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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기식 시장 살리려면

  • 기사 입력 : 2025-07-04 08: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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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의 국내 생산 실적이 2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 뇌 건강 관련 성분인 ‘포스파티딜세린’ 제품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신제품도 없을뿐더러 그나마 선전하던 홍삼과 프로바이오틱스까지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K-바이오’라는 말은 메아리 없는 구호에 그치고 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의 생산 실적이 저조한 것은 지난 3년간 극심한 정치 불안과 그로 인한 불경기도 원인 중의 하나지만 제품의 효능과 효과가 소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보다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의 엄격함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국민의 건강을 걱정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건강을 생각하기보다는 건강기능식품이 의제약의 범위를 침범할 수 없도록 하는 전초 기지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전반의 의견이다. 

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의 식품안전 관련 기구들은 금지된 원료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연구하고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활짝 열어둔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에는 이미 검증된 원료 외에는 활용할 수 없도록 하면서 새로운 시도 자체를 아예 봉쇄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1위 기업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실패하기 위해 시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완전하지 않더라도 시도하고 실행하면서 드러난 결함과 약점을 보완하는 식으로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실현해 나가는 것이다. 

그는 일반인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우주 개발사업인 스페이스엑스를 위해 이틀에 한 번꼴로 로켓을 쏘아 올리고 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완벽에 가까워질 때까지 준비를 할 테지만 일론 머스크는 일단 쏘아 올려야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그의 생각은 자율주행 자동차에도 적용돼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고도 일단 운행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중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심심찮게 사고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운행하면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에 대해서 찬성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그에 못지않게 반대하는 사람도 많은 상황이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사고가 발생하면 탑승자의 생명과 직결되기도 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게 사실이다. 이를 이유로 관련 뉴스의 댓글에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이 달린다는 것도 부인할 수가 없다. 

만약 한국의 식품의약품 관련 정책이 180도 바뀌어 금지된 원료가 아니라면 무엇이든 사용할 수 있게 허용됐을 때 도를 넘은 비난들이 쏟아질 것이라는 것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획기적인 성공은 비난과 우려를 극복하고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지금대로라면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다고 해서 획기적으로 건강이 개선될 일도 없지만 목숨을 잃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완벽하게 안전성을 구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안전이라면 우리가 매일 같이 마주하는 밥상과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소비자들이 쌀값이나 물값보다 비싼 돈을 지불하고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는 것은 그 가격에 걸맞는 효능과 효과를 기대하고 또 원하기 때문이다. 밥 한 술 더 뜨는 정도의 효능과 효과에 쌀 한 포 값을 지불하게 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일이 아닌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해외직구 수요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또 한 가지 문제점은 담당 공무원 자체가 혁신과는 담을 쌓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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