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따뜻하게, 면역력을 지키는 생강
<건강 생활>

생강은 인류의 식탁과 약상자를 동시에 채워온 가장 오래된 향신식물 가운데 하나다. 동남아시아를 원산지로 하는 생강은 인도와 중국, 나이지리아 등에서 대량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전북 완주군과 충남 서산시, 경북 안동시 등지에서 주산지를 형성하며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 우리 밥상에서는 김치나 젓갈, 생선 요리의 잡내를 잡아주는 조미료로, 한방에서는 기침과 감기를 다스리는 약재로 오랜 세월 활용돼 왔다.
생강의 성분과 생리활성물질
생강은 전체 무게의 8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단백질, 당질, 지방질을 비롯해 다양한 무기질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생강 특유의 향기와 매운맛을 내는 여러 생리활성물질인데, 대표적으로 진저롤과 쇼가올, 그리고 진저론이 있다. 진저롤은 강력한 항염과 항산화 효과를 가져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며, 쇼가올은 체내 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효능으로 알려져 있다. 진저론은 특유의 매운맛을 내는 동시에 소화 기능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이 세 가지 성분이 조화를 이루며 생강을 ‘자연이 주는 천연 약제’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생강은 감기와 호흡기 질환에 오래전부터 쓰여 왔다. 초기에 생강차를 마시면 몸을 따뜻하게 하여 감기를 예방하고, 묵은 생강을 은박지에 싸서 구운 뒤 뜨거운 물에 우리면 가래와 기침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편도선염이나 기관지염에는 생강을 갈아 가제에 넓게 펴 목에 감싸 두는 방법이 민간요법으로 전해 내려왔고, 관절염이나 류머티즘, 요통이나 어깨 결림 같은 근육통에는 생강을 데워 습포로 활용하면 통증이 완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생강잎을 잘라 헝겊주머니에 담아 욕조에 넣고 목욕하면 근육통과 피로가 풀리는 효과가 있으며, 생강을 설탕에 재워 건조시킨 과자나 반찬으로 활용하면 입맛을 돋워주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장어구이나 장어초밥과 함께 생강이 곁들여지는 것도 이런 효능과 더불어 서로 잘 어울리는 식재료 궁합 덕분이다.
예로부터 인정받은 만병통치 식품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생강을 오한과 발열, 두통, 구토, 기침, 가래와 같은 증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해 왔다. 식중독으로 인한 복통과 설사에도 생강 달인 물을 차처럼 마시는 방법이 쓰였다. 현대 연구에서는 이러한 전통적 지식이 과학적 근거를 가진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생강은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고, 심장 박동을 흥분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며, 항균 작용을 통해 세균의 성장을 억제한다. 더 나아가 혈액의 점도를 낮추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점도 밝혀졌다. 결국 생강은 향신료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인체의 대사와 면역 체계 전반에 작용하는 다기능성 식물임을 알 수 있다.
생강은 다년생 초본식물로 주로 영양번식을 통해 재배된다. 생육에 적합한 온도는 25도에서 28도이며, 한여름에는 일정 부분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 배수가 잘되는 기름진 토양에서 잘 자라지만, 지하수위가 높거나 건조한 곳은 피해야 한다.
문제는 생강이 재배되는 과정에서 뿌리썩음병 같은 곰팡이 질환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는 토양 전염성으로, 피시움이나 푸사리움과 같은 곰팡이가 원인이다. 특히 푸사리움균 일부는 인체와 가축에 독성을 유발하는 곰팡이 독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곰팡이는 생강을 수확한 후에도 토양과 표면에 남아 저장 과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생강은 윤작재배가 권장된다.
저장 과정에서도 생강의 품질을 지키려면 온도와 습도가 핵심 조건이다. 10도 이하에서는 저온 장해가 생겨 쉽게 부패하고, 18도 이상에서는 발아가 일어나 상품성을 잃는다. 습도 역시 90% 이하에서는 곰팡이에 의한 부패가 늘어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13도의 온도와 95%의 상대습도 조건에서 저장했을 때 붉은곰팡이 발생률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강을 안전하게 6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는 최적 조건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고품질 생강 출하에도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되고 있다.
좋은 생강을 고르고 싱싱하게 보관하는 방법
생강을 고를 때는 황토흙에서 자란 육질이 단단하고 발이 굵으며 껍질이 쉽게 벗겨지는 것이 좋다. 매운맛과 향기가 강하며 울퉁불퉁한 모양에 여러 조각이 붙은 덩어리가 품질이 뛰어나다. 일정한 크기와 모양을 가진 생강은 섬유질이 적고 연하며 싱싱하다.
보관할 때는 섭취 시기에 따라 방법을 달리하는 것이 좋다. 며칠 안에 먹을 양은 다듬어 비닐이나 젖은 행주에 싸서 냉장 보관하고, 장기간 보관하려면 흙이 묻은 상태로 신문지에 싸서 흙이나 모래 속에 묻어두는 것이 좋다.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 보관할 때는 공기가 흐를 수 있도록 작은 구멍을 내는 것이 생강의 싱싱함을 오래 유지하는 비결이다.
생강은 김치와 젓갈, 생선찌개 등에서 잡내를 없애고 깊은 풍미를 더하는 역할을 하며, 서양에서는 빵과 과자, 카레와 소스, 피클에 향신료로 활용된다. 음료로는 따뜻한 생강차와 대추를 더한 생강대추차, 술에 절여 만든 생강주가 있으며, 요리에서는 돼지고기구이에 생강채를 곁들이거나 장어구이에 함께 내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이렇게 생강은 어떤 음식과 만나든 특유의 향과 맛으로 재료의 가치를 높이고, 동시에 몸을 따뜻하게 하여 건강을 보살피는 역할까지 한다.
생강은 위액 분비를 촉진하여 소화를 돕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위 점막을 자극할 수 있다. 따라서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면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열이 많은 체질이거나 열감기에 걸린 경우에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이 있어 치질이나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처럼 출혈성 질환을 가진 사람이라면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TOP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