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의 ‘6.27 대출규제’ 약발 끝났나?
서울 집값 ↑, 신고가 거래, 매매 거래량 급감 등 보여
Weekly 유통 경제

강력한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한 ‘6.27 대출규제’가 시행된 지 6주 차에 접어들면서 안정을 찾아가던 서울 집값 상승 폭이 다시 소폭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 분당은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경기도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다.
지난 8월 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4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주 전과 동일한 상승률을 보였다. 수도권(0.04%→0.05%)은 상승 폭이 커졌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를 살펴보면 대출 규제 후인 6월 30일 0.07%→7월 7일 0.04%→7월 14일 0.02%→7월 21일 0.01%→8월 4일 0.01%로 대체로 상승 폭이 줄어드는 가운데 3주째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0.12%→0.14%)은 상승 폭이 확대됐다. 6.27 대출규제 전 상승률이 최고 0.43%를 기록한 후 6월 30일 0.40%→7월 7일 0.29%→7월 14일 0.19%→7월 21일 0.16%→7월 28일 0.12%로 5주 연속 하락했으나 8월 4일 0.14%로 0.2%p 올랐다.
자치구별로 보면 송파구(0.38%)가 잠실·송파동 역세권, 성동구(0.33%)는 금호·옥수동 위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광진구(0.24%)는 구의·광장동 학군지, 용산구(0.22%)는 문배·서빙고동 위주로 올랐다. 전주 대비 하락한 구는 없었다.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6차 전용 144㎡는 지난달 14일 81억 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보다 5억 원 높은 가격으로 신고가를 찍었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 전용 131㎡는 지난달 30일 20억 5,000만 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다. 이로 인해 6.27 대출규제 약발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 8월 11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7월 전국 아파트 상승 거래 비중은 44.4%로 6월 대비 2.1%p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하락 거래 비중은 38.4%에서 41.8%로 3.4%p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상승 거래 비중은 45%에서 6월(48.1%) 대비 3.1%p 줄었다. 하락 거래 비중은 35.1%에서 39.2%로 4.1%p 상승했다.
수도권 공급 부족 문제도 집값 상승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8월 6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올해 14만 5,237가구에서 2026년 11만 1,470가구, 2027년에는 10만 5,100가구로 감소한다. 전문가들은 가을 이사철 전세 수요가 급증하기 전 정부가 수도권 공급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에 반해 매매 거래량은 급감한 상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518건으로 6월(1만 1,985건)의 29.4% 수준에 그쳤다. 아직 신고기한이 남았지만 1월(3,514건)과 더불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거래량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6.27 대출규제의 후속 조치로 공급대책을 이르면 이달 중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기 5년 내 공급 가능한 대책으로는 지구계획 승인과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인 3기 신도시의 조기 공급을 비롯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제시됐던 공공주도 도심복합사업과 공공재개발 등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 2020년 8.4부동산 대책에서 언급된 유휴부지 개발 및 국공유지 활용 방안도 이재명 정부의 첫 주택공급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최근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기간을 평균 18.5년에서 13년으로 단축하는 공급 촉진 방안을 발표하며 사업 속도전에 힘을 싣고 있다.
한편, 6.27 대출규제가 ‘예대금리차’를 키우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대출 문턱을 높인 정책 기조 속에서 은행들이 고금리 구조를 유지해 금융당국이 의도치 않게 ‘이자장사’를 부추기는 결과가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6월 말 기준 평균 1.42%였다. 지난해 6월 대비 약 3배 커진 수치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후 지난 3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이러한 배경에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자산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6억 원으로 제한한 ‘6.27 대출 규제’가 있다. 금융권에서는 “대출 문턱을 높이라는 정부의 요구와 금리를 내리라는 요청은 현실적으로 양립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먹거리 물가, 끝도 없이 오른다
지난 7월 먹거리 물가가 1년 중 가장 많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7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125.75(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2.1%)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까지 2~3%를 유지하다 최근 두 달 연속 3%대 중반을 나타내고 있다. 폭염·폭우 등 이상기온 현상이 지속되고, 가공식품 출고가가 줄줄이 인상된 여파로 풀이된다.
