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美 관세 피해 수출 실적 올렸더니…불법?

  • 전재범 기자
  • 기사 입력 : 2025-09-05 08:59:26
  • x

8월 수출 1.3%↑…반도체·자동차·선박 나란히 올라

Weekly 유통 경제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8월 수출이 전년 대비 1.3% 늘어난 584억 달러로 3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무역은 수출 증가에 더해 수입이 4% 줄면서 65억 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7개월 연속 호조세를 이어갔다.

이번 수출 실적은 역대 8월 중 최대치이며 6월부터 3개월 연속 월별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5.8% 증가한 26억 달러였다.

품목별로는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3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서버용 중심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메모리 고정가격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27.1% 증가한 151억 달러를 기록했고, 사상 최대 수출액을 2개월 만에 경신했다. 자동차 수출도 순수전기차(EV)·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가운데 중고차 수출도 확대되면서 역대 8월 중 최대실적인 55억 달러(+8.6%)를 기록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선박 수출도 2022~2023년 높은 선가로 수주한 선박의 인도가 이어지면서 11.8% 증가한 31억 4,000만 달러의 성과를 보였으며 6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유지했다.

반면 석유제품(41억 7,000만 달러, -4.7%)과 석유화학(33억 8,000만 달러, -18.7%)은 유가 하락과 글로벌 공급과잉 영향으로 수출단가가 하락하면서 감소세가 지속됐다.

한편 15대 주력 품목 외에도 농수산식품(9억 6,000만 달러, +3.2%), 화장품(8억 7,000만 달러, +5.1%), 전기기기(12억 9,000만 달러, +5.6%) 등이 역대 8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우리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지역별로 보면 8월에는 9대 주요지역 중 3개 지역에서 수출이 늘었다. 대아세안 수출은 반도체·선박 호실적에 힘입어 역대 8월 중 최대실적인 108억 9,000만 달러(+11.9%)를 기록,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중동 수출은 1% 증가한 14억 달러로 1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고 대CIS 수출은 0.2% 증가한 11억 2,000만 달러로 6개월 연속 늘었다.

한편 중국과 미국 수출은 줄었다. 대중국 수출은 대다수 품목에서 감소했지만,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월과 보합수준인 110억 1,000만 달러(-2.9%)를 기록했다. 대미국 수출은 자동차·일반기계·철강 등 주력 수출품목이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12% 줄어든 87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주요 관세 예외품목인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는 증가세를 보이며 감소폭을 일부 완화했다. 9대 주요지역 외에도 대만으로의 수출이 호조세에 힘입어 역대 8월 중 최대실적인 43억 8,000만 달러(+39.3%)를 기록했다.

8월 수입은 4% 감소한 518억 9,000만 달러로, 에너지 수입(11억 2,000만 달러)은 12.2% 감소했으며 에너지 외 수입(408억 6,000만 달러)도 1.5% 줄었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29억 3,000만 달러가 증가해 65억 1,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1~8월 누적 흑자 규모는 총 409억 7,000만 달러로 108억 달러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8월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 양대 수출품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보이면서, 3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며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외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확고한 경쟁력과 수출에 대한 집념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관세 조치로 인한 중소·중견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단기 경영지원과 내수 창출을 통한 부담 경감 ▲수출 모멘텀 유지를 위한 시장 다변화 지원 ▲주력·유망 업종의 근원적 경쟁력 강화 등 크게 3가지 축을 중심으로 한 지원대책을 9월 초 발표·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美 관세 불법 판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 등이 미국 항소심 법원에서도 불법 판정을 받으면서 글로벌 무역의 혼란이 더 확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이미 구두로 무역 합의를 한 한국과 일본이 자동차 관세를 더 낮추려 시도하며 협상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역 협상 전문가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우리 교역 파트너들이 틀림없이 멍한 채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지휘하기도 한 그는 “그들 중 다수는 미국과 기본적 무역 합의를 했고 일부는 여전히 협상 중”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행정명령의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지만,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항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0월 14일까지 이번 판결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주 정부와 중소기업들이 제기한 이 소송이 수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무역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트럼프 관세가 불법으로 최종 판결이 날 경우 그동안 체결한 무역 합의가 뒤집히고, 미국 정부가 이미 납부된 수천억 달러의 관세를 환급해 달라는 요구와 씨름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소송을 제기한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법원은 수십억 달러의 관세를 정당화하기 위해 대통령이 가짜 경제 위기를 만들 수 없다고 재차 판결했다”며 환영했다. 그는 “이 관세는 미국인들에 대한 세금”이라며 “이는 일하는 가족과 기업들의 비용을 끌어올려 더 많은 인플레이션과 해고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먹거리 지출 9년만에 최저치 기록
장기간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식료품·음료 등 가구 먹거리 소비가 9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지출은 월평균 42만 3,000원으로 전년 대비 1.8% 늘었다. 하지만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은 34만 1,000원으로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먹거리 지출액 자체는 늘었지만,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제 소비규모는 줄었다는 의미다.

