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후> 다단계판매는 여전히 살아 있다
2024년 다단계판매 시장의 매출이 4조 5,373억 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8.5% 하락했다는 소식은 업계 종사자들뿐 아니라 외부에도 적잖은 충격을 줬다.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등록 판매원 수 역시 약 687만 명으로 4.6% 감소했다.
수치로만 보면 산업이 쇠퇴한 것 아니냐고 해석할 수 있으나, 다단계판매산업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먼저 매출 구조를 보면 상위 10개사가 전체 시장 매출의 78%를 차지한다. 이들 업체는 한국암웨이, 애터미,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 뉴스킨코리아, 유니시티코리아, 한국허벌라이프, 유사나헬스사이언스코리아,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 비아블, 매나테크코리아 등이다. 그중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와 비아블은 각각 7.34%, 15.27%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별 분포도 흥미롭다. 전체 등록업체 중 1,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린 7개사가 시장의 73%를 차지한 반면, 100억 원 미만 업체 65곳은 4.4%에 불과하다.
또 2023년과 비교했을 때 상위권 기업의 순위가 크게 변동이 없다. 이는 다단계판매산업에도 규모의 경제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대기업화, 전문화, 안정화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또, 상위권 업체 중에서는 비교적 뒤늦게 영업을 시작한 비아블의 성장 사례를 보면, 후발주자나 영세업체에 반드시 뼈아픈 현실만은 아닐 것이다.
판매원 구조를 살펴보면 2024년 기준 등록 판매원 수는 687만 명. 이 가운데 후원수당을 받은 판매원은 115만 명으로 16.7%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다수의 언론은 “다단계판매원 10명 중 8명은 0원을 받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중복 가입자, 휴면계정, 자가소비 목적 가입자까지 모두 판매원으로 분류해서 발생하는 문제다. 오히려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판매원으로 등록하는 소비자 회원이 늘고 있고, 다단계판매가 점차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봐야 합리적일 것이다.
억대 연봉자 통계도 눈길을 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연 1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판매원은 1,736명이다. 전년보다 158명 줄었지만 여전히 서민이 맨주먹으로 억대 연봉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의 창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암웨이 389명, 애터미 352명,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 204명, 뉴스킨코리아 100명, 한국허벌라이프 82명, 유니시티코리아 78명 등이 억대 연봉자를 배출한 상위 업체다.
그렇다면 왜 매출과 판매원 수는 줄어들까? 업계에 따르면 가장 큰 원인으로 후원수당 지급률 제한을 꼽는다. 방문판매법에 따라 다단계판매업체는 매출의 35%를 초과한 후원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 게다가 인센티브 트립, 교육비 등 모든 형태의 경제적 이익을 후원수당에 포함시키다 보니 실제로는 35%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선진국, 심지어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후원수당 지급률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한 글로벌 업체의 리더는 “사행성 방지라는 명분 아래 정작 기업 몫만 커지고 판매원 몫은 줄어드는 구조가 과연 타당한가”라고 반문했다. 해외기업의 판매원들과 똑같이 일을 하지만 받아가는 후원수당은 다르다 보니 사업자들이 일을 해야 하는 동기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 또, 일부 사업자들은 이러한 제한이 없는 불법 업체에 뛰어들기도 한다. 합법적인 다단계판매의 위축이 불법 확산으로 이어지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단계판매는 여전히 충분히 매력적인 산업이다. 일단 진입장벽이 낮다. 누구나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으며, 특별한 학력이나 경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 성과 기반의 보상이 명확하다. 일반적인 직장에서는 연공서열, 인사평가 등등을 바탕으로 하지만, 다단계판매에서는 실적이 곧바로 후원수당으로 연결된다.
다단계판매의 매출 하락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억대 연봉자 1,736명이 존재한다는 사실, 수백만 명의 판매원이 생계와 꿈을 걸고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다단계판매산업의 공정하고 투명한 매력을 증명한다.
영국의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은 “성공이란 최종적인 것도, 실패가 치명적인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계속할 용기”라고 말했다. 여전히 수많은 판매원들이 지금도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버티고 있고 또 다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누군가는 새로운 소비자를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문전박대를 당하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꽤 큰돈을 벌어 늘어나는 자식들의 식비.학원비를 충당할 것이고, 누군가는 자영업으로 실패한 삶을 조금씩 역전시켜나가고 있을 것이다. 매출액에는 집계되지 않는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또 다시 업계에 활력을 심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다단계판매는 여전히 살아 있다.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TOP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