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나는 보약, 더덕의 모든 것
<건강 생활>

더덕은 도라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서 오래 전부터 식용·약용·관상용으로 이용해 왔다. 한방에서는 사삼(沙蔘)·토당삼(土黨蔘)·백삼(白蔘) 등으로 불리며 귀한 약재로 자리 잡았다. 우리 조상들은 산에서 더덕을 발견하면 귀한 보물을 찾은 듯이 아꼈고, 몸이 허하거나 기침이 심할 때 더덕 달인 물을 복용하기도 했다.
섬유질 풍부한 ‘산에서 나는 고기’
더덕은 전국 각지의 습기 있는 깊은 산 어디에나 분포하며 군락을 이루는 특성이 있다. 다른 덩굴식물과 마찬가지로 줄기가 2m 이상 뻗어 올라가며, 주변 풀이나 나무를 감아 오르며 성장한다. 장타원형의 잎이 어긋나게 나고, 줄기의 곳곳에는 4장의 잎이 모여난다. 여름철에는 줄기 끝에 종 모양의 꽃이 피는데, 꽃 지름은 2.5㎝ 정도로 작고, 겉은 초록빛을 띠며 안쪽에는 자갈색 반점이 있어 은은한 아름다움을 풍긴다. 꽃이 진 뒤에는 원뿔 모양의 열매가 달리는데, 이 또한 산속 풍경의 일부로 자리한다.
이러한 생태적 특징은 단순히 식물학적인 흥미를 넘어서 인간의 삶과도 깊게 맞닿아 있다. 예부터 산을 오르던 이들이 더덕의 덩굴을 보고 뿌리의 위치를 짐작해 캐내곤 했는데, 이 과정이 마치 보물을 찾는 듯한 경험이었다고 전해진다.
더덕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씹는 맛이 좋아 ‘산에서 나는 고기’라는 별칭을 얻었다. 옛 시절에는 육류를 쉽게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더덕은 단백질 보충의 대체 식품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특히 더덕 특유의 쌉싸래한 맛은 입맛을 돋우고,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웠을 때는 특유의 향과 어우러져 술안주나 밥반찬으로 사랑받아 왔다.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더덕을 약재로 사용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산삼 못지않은 약효가 있다고 믿어 ‘사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단순히 민간 신앙적 믿음이 아니라, 실제로 더덕 뿌리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호흡기 질환에 도움을 주고 몸을 보하는 효능을 지니기 때문이다.
더덕의 쌉싸래한 맛은 처음에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씹을수록 은근한 단맛이 배어나와 특유의 풍미를 만든다. 이 맛 덕분에 더덕은 입맛이 없을 때 반찬으로 곁들이면 효과적이며, 산행이나 농번기 같은 힘든 노동 뒤에 먹으면 피로가 풀린다고 했다.
기침.가래.열 완화…‘디톡스’ 효과도
더덕에는 인삼의 주요 성분으로 알려진 사포닌이 들어 있어 기관지 점액 분비를 촉진하고 폐와 기관지를 촉촉하게 지켜준다. 덕분에 기침이나 가래를 완화하고, 열을 내리며, 몸속 독소를 풀어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잦은 계절에 더덕차나 더덕무침을 즐겨 먹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다.
뿐만 아니라 더덕에는 비타민B1, B2, B6, C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로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칼슘과 섬유질은 뼈를 튼튼히 하고 장 건강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 연구에서는 더덕의 에탄올 추출물이 항산화 효과를 보여 노화를 늦추고 세포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나왔다.
특히 더덕은 폐·신장·비장을 튼튼하게 하는 식품으로 전해져 왔다. 전통적으로는 폐의 열을 내리고 활동을 강화하여 호흡을 원활하게 해준다고 믿었으며, 실제 임상적으로도 신경성 고혈압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보고된 바 있다.
좋은 더덕을 고르는 방법
좋은 더덕을 고르려면 몇 가지 기준이 있다. 뿌리가 희고 굵으며 곧게 뻗은 것이 최상급으로 꼽힌다. 겉의 주름이 깊지 않고 잔뿌리가 적은 것이 좋으며, 잘랐을 때 흰 즙액이 풍부하게 나오고 내부에 심이 없는 것이 맛과 향이 뛰어나다. 머리 부분이 짧을수록 질기지 않고 향이 진하다.
손질할 때는 먼저 흙을 깨끗이 씻어내고 칼집을 내어 껍질을 벗긴다. 껍질째 불에 살짝 구우면 쉽게 벗겨지며, 채칼은 속살까지 깎여 나가므로 쓰지 않는 편이 낫다. 또, 사포닌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오랫동안 물에 담가 두면 성분이 손실된다. 따라서 소금물에 잠시 담가 쓴맛만 줄이고 바로 조리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보관할 때는 10℃ 정도의 서늘한 온도가 가장 좋다. 젖은 신문지에 싸서 냉장 보관하면 오랫동안 마르지 않고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껍질을 벗긴 더덕은 빠른 시일 내에 섭취해야 하며, 남은 것은 말려 보관하면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더덕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해 온 약이자 음식이다. 산삼에 버금가는 효능과 특유의 향, 풍부한 영양은 더덕을 단순한 뿌리식물이 아닌 산의 보물로 만들었다. 전통 속에서 보약으로 쓰이던 더덕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밥상을 풍성하게 하며, 현대적 연구를 통해 건강 기능 식품으로서의 가능성까지 확장되고 있다.
다양한 조리와 활용
더덕구이: 쓴맛을 뺀 더덕에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워낸 것으로, 쌉싸래한 맛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진다.
더덕자반: 손질한 더덕에 찹쌀풀을 입혀 말린 뒤 기름에 지져낸 것으로 저장성이 뛰어나 옛날부터 귀한 밑반찬으로 사용됐다.
더덕장아찌: 꾸덕꾸덕하게 말린 더덕을 고추장 속에 넣어 숙성시키면 특유의 향과 매운맛이 배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별미가 된다.
더덕술: 날것이나 말린 더덕을 잘게 썰어 소주에 담가 숙성시킨 술은 자양강장 효과가 크다고 전해진다.
이외에도 더덕은 무침, 튀김, 나물,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에 응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더덕을 원료로 한 건강식품이나 음료도 등장해 현대인의 웰빙 식문화와 접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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