2분기 식료품·음료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9%에 달했다. 가구 먹거리 실질지출은 고물가 현상이 누적되면서 2023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줄었다가 지난해 4분기 1.8% 늘며 반등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증가율이 0.4%로 위축된 뒤 2분기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연말 큰 폭으로 올랐던 환율이 수입 원자재 등에 반영되면서 식품기업들이 출고가를 줄줄이 올렸고 결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써 올해 2분기 먹거리 실질 지출액은 같은 기준으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이전까지 기간을 늘려 비교하면 2016년 2분기(33만 원) 이후 9년 만에 작은 규모다.

식료품·비주류음료는 전체 소비지출의 14%를 차지하는 주요 지출 분야다. 필수 지출인 만큼 소비량을 크게 줄이는 대시 더 싼 대체품을 소비했을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음식점 소비가 눈에 띄게 늘었을 때 식료품 소비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2분기에는 외식비 지출도 소폭 증가 그쳤다.

2분기 가구 식사비 실질 지출은 35만 3,000원으로 전년 대비 0.2% 늘었다. 1분기 0.4% 줄어든 뒤 다시 증가했지만 아직 둔화 흐름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최근 먹거리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먹거리 고물가가 지속된 영향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2020년 1분기부터 최근까지 5년 넘게 전체 물가 수준을 웃돌고 있다. 물가상승분이 쌓이면서 올해 2분기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지수는 125.33까지 올랐다. 전체 물가지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K-배터리, ESS로 돌파구 찾는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전면에 내세워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전기차 중심의 수요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 등으로 성장세가 가파른 ESS 시장을 차세대 먹거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9월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9월 11일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청정에너지 전시회 ‘RE+ 2025’에 참가해 업계 최초로 북미 현지에서 생산되는 각형 폼팩터(form factor) 기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실물로 공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미시간 공장에서 업계 최초로 ESS용 파우치형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고, 이번 전시에서는 북미에서 생산될 예정인 각형 LFP 제품을 공개해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시 주제를 ‘원스톱 ESS 솔루션’으로 정하고 설계부터 생산, 운송,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 경쟁력을 내세운다. 전력망용 JF2 AC/DC 링크 시스템, AI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UPS 배터리, 주택용 ESS 모듈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하며 북미 시장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삼성SDI도 같은 전시회에서 ‘올 아메리칸, 프루븐 앤 레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신제품을 공개한다. 20피트 컨테이너형 일체형 ESS 솔루션인 SBB 시리즈의 최신작 SBB 1.7과 LFP 기반 SBB 2.0이 첫선을 보인다. SBB 1.7은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를 17% 높였고, SBB 2.0은 가격 경쟁력과 장수명을 동시에 확보했다. 두 제품 모두 화재 안전성을 강화한 함침식 소화 기술(EDI)을 적용했다. 삼성SDI는 이 외에도 유럽 전시회에서 혁신상을 받은 UPS 신제품과 열 전파 차단기술을 소개하며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SK온은 미국 조지아 단독공장(SKBA)의 일부 설비를 ESS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는 합작 공장에서 맡기고, 단독공장은 ESS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기업들이 일제히 ESS에 주목하는 것은 미국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노후 인프라 교체, 재생에너지 확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미국 ESS 시장이 올해 36억 8,000만 달러에서 2030년 50억 9,000만 달러로 연평균 6.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책 환경도 국내 기업들에 우호적이다. 미국은 중국산 ESS 배터리에 이미 40.9%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무역법 301조 관세 인상으로 58.4%까지 올라간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중국산을 대신해 한국산 ESS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전기차 배터리는 세액공제 폐지로 수요 위축이 불가피해 ESS가 사실상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개정하면서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다. 전기차 보조금과 같던 세액공제가 없어지면 전기차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고, 전기차와 함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수요 역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도 ESS를 비롯한 새로운 수요처 발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감세법 시행으로 한국산 배터리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며 “국내 배터리 업계는 ESS, 드론, 휴머노이드 로봇 등으로 새로운 수요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 독일·프랑스·네덜란드가 보조금을 축소한 결과 한국산 배터리의 EU 시장 점유율은 2022년 63.5%에서 지난해 48.8%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저가 제품을 앞세워 34.0%에서 47.8%까지 치고 올라왔다.

보고서는 위기 극복을 위해 전기차 외 영역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과 풍력은 청정전력 투자세액공제에서 제외되지만 ESS는 해당돼 보조금 축소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세계 ESS 시장 규모는 2023년 44GWh에서 2030년 506GWh로 커질 전망이며 특히 미국은 노후 전력망 교체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로 가장 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군용 드론 확산은 경량·고밀도 배터리 수요를 늘리고, 인공지능 발전에 따른 인간형 로봇 상용화는 휴머노이드 전용 고성능 배터리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미중 간 휴머노이드 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강점을 지닌 배터리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을 확대해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재범 기자mknews@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