식료품 중 어류 및 수산(7.2%)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두 달 연속 상승률이 7%대에서 고공행진하며 2023년 7월(7.5%)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오징어채(42.9%), 조기(13.4%), 고등어(12.6%)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빵 및 곡물(6.6%)도 2023년 9월(6.9%)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쌀(7.6%)은 2024년 3월(7.7%) 이후 1년 4개월 만에 다시 7%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라면(6.5%)은 3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과자·빙과류 및 당류(5%), 기타 식료품(4.7%), 우유·치즈 및 계란(3.6%) 등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 비주류 음료에서는 커피·차 및 코코아(13.5%), 생수·청량음료·과일주스 및 채소주스(3.4%) 가격이 비교적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이미 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최근 먹거리·교통 등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물가가 더 올라 서민 삶이 더 팍팍해졌다”며 “내부 유통망, 글로벌 공급망 등 대내외적 물가 상승 요인을 전반적으로 손을 봐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8월 초 수출, 전년比 4.3% 감소
8월 초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주요 시장인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으로의 수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특히 최근 관세 협상으로 상호관세(15%)가 확정된 미국으로의 수출이 14% 이상 줄었다.
관세청이 지난 8월 1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이 14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조업일수는 하루 적었다. 1~10일 수입은 159억 달러로 13.6% 줄었으며, 무역수지는 11억 7,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해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반도체의 수출 비중은 26.5%로, 전년 동기 대비 3.9%p 상승했다.
관세 인상으로 감소가 우려됐던 자동차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선박 수출은 81.3% 늘었다. 반면, 석유제품(-19.4%)과 무선통신기기(-4.5%)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수출이 주요국에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으며, 미국은 14.2%, EU는 34.8% 감소했다. 이들 상위 3개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절반에 달하는 44.8% 수준이다.
이외에도 일본(-20.3%), 홍콩(-51.4%), 인도(-22.4%), 말레이시아(-7.7%) 등으로의 수출도 줄었다. 반면 베트남(4.1%), 대만(47.4%), 싱가포르(162.5%) 등 국가로의 수출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이로드롭 타는 환율
최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하루 10원 가까이 변동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7거래일 동안 10원 안팎의 변동폭을 기록한 날은 절반을 넘는다. 미국의 고용 쇼크와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내 균열 등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 그리고 국내 세제 개편안 등 변수들이 맞물리면서 환율 변동성이 고조된 결과다.
특히 최근 연준 내 비둘기파 인사 합류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금리 기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향후 환율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배경으로 미국의 경기 균열 가능성과 연준 내부 균열로 인한 금리 인하 등을 주요 변수로 지목한다. 원화값 변동 요인으로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따른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움직임이 꼽힌다.
지난달 7월 연방 공개시장위원회에서의 금리 동결은 달러지수를 100선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지며, 이달 1일 환율은 14.4원 급등해 5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달 4일 예상치를 크게 벗어난 고용 쇼크에 상황은 반전됐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치솟으며 16.2원 급락한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전망은 일주일 전 61%에서 90%대로 올라왔다. 달러지수도 98선으로 밀려났다.
그러다 연준 내 구성원 변화에 환율은 또 출렁였다. 중도 사퇴한 쿠글러 이사 후임으로 스티븐 미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이 지명됐다. 공개적으로 인하 의견을 내고 있는 크리스토퍼 윌러 이사도 후임 연준 의장으로 거론됐다.
또 미·러 정상회담도 변수다. 회담이 성사되고 우크라이나 종전이 현실화되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며 안전 자산인 달러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이는 환율 하락 압력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반면 회담 무산이나 성과가 제한적일 경우 불확실성 확대로 달러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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