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도 도덕도 내팽개친 ‘키아리’
키아리가 전격적으로 한국에서 철수했다. 영업 부진을 이유로 사업을 접는 것은 병가지상사이지만 키아리의 철수는 사악한 속셈이 보이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 지금 현장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합법적인 키아리 사업을 접은 이유가 불법적인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키아리의 창업주는 이미 2007년부터 토크퓨전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피라미드 스캠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그 당시 미국은 물론이고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인도 등지에서도 정부의 제재를 받았다고 한다.
일부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사업 모델이 시대적으로 타당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디지털을 표방하는 토크퓨전의 상품이 비디오 이메일이라는 것 자체가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2~3년 내로 AGI(범용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과연 2007년도에 첫선을 보였던 영상 이메일로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챗GPT, 제미나이, 뤼튼, 칸바 등등 점점 더 많은 인공지능 플랫폼이 출시되고 있고 동영상은 물론이고 더빙과 자막까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금 소비자들이 선뜻 토크퓨전 상품에 손을 내밀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의 소비자들은 토크퓨전의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은 회사에 대해 고춧가루를 뿌리려는 게 아니라 무형의 상품을 취급하겠다고 공언하고서 ‘한탕’하고 사라진 기업들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사실 키아리는 한국에 들어오던 당시부터 말이 많았다. 무엇보다 한국의 시장 상황과 법적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사주의 뜻대로 모든 걸 밀어붙이는 바람에 지사 설립이 늦어지기도 했다. 또 반품과 환불을 해주지 않겠다며 버티기도 했으며, 지사장 임명과 해임 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
지금 이들이 키아리를 철수하고 토크퓨전 사업으로 전환한 것도 국내법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이다. 다단계판매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모든 기업들이 당연히 갖춰야 하는 소비자피해보상보험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것은 곧, 한국의 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한국의 회원들을 현행 방문판매법을 위반하게 하여 범죄자로 전락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토크퓨전의 한국 사업자 중에는 다단계판매시장에서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사람도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사업을 하고 있지만 불법 업체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열심히 하면 할수록 오히려 리스크를 더 키워 위험해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판매원 입장에서는 그저 자신이 선택한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이지만 느닷없는 시기에 개인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금 테헤란로를 태연하게 걸어가는 사람 중에는 회사와 스폰서만 믿고 전력투구했다가 벌금형을 받거나,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이 적지 않고, 심지어 짧게는 1년 6개월에서부터 길게는 7년까지 소위 ‘학교’라는 곳에 다녀온 사람도 있다.
토크퓨전의 행태는 한국의 사업자들이야 법적인 처벌을 받든 말든 개의치 않고 오로지 자신들만 돈을 벌겠다는 저급한 욕망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는 것과 다름없다. 옛말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번다는 말이 있다. 재주는 한국 사람이 부리고 돈은 미국놈이 버는 웃픈 일이 또다시 재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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