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간신이란 무엇인가?
간신을 구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유일한 정답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몰라도 대체로 국가와 조직을 위해 일하는 자를 충신이라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자를 간신이라고 한다. 간신은 세종대왕 시절에도 있었고 연산군 시절에도 있었으며, 노무현 치하에서도 있었고 윤석열 집권기에도 있었다.
대소를 막론하고 모든 조직에는 충신과 간신이 있게 마련이다. 지나치게 충직한 신하는 경색을 초래하고, 지나치게 간사한 신하는 분란과 절멸을 초래한다. 그리하여 리더에게 가장 크게 요구되는 것이 심안이며 혜안이다.
누군가를 지혜롭다고 할 때 첫손가락에 꼽는 능력이 사람을 보는 눈이다. 사람을 본다는 말은 단 한 번 척 보고 아는 것이 아니라 함께 부대끼는 과정에서 알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부대끼면서도 사람을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리더는 조직에 먹구름을 드리우게 마련이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명석한 간신의 수작에 함께 놀아나는 리더는 비록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폭력적인 성향이 없다고 하더라도 폭군의 범주에 든다. 고조선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가장 무능했던 왕으로 알려진 선조는 연산군과 같은 막무가내는 아니었으나 폭군이며 우군(愚君)이었다.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타고난 복이기도 하다. 인복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과 만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만나게 돼 있다. 유유상종이라는 말도 역사 이전부터 총합한 확률을 문자로 표현했을 뿐이다.
우리가 드나드는 업계에도 간신이 적지 않다. 조직을 위해 일하지 않고 보신에만 열정을 쏟는 사람을 심심찮게 만난다. 놀라운 것은 그들은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자신을 포함해 그로부터 파생된 식솔들의 안녕을 위해 일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선순위에 있어 조직이 개인에 밀린다는 것은 팀워크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한다. 이러한 상황은 마치 작은 흠집이 결국 전체를 썩게 만드는 과일과 같이 조직 전체가 이기적 집단으로 변질할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높이게 된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간신이 발호하는 것은 리더 자신의 취향이 충신보다는 간신에 좀 더 친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간신은 설탕을 찾아내는 개미 떼나 오물에 열광하는 구더기처럼 폭군과 우군을 기가 막히게 찾아낸다.
만약 조직에 간신이 서식하는 게 느껴진다면 리더 자신이 간신 취향은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많은 리더들은 구중심처에 유폐된 채 간신의 전언으로만 세상을 파악하는 경향도 있다.
특히 스스로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하는 자, 바깥 세상에서 방귀깨나 뀌어본 자들일수록 이러한 자가당착에 빠질 확률이 높다. 인간의 비애가 시작되는 순간이 바로 입에 발린 소리에 활짝 귀가 열리는 때라고 하지 않는가.
조직이란 팀워크를 전제로 한다. 공동의 목표와 공동의 이익을 향해 각자가 지닌 기량을 조화롭게 펼쳐나가는 것이 곧 사회생활이면서 회사생활이기도 하다.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나아가는 길에서 맨 먼저 길을 잡고, 구성원들이 지치거나 도태되지 않도록 이끄는 자가 바로 리더다. 그의 앞에 은밀하게 나타나 그릇된 지도를 펼쳐 보이는 자들을 얼마나 단호하게 제어하고 제거할 수 있느냐에서 리더의 역량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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