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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는 왜 ‘잘파세대’ 공략에 나섰나?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5-06-27 00: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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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있는 식약정보>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잘파세대를 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와 알파세대(2010년대 이후 출생자)를 아우르는 말로, 디지털에 익숙하고 가치 중심 소비를 중시하는 신세대 소비층을 뜻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세대는 과거와 비교해 높은 소비력을 갖추고 있으며, 미래의 핵심 고객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미래 소비 주축이 될 잘파세대 공략을 위해 10대부터 대학생에 맞춘 신메뉴 개발 및 협업 등의 활동이나 디지털 환경이 익숙한 세대 특성에 맞춰 AI, 숏폼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개성과 취향 중시하며 디지털 경험 선호 
잘파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기술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세대)’다. 스마트폰, 유튜브, 틱톡 등의 플랫폼을 자연스럽게 활용하며 제품이나 브랜드를 접하는 경로도 대부분 디지털 콘텐츠에 기반한다. 이에 유통기업들은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숏폼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경험’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 업체들이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몰입형 이벤트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들은 또한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며 ‘나만을 위한 소비’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 브랜드 충성도보다는 ‘공감’과 ‘연결’을 우선시하고, 사회적 가치와 환경적 책임을 따져가며 소비하는 성향도 뚜렷하다. 이 같은 경향은 유통가가 친환경 포장, 윤리적 생산 과정, 사회적 캠페인 등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 이유다. 또한 맞춤형 제품 추천, 커스터마이징(자신이 원하는 대로 꾸민다), 개인화된 멤버십 혜택 등도 이들의 소비 성향에 부합하는 전략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모험 구매나 이색 경험 추구
잘파세대는 신제품이나 이색적인 맛·형태에 대한 호기심이 크고 모험심 있는 소비 형태를 보인다. 이전까지 접하지 못한 새로운 제품을 구매한다는 뜻의 ‘모험 구매’나, 트렌드보다는 취향에 따라 잡식성 소비를 하는 ‘옴니보어’ 같은 단어가 등장한 배경이다. 이런 이유로 유통업계는 새로운 맛을 탐험하기 좋아하는 잘파세대와의 코드 맞추기에 열중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4 식품소비행태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문항에 대한 19~29세의 긍정응답(4점 이상) 비율이 59.6%로, 다른 세대보다 높았다. 잘파세대가 자주 방문하는 한 편의점 브랜드가 공식 SNS에 공개한 한 주의 신제품 리뷰 영상에는 약 300개의 댓글이 달리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유통업계는 이를 배경으로 색다른 맛의 신제품을 출시하며 잘파세대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새로운 맛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브랜드부터 이색적인 맛 조합을 강조하거나 이국적 향신료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맵부심’을 겨냥하는 제품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색다른 맛’, ‘이국적인 맛’ 신제품 봇물
동서식품은 바삭한 리츠 크래커에 국내산 김을 더한 색다른 풍미의 신제품 ‘리츠 크래커 바삭 김’을 출시했다. 리츠 크래커와 한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김이 만나 특유의 고소함과 바삭함이 조화를 이루는 제품이다. 크래커 속 김가루가 리츠 크래커와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오리온은 감자칩 ‘예감’에 새로운 맛의 소스를 조합한 신제품 2종을 선보였다. ‘찍먹 예감 치폴레마요소스맛’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예감 치즈그라탕맛’과 이국적인 치폴레마요 소스의 환상적인 조합으로 이색적인 맛을 구현했다. ‘찍먹 예감 갈릭청양마요소스맛’은 ‘예감 볶음양파맛’에 알싸한 갈릭청양마요 소스를 더해 감칠맛을 높였다.

입맛에 맞는 이국적인 제품을 찾는 잘파세대를 겨냥한 신제품도 있다.

샘표의 브랜드 차오차이는 집에서 간편하게 중화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시추안 마라탕’은 15시간 우려낸 사골 육수에 사천 화조유·마조유를 더해 얼얼한 풍미를 살렸으며, 건두부·버섯·돼지고기 등 인기 토핑 7종이 포함됐다. ‘한국풍 마파두부 소스’는 마늘·쌈장·고추장 등 한국적인 맛을 바탕으로 두반장과 굴소스를 더해 조화로운 매운맛을 구현했다.

농심은 ‘누들핏’ 브랜드의 마라 맛 신제품 ‘누들핏 마라탄탄’을 선보였다. 이번 제품은 마라의 얼얼한 매운맛에 땅콩소스로 탄탄면의 감칠맛과 고소함을 더한 중화풍 비빔면이다. 국물타입 누들핏 대비 약 4배 더 넓적한 당면을 사용해 소스가 면에 잘 비벼지고 쫄깃한 식감을 더욱 향상시켰다. 1020세대가 선호하는 얼얼하고 고소한 맛을 낮은 칼로리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잘파세대 공략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미래 소비 시장 선점 전략의 핵심 축이 됐다”며 “이들을 사로잡지 못하면 유통가의 다음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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