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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공포…금리인하설 확산돼

  • 전재범 기자
  • 기사 입력 : 2025-08-08 08: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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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무려 ‘26만 개’ 증발

Weekly 유통 경제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미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 상승)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 7월 30일 연방준비제도(이하 Fed)가 5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내세웠던 근거는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아직 견고한 고용 시장이었다. 하지만 불과 이틀 뒤 발표된 고용보고서로 금리 동결의 전제가 송두리째 바뀌었다.

지난 7월 비농업 일자리가 7만 3,000명 증가하면서 예상치(10만 명)에 못 미쳤고 지난 5, 6월 일자리 증가폭이 조정되면서 무려 25만 8,000명의 일자리가 하루아침에 증발해버린 것이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줄기차게 강조했던 것이 바로 고용 시장이다. Fed와 관세발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해선 논란이 있었지만, 적어도 낮은 실업률과 양호한 일자리 증가폭에서는 공감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3개월간 월평균 일자리 증가폭이 3만 5,000명으로, 지난해 월평균 증가폭 16만 8,000명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평균 일자리 증가 속도 역시 2020년 팬데믹 때 경기 침체를 제외하고는 2009년 이후 가장 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무엇보다 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탄탄하다고 주장해 왔던 제조업 고용 시장에서마저 충격이 나타난 것이다. 제조업 일자리는 5~6월 2만 6,000개가 감소한 데 이어 7월에는 1만 1,000개가 감소했다.

지난 2분기 GDP가 3%로 성장하면서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전반적으로 고용, 소비, 물가 등이 모두 악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이 경고했던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의 줄리아 코르나도 분석가는 지난 8월 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왜 (망가진 고용지표가) 일찍 나오지 않았는지가 미스터리였다. 이게 끝이 아니다”라며 소비와 고용 지표에서 더 악화한 지표들이 잇따를 가능성을 경고했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투자자 노트에서 “월간 일자리 증가폭이 10만 명을 계속 밑돈다면 연준이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이고 9월 0.5%p 인하도 가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다른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준이 가장 경계하는 미국 경제의 우울한 시나리오다.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이중 책무에서 Fed가 경기 방어를 위해 금리를 낮출 경우 인플레이션을 심화할 수 있다. 반대로 물가 대응을 위해 긴축적 통화 정책을 유지할 경우 경기 침체를 더 악화하게 만든다.

이에 대해 베스 해맥 클리브랜드 Fed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7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실망스러운 보고서”라며 “하나의 보고서에서 너무 많은 것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Fed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노동 시장이 완만하게 점진적으로 냉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견고한 위치에 남아 있다”며 섣부른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실업률이 안정적인 것은 일자리 수요뿐만 아니라 이민자 단속 등으로 일자리 공급도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고용 시장의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도 전했다. 또 트럼프 정부가 주요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지난 8월 1일부터 본격화되면서 일자리 타격에 더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힘을 잃었던 9월 금리 인하설이 재부상하고 있다. 특히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최근 돌연 사퇴를 결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파월 의장의 후임까지 조기에 지명하는 방향으로 파월 의장의 리더십을 흔들고 금리 인하를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차기 Fed 의장으로 거론되는 후보는 캐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크리스토퍼 윌러 Fed 이사,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케빈 워시 전 Fed 이사 등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악화한 고용 지표를 통계 조작으로 부르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부 노동통계국장을 전격 해임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테슬라 뚫은 삼성전자, 이제는 엔비디아
삼성전자는 7월 28일 글로벌 대형 기업과 약 23조 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계약 상대는 밝히지 않았는데, 머스크가 직접 계약 사실을 확인해 준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7만 원대로 올라섰다.

