의 재구매율을 높여 다단계, 방문판매 조직의 안정적 수익 구조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풀무원은 지난 2019년 ‘풀무원녹즙’에서 물적분할해 ‘풀무원건강생활’을 설립하는 등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을 방문판매에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직접판매업체 관계자는 “최근 복합 기능을 갖춘 제품은 소비자에게 다양한 건강 효과를 제공함으로써 제품의 가치를 높이고, 이는 회사와 판매원의 판매 전략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그동안 국내 규정과 달라 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등재된 제품이 국내에서는 일반식품으로 판매되는 제품도 많았는데,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이 활성화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훨씬 손쉬워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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