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찰 존재감 스스로 입증해야
국가수사본부가 사기 및 유사수신 행위, 불법 피라미드 등 각종 투자사기에 대해 9월 1일부터 특별단속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코인 사기와 FX마진거래 등 민생을 좀먹는 사기 범죄를 집중 단속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새 정권이 공직 기강 잡기에 고삐를 죄자 보도자료를 통해 일단 면피를 해보자는 심사는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도 없지 않다. 이번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져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모든 의혹도 불식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번에도 그저 구호에 그치거나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수십 년째 이어진 검찰의 부당하고 불법적인 수사 관행으로 인해 경찰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해졌다. 대부분의 국민들 또한 검찰에서 독식해 온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되고, 막강한 권력이 분산되는 데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연 경찰이 검찰만큼 수사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검찰과 마찬가지로 부정 부당한 집단으로 전락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검찰이 거대한 악이라면 경찰 또한 그만큼 거대하지는 않으나 소소하게 여겨지는 사건에 대해 못지 않은 악행을 저질러 왔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등을 비롯한 여러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바꿔치기한다든지, 불성실한 조사와 자의적인 무혐의 처분을 남발하기도 했으므로 경찰의 역할이 커지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다단계판매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불법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음에도 왜 수사를 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해 한다. 지금도 테헤란로 오피스텔에는 각각의 방마다 코인이며 FX며, 각종 불법 펀드 조직들이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왜 경찰은 외면하는 것인지 궁금해 한다. 경찰의 수사라는 것이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좀처럼 진행하기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피해자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 기간을 정해놨으니 뭐라도 한 건 하기는 할 것으로 보이지만, 저간의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저러다 말겠거니 지레짐작한다.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유사한 범죄에 대응해 온 경찰의 자세를 익히 알기 때문이다.
브이글로벌, 시더스 등등 너무나도 명백한 범죄 현장을 어물쩍 넘기다 최대한의 피해자가 발생한 이후 여론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수사를 시작한 전력도 수두룩하다. 이런한 과오를 생각한다면 경찰이 과연 새 정부의 의도에 제대로 부합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조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 조직, 어떤 집단도 처음부터 원활하게 작동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그래도 믿고 맡겨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기는 하다.
20~30년 전의 경찰과 지금의 경찰을 비교해 보면 그들이 얼마나 발전하고 개과천선한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때 당시만 해도 교통단속 경찰관에게 돈을 뜯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또 심야영업 제한이 있었을 때에는 유흥업소는 그들에게 노다지나 마찬가지였다. 그러한 관행들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드러내놓고 부정을 저지르지는 않는 수준까지는 온 것 같다. 이번 특별 단속을 통해 얼마나 성과를 낼지 알 수 없지만 경찰의 신뢰를 판정하는 바로미터로 삼을 수는 있을 것이다.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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