‘7만 전자’ 회복은 10개월여 만의 일이다. 지난해 9월 4일(종가 기준) 마지막으로 7만 원을 기록한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부진에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는 SK하이닉스에, 파운드리는 대만 TSMC에 선두를 내주며 한때 주가가 5만 원 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와의 공급계약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터닝포인트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그간 3㎚(나노미터) 이하 선단 공정에서 수율 확보에 실패하며 수조 원대 적자를 내왔다. 그러다 최첨단 공정인 2㎚ 공정이 적용되는 첫 대형 고객사로 테슬라를 유치하게 된 것이다. 계약 규모 또한 단일 계약 기준 사상 최대인 165억 달러(약 22조 7,600만 원)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 2㎚ 공정 수율이 50~60%대까지 개선됐기에 이 정도 대규모 계약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테슬라에 공급하기로 한 AI6 칩은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비전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다. AI6 칩은 현재 로보택시 등 주력 사업에 적용된 AI4 칩보다 2세대 발전된 제품이다. 성능면에서는 올 연말 양산될 AI5 칩보다 2배 이상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AI5 칩 연산 속도가 2,500TOPS(초당 1조 회 연산) 수준이라면 AI6 칩 목표 성능은 5,000~6,000TOPS다. AI6 칩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슈퍼컴퓨터 등에도 탑재돼 테슬라의 전 사업 분야를 포괄하는 핵심 연산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머스크가 자신의 X 계정에 “165억 달러는 최소 금액에 불과하고 실제 생산량은 그보다 몇 배 더 많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이 같은 확장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7㎚ 공정 기반의 AI4 칩을 테슬라에 공급했다. 그러나 3㎚ 공정을 사용하는 AI5 칩은 TSMC가 생산을 맡았다. 테슬라가 AI6 칩에서 다시 삼성전자 손을 잡은 데는 대량생산, 현지 공장, 낮은 가격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TSMC는 현재 생산능력이 한계에 다다라 테슬라가 원하는 만큼의 대규모 발주가 어려운 상태다. 반면 삼성전자의 텍사스 파운드리 공장은 테슬라 본사와 같은 지역에 자리해 충분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고, ‘미국 내 생산’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기조와도 맞아떨어진다. 또 삼성전자는 통상 TSMC 대비 20~30% 저렴한 가격에 납품을 진행해 왔다.

이와 관련해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머스크가 삼성전자 텍사스 공장이 본인 자택에서 가까우니 직접 방문해 살피겠다는 얘기를 했는데, 파운드리는 아주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분야라서 외부인에게 공개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이런 요구까지 오케이 했다는 건 3㎚ 이하에서 선택받지 못한 삼성전자가 이번 수주를 따내려고 매우 절박하게 테슬라에 구애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제 삼성전자에 남은 숙제는 HBM에서 ‘엔비디아의 벽’을 넘어서는 것이다. 최근 엔비디아가 중국에 H20 칩 수출을 재개해 삼성전자 HBM3의 수혜가 예상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차세대 블랙웰 기반 칩에 적용되는 HBM4 및 HBM4E의 공급 물꼬를 터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달리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삼성전자 HBM에 대해 “설계를 새로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상 결함이 큰 HBM3E를 건너뛰고 공정을 전면 재설계한 뒤 HBM4로 직행한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7월 31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HBM4 제품 개발을 완료해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이미 출하했다”며 “내년 HBM4 수요가 본격 확대되는 적기에 공급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2023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인 2분기 영업이익(4,000억 원)을 발표했다.


마스가 프로젝트 성공할까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기여한 대미 조선업 투자 펀드, 일명 ‘마스가(MASGA,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의 실행 전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노후한 미국 조선업에 약 1,500억 달러를 투자해 K-조선의 기술력과 생산성을 이식하는 것이 목표다. 성공한다면 한국은 안보·산업 두 측면에서 한·미 동맹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한국 조선사들은 해외 진출을 위한 날개를 달 수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마스가는 한국 기업들의 발을 묶는 ‘늪’이 될 위험이 있다.

지난 8월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마스가 관련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미국 조선 시장에서 기회를 공동으로 모색하자는 취지다.

