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이하 식약처)는 2028년부터 화장품 안전성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화장품을 판매하는 연 매출 10억 원 이상의 모든 기업이다. 지난 9월 26일 열린 ‘2025 화장품 위해평가 국제 심포지엄’에서 식약처는 “화장품 원료와 성분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지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안전한 사용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화장품 원료 안전성 자료 의무화…단계적 제도 시행 새 제도에 따라 모든 화장품 원료는 판매 전 안전성 입증 자료를 작성·보관해야 한다. 자료는 책임판매업자가 직접 작성하거나 전문기관에 위탁할 수 있으며, 반드시 자격을 갖춘 ‘안전성 평가자’의 검토·승인을 거쳐야 한다. 다만 수출 전용 제품, 소규모 영세 제조업체, 해외 직구 알선업체 등은 예외로 한다. 자료 보관 기간은 해외(10년)보다 짧은 3년으로 설정됐다. 제도 시행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2025년까지 관련 법령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2028년부터는 매출 10억 원 이상 기업과 신규 품목부터 적용된다. 2031년에는 모든 제품으로 확대해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안전성을 평가하는 평가자의 자격 요건도 구체화 됐다. ▲관련 전공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 ▲전문 교육과정 이수자 ▲전문 교육 과정 학위 과정 유사자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 등 네 가지 경로를 통해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 식약처는 이를 위해 특성화 대학원과 단기 비학위 과정을 운영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또한, 원료 정보 DB 구축, 업계 공동 평가 플랫폼 운영, 평가 가이드라인 마련 등도 추진해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번 규제 강화는 EU, 중국, 미국 등 주요국이 이미 화장품 안전성 평가를 강화하고 있는 흐름과 보조를 맞추려는 조치다. EU는 2019년부터 제품 정보파일과 안전성 평가를 의무화했으며, 중국도 2020년 ‘화장품관리감독조례’ 시행 이후 단계적으로 제도를 도입해 올해 5월부터 모든 화장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대만 역시 2023년부터 PIF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2024년부터 일반 화장품에도 일괄 적용하고 있으며, 미국은 2022년 ‘화장품 현대화법(MoCRA)’을 제정하면서 기업의 안전성 입증에 대한 책임을 밝혔지만, 가이드라인의 세부사항은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인도네시아는 2026년 10월부터 할랄 인증 제도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직접판매업계, 사전 준비 필요 연 매출 10억 원 이상의 직접판매업체도 안전성 평가 의무에서 예외가 아니다. 최근 업계가 독점 원료와 특허 성분 개발에 힘쓰고 있는 만큼, 강화된 안전성 평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서 업계는 상황을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 업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기업 입장에서는 준비 방향을 잡기 어렵다”며 “특히 해외 수출 시 각국의 규정에 맞춰 성분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면 비용과 시간이 이중으로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해당 평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정해지고 법률이 개정되면 그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여 평가 기준에 부합한 제품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