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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람이 전부다

  • 기사 입력 : 2025-07-18 09: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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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글로벌이라는 회사에서 판매원을 제명했다. 한국마케팅신문 취재에 따르면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제명 절차, 즉 윤리위원회라든지 상벌위원회 등은 구성되지도 않았고 형식적인 내용증명만 보내고는 사업자 자격을 박탈해버린 것이다. 

정확한 사정을 따져보자면 제명된 판매원은 물론이고 제명한 회사 측의 이야기도 들어 봐야 하지만 회사 측은 대응이나 해명에 적극적인 것 같지 않아 이 사안을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에는 다단계판매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만 20세 이상 인구가 약 4,300만 명을 상회하므로 언제든 새로운 회원과 판매원을 모집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판매원에게 정당한 소명 기회마저 내주지 않고 임의대로 잘라낸 에이치엘글로벌 자체가 사람 귀한 줄 모르는 회사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모두가 납득할 만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판매원을 제명했다는 것은 그 기업의 도덕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며 또 오너와 경영자의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다단계판매원은 관련 법상 자영사업자에 속한다. 임직원에 대한 무단 해고는 노동법을 통해 보호받을 수 있지만, 판매원과 회사는 일종의 계약 관계이므로 회사 측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방문판매법에도 소비자와 기업을 보호하는 조항은 있지만 사업자를 위한 조항은 찾아볼 수가 없다. 다만 반품 기한을 3개월로 잡아놓은 것이 사업자를 위한 조항이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실상 이 조항은 사업자를 위한다기보다는 사업자와 회사와의 갈등을 유발하는 조항이라는 지적도 있다. 

에이치엘글로벌의 임직원들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단계판매를 지탱하는 근간은 판매원이다. 회사에서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판매원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판매원은 소비자와 제품을 연결하는 통로이며 회사의 이미지를 결정하고, 여론을 만들어내는 전초기지로서의 역할도 한다. 비록 금지된 일이기는 하지만 리더 판매원을 영입할 때 수억 원의 몸값을 지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생계를 걸고 뛰어든 회사에서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제명되더라도 구제받을 방도는커녕 하소연조차 할 창구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판매원들은 특정 회사를 선택할 때 모든 것을 갈아 넣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다단계판매원으로 가입하면서 그렇게 심각하게까지 결심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목숨을 걸고 달려들더라도 성공자의 대열에 들어서는 일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방문판매법을 제정하면서 판매원을 보호하고 그들의 권익을 지켜 줄 단 한 줄의 조항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이러한 관계로 많은 회사가 오픈할 때와 어느 정도 매출이 발생한 후에 판매원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바뀌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업계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은 ‘리더를 찾을 수가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과연 그 많던 리더들은 어디로 갔을까? 희귀한 동식물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보호한다. 이처럼 이제는 다단계판매업계의 리더를 보존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멸종위기종에 버금가는 정책이라도 도입해야 하는 것인가. 세상의 모든 일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다단계판매사업에서는 사람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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