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목요일 오후> 모두 헤쳐 모여!

  • 전재범 기자
  • 기사 입력 : 2025-08-14 09:01:32
  • x

최근 다단계판매업계의 2024년 매출이 공개됐다. 업계의 매출액은 2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며 무덤덤해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렇게까지 떨어질 줄은 몰랐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약 2년간 1조 원에 가까운 매출이 증발했기 때문이다. 

어느 산업이나 그렇듯이 매출의 희비쌍곡선은 있기 마련이다. 다단계판매산업 역시 급전직하의 모습을 보였던 시절이 있었고, 최대 매출을 달성하면서 대중과 언론의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결과에 대해 너무 망연자실하지 않았으면 한다. 실패와 패배의 경험이, 또 지금의 위기는 반드시 우리 업계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자산과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나라와 달리 최근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부 아시아 지역은 직접판매의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한때 직접판매산업 2위에 올라서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한국 시장은 어느 순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부진의 원인으로 불경기, 정치적 상황 등등 갖다 붙일 수 있는 이유는 거의 모두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선뜻 납득이 되지는 않는다. 일각에서는 다단계산업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국내 경제가 불안정한 것은 정치적인 원인도 있지만, 관세 협상이라는 난데없는 국면에 봉착하면서 이러한 불안정성이 더 커지기도 했다. 여기에 러·우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이어 태국-캄보디아 분쟁 등 국제 정세 역시 국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다단계판매산업 종사자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단계판매에 관한 인식을 100% 긍정적으로 바꿀 수는 없겠지만, 막연한 부정적인 인식을 미약하게나마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현재 양 공제조합과 공정위가 진행하고 있는 ‘불법 피라미드 근절 캠페인’은 정말 좋은 인식 개선 캠페인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불법 피라미드에 대한 정보를 알려줌과 동시에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수 있고, 다단계판매는 불법 피라미드가 아니라는 인식 역시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필자가 최근 만났던 30~40대 지인들은 다단계판매업체의 제품은 익히 알고 있지만, 이것을 판매하는 기업이 다단계판매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제품이야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알게 됐고, 또 애용하고 있지만 기업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단계판매기업들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각종 온라인 플랫폼에 광고를 내기 시작했지만, 과거에는 판매원들이 직접 제품을 홍보하므로 별도의 광고가 필요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따라 전략 조정이 필요하다.

오늘날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는데, 여전히 ‘직접 대면’ 방식에 의존하는 판매 구조는 MZ세대에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향후 10년 뒤 MZ세대가 경제 활동의 중심이 되면, 새 환경에 맞춘 새로운 판매 방식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SNS 라이브 방송, 단기 팝업스토어, 공동 구매 플랫폼 등을 적극 활용해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는 것이다. 물론 이를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시도를 반복한다면 ‘충성 MZ 고객’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지 않을까?

오프라인 방식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다른 판매원들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고, 컨벤션이나 인센티브 트립과 같은 행사는 오프라인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온라인 컨벤션은 감동을 전달하기 어렵고, 온라인 트립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직접 만나 제품 사용 후기를 들려주고, 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MZ세대에도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온라인 접점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다단계판매의 본질인 오프라인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다. 이는 서로 상반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미개척지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 한 사람이 도전하면 그것은 시도에 그치지만, 모두가 함께하면 길이 열린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처럼 업계가 단결해 나아갈 방향을 논의한다면 분명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 전가를 멈추는 일이다. ‘나라 탓’, ‘경제 탓’ 등 외부 요인만을 지목한다면 발전은 없다. 업계가 스스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정부 규제나 외부 환경 변화에 휘둘리기보다, 소비자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제품과 서비스 품질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인 생존 전략이 될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일수록, 준비된 자만이 다음 성장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고대 철학자 탈레스가 말했듯 “가장 위대한 지혜는 자신을 아는 것”이다. 자아성찰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 단체, 산업 전체에 필요하다. 이번 매출 부진이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업계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전재범 기자mknews@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