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후> 사기 범죄를 막는 힘은 우리에게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9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피싱 범죄, 인터넷 사기, 유사수신 등 각종 투자사기에 대한 특별단속에 착수한다. 이번 단속은 범정부 대책의 첫 후속 조치로, 5개월간 경찰의 수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범인검거 등 공로자 보상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보상금 지급 한도를 상향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규정된 사기 등 재산 범죄의 경우 2억 원 이하, 불법 다단계의 경우 5,000만 원 이하의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매일 검찰을 사칭한 전화로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었던 보이스피싱부터 많게는 수천억 원에 이르는 피해액을 발생시키는 유사수신, 불법 피라미드 등의 발생률이 감소세로 전환될 수 있는 분기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시민들은 ‘드디어’라는 안도감 섞인 반응과 함께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금융당국·통신사 등을 모두 아우르는 지속적인 협업 체계로 확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단계업계에서도 “시장 정상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청이 집계한 ‘사이버사기범죄 현황’에 따르면 2016년 9만여 건 수준이던 사기 범죄 발생 건수가 2020년에는 무려 17만 4,328건에 달했다. 4년 만에 거의 2배가 증가한 셈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의 집계까지 합해진다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 보이스피싱 범죄는 2024년 3만 3,196건이 발생하며 전년 대비 61% 증가하기도 했다.
사기범죄의 계속되는 증가세에 유관기관과 업체들은 대책을 세우는 데 노력하고 있다. 중고 거래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플랫폼인 당근마켓에서는 지난 9월 8일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도입하여 보다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AI 에이전트는 이용자 게시글, 채팅, 동네인증, 휴대기기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기 패턴을 분석하여 의심 패턴이 감지되면, 그 모니터링 결과를 전문인력에 넘기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토스뱅크도 지난 2021년부터 ‘안심보상제’를 통해 금융사기 및 중고거래 사기 피해 고객의 피해 회복을 지원했다. 2021년 10월에 도입된 이후 지난 8월 말까지 누적 보상 금액이 54억 3,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또 유사수신, 불법 피라미드 등으로 직간접적 피해를 입었던 다단계업계에서도 사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기관이 손을 잡고 노인층 불법 피라미드 피해예방교육 및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진행한 교육에서는 ▲미등록 불법 피라미드 ▲효과 없는 가짜 건강기능식품 ▲원금과 높은 수익 보장 투자 사기 ▲보이스피싱 및 스미싱 등 노인층이 자주 겪는 주요 피해 사례가 집중적으로 소개됐으며 ▲사은품, 무료 관광 현혹 금지 ▲주위 사람과의 상의 ▲환불 방법 숙지 ▲의심 문자(URL) 접속 금지 ▲공제조합 가입 여부 확인 등 피해 예방 요령을 안내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사기 예방에 대한 인식을 정립하는 것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보이지만, 발전하는 사기 수법을 교육만으로 모두 막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특히 디지털 취약계층으로 불리는 노인층은 제도적 보호 장치나 교육 외에도 가족과 지역사회 차원의 돌봄이 병행돼야 한다.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답은 결국 개인의 경계심에 달려 있다. 자기 자신부터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직접적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정부의 단속과 기업의 보상, 단체들의 예방 교육은 우리를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는 문은 스스로 열어야 한다. 우리는 흔히 “나는 다를 것”이라며 도처에서 발호하는 사기 범죄에 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심하지만 사기꾼들은 바로 그 틈을 파고든다. 그렇기에 달콤한 제안이 오더라도 잠시 멈춰보고, 의심하고, 확인해보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국가와 기업, 그리고 여러 단체가 피해 예방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고 한들, 본인이 유혹에 넘어간다면 각종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온라인에서 회자되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은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었던 철학적인 문구이기도 하지만, 사기 범죄의 본질을 드러내는 문구이기도 하다.
사기 범죄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는 사례도 비일비재하지만, 여기에 연루되면서 피해자가 가해자로 전락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어떤 이들은 피해를 입은 만큼 다른 투자처를 통해 투자금을 복구하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기도 한다.
사기 범죄는 늘 새로운 얼굴로 다가오지만, 그것을 막는 힘은 언제나 우리 자신 안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깨닫는 것’, 그것이 가장 든든한 방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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