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후> 정직한 성장은 느려도 무너지지 않는다
직접판매업계는 그 고유한 사업 모델과 성장 잠재력으로 늘 사회의 관심을 받아왔다.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도 직접판매는 자신만의 영역을 굳건히 지키며 때로는 혁신적인 모습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과거의 부정적인 인식이나 본질을 벗어난 일부 행위들로 인해 사회적 오해와 편견에 직면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1995년 1,600억 원대였던 국내 직접판매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판매원 증가와 함께 매년 큰 폭의 성장을 통해 매출 5조 원 시장이라는 타이틀이 생길 정도로 급성장을 이뤘고, 이는 직접판매산업이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기회이자 유통 경로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기반으로 한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즉 ‘직접 만나서 소통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본질적인 가치가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이다. 진정한 의미의 정직한 성장은 결코 단기간의 수익 극대화나 과장된 정보에 기반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시간과 땀,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쌓아 올린 신뢰, 그리고 고객과의 진정한 관계에서 비롯되는 견고함이다. 직접판매의 핵심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판매원 개개인이 제품의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데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주축으로 하는 이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 진정으로 무너지지 않는 성장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흔히들 ‘투명성’이나 ‘윤리 경영’을 이야기하지만, 단순히 규정을 지키는 것을 넘어 그 특유의 ‘관계적 본질’을 정직함으로 채워야 한다.
직접판매의 심장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사업 기회가 아무리 매력적이라 해도 그 모든 것은 ‘판매원’이라는 인간적 매개체를 통해 고객에게 닿는다. 여기서 ‘정직함’의 의미는 단순히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을 넘어선다. 그것은 판매원과 소비자 사이, 그리고 판매원들 간에 형성되는 관계망 속에서 ‘예측 가능성’을 심어주는 일이다. 만약 한 명의 판매원이 과도한 욕심이나 잘못된 정보로 일탈한다면, 그 파장은 금세 널리 퍼져 나갈 것이다. 이는 단지 해당 판매원의 개인적 일탈을 넘어, 그가 속한 그룹, 나아가 회사 전체의 ‘신뢰 자산’에 즉각적인 손실로 기록된다.
이러한 신뢰 자산은 단숨에 쌓아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한 번 훼손되면 복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때로는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정직한 성장이 느리다는 것은 바로 이 ‘신뢰 자산’을 한 땀 한 땀 쌓아 올리는 과정을 의미한다.
또한, 직접판매업계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특히 취약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일반적인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은 제품 정보를 비교하고 가격을 확인하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하지만 직접판매에서는 판매원이 제공하는 정보에 소비자가 더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제품의 효능, 사업의 비전, 수익 구조 등 모든 설명이 사람 대 사람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기에, 여기에 조금이라도 과장이나 은폐가 있다면 신뢰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정보 제공의 의무를 넘어선 진실된 조언의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판매원이 자신의 이익을 넘어 소비자의 실제 필요와 상황을 먼저 고려하며 진정성 있는 조언을 해주는 것. 이러한 태도가 소비자에게는 ‘이 판매원은 나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지 않는구나’라는 깊은 신뢰감을 형성하게 하고, 이것이야말로 느리지만 가장 강력한 바이럴 마케팅의 씨앗이 될 것이다. 급하게 판매량을 늘리려 하기보다, 고객 한 명 한 명이 ‘나에게 최적의 것을 추천해 준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성장을 위한 본질적인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직접판매는 ‘네트워크’라는 특유의 구조를 가진다. 이 네트워크는 외형적으로는 수직적인 피라미드를 연상시키지만, 실상은 개개인의 독립적인 사업가들이 연결된 ‘유기체’와 같다. 따라서 직판업계의 정직한 성장은 단순히 최상위 사업자나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의 위치에서 스스로 추구하는 성장의 방향과 방식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즉, 신규 판매원의 유치에 연연하기보다, 기존 판매원들의 이탈률을 줄이고 이들이 지속적으로 제품을 사랑하며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판매원 한 명 한 명의 경험이 곧 브랜드의 얼굴이 되기 때문이다.
사업에 실패한 판매원들이 많아지면, 아무리 좋은 제품과 비전이라 해도 빛을 잃게 된다. 이들의 성공과 안정을 위한 ‘진정성 있는 교육 투자’는 당장의 큰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네트워크 전체의 응집력과 평판을 강화하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돈을 벌어라’라는 지시가 아닌, ‘진정한 사업가로 성장하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달하며, 그 과정에 필요한 도구와 지지를 아낌없이 제공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정직한 성장이 느리다고 말하는 것은, 비즈니스의 모든 과정을 서로 간의 관계와 상호작용 속에서 깊이 있게 성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성과 지표에 연연하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촘촘한 신뢰망을 엮어 나가는 데 인내심을 갖는 일이 될 수 있다. 이처럼 관계의 본질에 집중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 직접판매업계는 그 어떠한 역경에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도 있듯, 느리지만 정직한 성장을 통해 직접판매업계가 반등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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