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아직도 짜게 먹을까?
<알아두면 쓸모있는 식약정보>

지난 10여 년간 정부와 국민의 노력으로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식약처가 최근 발표한 ‘나트륨·당류 섭취 실태’에 따르면 여전히 우리 국민의 나트륨 섭취 수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보다 60%나 높아, “짜게 먹는 식습관”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는 국민건강영양조사(2019~2023년)를 바탕으로 나트륨과 당류 섭취 실태를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136mg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WHO가 권고하는 하루 섭취량 2,000mg의 1.6배에 해당한다.
특히 남성은 평균 3,696mg을 섭취해 여성(2,576mg)보다 1.4배나 많았으며, 30~40대가 하루 3,389mg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금으로 환산 시 약 8.5g에 달하는 양이다.
10년간 34.5% 감소…‘짜게 먹는’ 문화, 그래도 완화
이번 결과만 놓고 보면 우려할 수준이지만, 긍정적인 변화도 분명히 존재한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2011년 4,789mg에서 2023년 3,136mg으로 34.5% 감소했다. 10년 넘게 지속되어 온 ‘짜게 먹는 식문화 개선 캠페인’과 다양한 제도, 식품업계의 저염화 노력 등이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식약처는 2012년부터 ‘짜게 먹지 않기’ 캠페인과 함께 가정, 학교, 식품제조업체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저염 교육과 홍보를 병행해왔다. 라면, 김치 등 대표적인 고나트륨 식품에 대한 나트륨 저감 정책도 꾸준히 시행돼왔다.
실제로 라면 한 개에 포함된 나트륨 함량은 2010년대 초반 2,000mg을 웃돌았지만 현재는 1,500mg 안팎으로 낮아졌으며, 식품 제조업체들은 ‘덜 짜도 맛있는’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집밥보다 외식이 더 짜다
2023년 기준 국민들이 가장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는 음식은 ‘면·만두류’(15.3%)였다. 그 뒤를 김치류(14.0%), 국·탕류(10.5%), 볶음류(7.2%), 찌개·전골류(6.9%)가 이었다. 하루 나트륨 섭취량의 절반 이상이 이들 음식군에서 비롯된다.
특히 연령대별 분석 결과에서는 전 연령층이 라면과 김치류를 주요한 나트륨 섭취원으로 꼽았다. 예컨대 6~11세 아동은 라면(142.3mg), 배추김치(119.7mg), 떡볶이(83mg) 순으로 나트륨을 섭취했으며, 50~64세 중장년층은 배추김치(334.4mg), 라면(154.8mg), 된장국(93.6mg)이 상위권이었다.
식사 형태에 따른 나트륨 섭취량도 주목할 만하다. 가정식이 전체 나트륨 섭취량의 46.9%로 가장 높지만, 한 끼당 섭취량은 외식이 압도적이었다. 외식 한 끼당 나트륨 섭취량은 평균 1,522mg으로, 가정식(1,031mg)보다 48% 더 많았다. 이는 외식 메뉴에 사용되는 각종 양념, 소스, 국물 조리 방식이 짠맛을 유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편의식품(11.8%)과 단체급식(9.9%)을 통한 섭취도 적지 않아, 국민의 식생활 전반에서 나트륨 노출을 줄이기 위한 전방위적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가정, 외식, 학교 등 모든 영역에서 협력하는 ‘전방위 나트륨 저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가정에서는 소금이나 간장 대신 다시마, 멸치, 표고버섯 등 자연에서 우러난 감칠맛을 활용한 조리법을 장려해야 하며, 외식업계는 메뉴 개발 시 나트륨 저감 기준을 자율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노력이 요구된다.
학교 급식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우유급식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하고, 저염·무첨가 식재료를 중심으로 급식을 구성해 나트륨 섭취를 자연스럽게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식품의 나트륨 함량을 명확하게 표기하도록 의무화하고, 소비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제품 라벨을 개선하는 등 인식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대책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편의점 즉석식품과 에너지 음료에 대한 나트륨 기준을 마련하고, 에너지 음료의 판매를 제한하거나 제품에 나트륨·카페인 함량 정보를 반드시 고지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청소년의 식습관 개선뿐 아니라 장기적인 국민 건강 관리 차원에서도 필수적인 조치다.
청소년, 여성은 당류 섭취량도 초과
한편 당류 섭취 실태 분석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평균 당류 섭취량은 WHO 기준인 총열량의 10%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한 당류는 하루 35.5g으로 전체 섭취 열량(1,834kcal)의 7.7%를 차지했다.
그러나 여자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층은 여전히 WHO 기준을 초과하고 있었다. 6~11세 여자 어린이의 경우 당류 섭취량은 42.1g(열량의 10.2%), 12~18세는 46.6g(11.1%), 19~29세는 44.1g(10.5%)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탄산음료 외에도 빵류, 과일·채소음료, 아이스크림류 등 당류 함량이 높은 간식류를 즐겨 섭취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12~18세 여학생은 하루에만 빵 6.1g, 과일·채소음료 4.1g, 아이스크림 3.9g을 통해 당류를 섭취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청소년이 자주 접하는 에너지 음료에는 1캔당 당류가 평균 35g으로, 음료 한 캔만으로도 WHO 섭취 권고량의 70%에 달하게 되는 수준이다.
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4월 29일 발표한 ‘2024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 3회 이상 단맛 음료를 섭취하는 비율은 64.4%, 고카페인 음료 섭취율은 23.5%로 나타났다. 콜라 1캔(250㎖)과 바나나 우유 1개(240㎖)에는 각각 27g, 카페모카 1잔(355㎖)에는 25g, 사과 주스 1병(180㎖)에는 23g의 당류가 들어있다.
이에 대해 건강증진개발원은 “당류의 과도한 섭취는 청소년기의 비만, 고혈압 등 만성질환 위험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장기적으로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고카페인 음료를 통해 당류를 과다 섭취하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청소년기의 올바른 영양 섭취와 신체활동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짜게 먹지 않기” 여전히 중요
식약처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덜 짜게, 덜 달게” 먹는 식생활 실천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트륨 저감 조리법으로는 소금이나 간장 대신 표고버섯, 다시마, 멸치가루 등 천연 감칠맛 재료를 사용하는 방안이 권장된다. 또한 햄이나 소시지는 끓는 물에 한 번 데친 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양념은 따로 담아 찍어 먹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한편, 식약처는 매년 ‘우리 몸이 원하는 삼삼한 밥상’이라는 책자를 발간해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저염 요리법과 식단을 소개하고 있으며, 국민 누구나 식약처 홈페이지(www.mfds.go.kr)에서 해당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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