조선업계에선 마스가의 성공을 위해선 미국 현지에서 ‘숙련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노동집약적인 조선업에는 대규모 숙련 인력이 필요한데,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조선업이 쇠락하면서 교육·산업 현장에서 조선 전문인력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그룹의 경우, 국내에서 숙련 인력 50여 명을 미국으로 파견했다. 현지 교육생들에게 용접 등 핵심 기술을 훈련시키기 위해서다. 한화는 현재 1,800명의 현지 조선소 인력을 2030년까지 3,000명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HD현대도 서울대·미시간대와 협약을 맺고 한국 조선소에서 기술훈련을 시켜 미국으로 보내는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한 조선업체 임원은 “미국 조선소에 가보니, 한국이 1970~80년대에나 쓰던 용접기를 쓰고 있다”며 “시설 현대화 외에도 인력을 뽑고 가르치는 게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저임금의 해외 인력 투입이 가능한 제도를 신설하게 해달라는 등 현지 지원책을 미국 정부에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 인력을 열심히 육성한다 해도 미국 조선소에서 고부가가치 선박을 건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제작한 선박 블록을 미국 조선소에서 조립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 조선소의 문턱을 낮춰야 하는데 만만치 않다. 양국 정부 간 협의와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건조해 미국 승무원이 운항하는 상선만 미국 항구에 입출항하도록 규제한 ‘존스법’ 개정이 대표적이다. 이 법은 글로벌 경쟁을 차단해 미국 조선소들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든 법으로 꼽힌다.

미 군함은 미국 내에서만 건조하도록 제한한 ‘반스-톨레프슨 수정법’도 걸림돌이다. 중국의 해군력 증강을 의식하는 미 의회는 이 법의 예외를 인정하고 동맹국 조선소에서 군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해국 준비태세 보장법’을 지난 2월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 조선사들은 한·미 양쪽 조선소에서 배를 건조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한·미 조선산업 협력증진 및 지원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해 국내에서 미 군함 등을 건조할 수 있는 방산기지 특별구역을 지정하자고 제안했다.

한국 조선업계는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 조선업이 미국에 진출했을 때 과실을 기대한다. 특히, 대기업의 미국 진출과 함께 선박 엔진 등 기자재의 공급망 시장 확장 효과가 클 수 있다고 본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다들 어디에 썼을까
정부가 지난 7월 21일부터 전국민에게 지급을 시작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시행 첫 주부터 소상공인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데이터(KCD)는 전국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시작된 1주차 전국 소상공인의 평균 주간 카드 평균 매출이 전주 대비 약 2.2%, 전년 동기 대비 약 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책 시행 초기부터 소상공인 매장에 실질적인 소비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신용데이터가 분류하는 업종 기준으로 유통업의 매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1주차 기준 유통업종의 평균 매출은 전주 대비 12% 상승했다. 유통업의 세부 업종에서는 안경점이 전주 대비 약 56.8% 증가해 가장 큰 평균 매출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패션, 의류 분야의 매출이 28.4% 증가했으며 이어 면 요리 전문점, 외국어 학원, 피자, 초밥·롤 전문점, 미용업 순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비스업 매출은 지난주 보다 평균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최근 이어지는 폭염과 7월 말 휴가 기간이 겹치면서 반등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별 광역 단체별로 살펴보면 경남, 전북, 강원, 충남, 울산, 대구 순으로 지난주 대비 매출이 증가했으나 서울과 제주는 상대적으로 평균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다시 구 별로 분석한 결과 전주 대비 평균 매출이 증가한 지역은 중랑구, 은평구, 강북구 순으로 나타났으며 전주 대비 평균 매출이 감소한 지역은 강남구, 서초구, 중구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서민·지방의 소비 역량 증대를 통해, 소상공인 매출 증가를 이끌어내고 있음이 나타났다”며 “유통, 외식, 미용 분야 등 생활 밀착 업종에서 뚜렷한 매출의 변화가 나타난 만큼 정책이 더 많은 골목상권 회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재범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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