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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양성 확보해야 사업성 확대된다

  • 기사 입력 : 2025-10-17 08: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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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판매산업이 유례없는 불황에 빠져들면서 각각의 업체들은 성장 전략보다는 생존전략을 세우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생존전략이라는 것도 이중삼중의 규제 안에서만 마련할 수 있어 시장에서 어떤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가 조심스럽다. 

지금의 상황은 손바닥만 한 냄비에다 요리를 하면서 고추장도 발라보고 된장도 발라보는 수준에 그칠 뿐, 냄비를 키우는 전략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초유의 불황을 겪으면서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전략을 구사해봤다고 입을 모은다.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다. 

다단계판매를 경험했으나 지금은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개발했다는 30대 초반의 여성과 대화를 나눌 일이 있었다. 20대에는 최고의 비즈니스로 여겼던 다단계판매를 지금은 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고, 그의 답은 간단했다. 다단계 외에도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널리고 널렸다고 했다. 

다단계판매에 실망한 이유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대답했다. 인터넷을 통해 회원을 모집하고, 강의를 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패턴이 분명한 젊은이에게 다단계판매는 구닥다리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단계판매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하면서 ‘부업’이라는 말도 쓰지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했고, 부업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면서도 다단계판매는 반드시 전업으로 해야 한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었다고 했다. 또 이러한 관련 법들이 오히려 불법이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미 다단계판매의 불행한 관행에 젖은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지만 새롭게 다단계판매를 접하는 사람들은 방문판매법과, 공제규정, 관행 등에 대해 낯설어 한다. 대한민국과 세계의 기본 상식, 경제 지식이 송두리째 부정되는 시장이 바로 한국의 다단계판매 시장이라고 그들은 느낀다. 

머잖아 eXp리얼티라는 회사가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한국의 판매원들과 종사자들이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부동산 상품을 들고 한국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국내법상 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은 공인중개사들로 한정된다. 과연 이들의 도전을 한국의 정부 당국자들은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떠한 처분을 내릴 것인지 다들 궁금해 하고 있다. 

참말인지 거짓말인지 지금 대한민국은 전 세계 강대국 순위에서 5위에 올라 있다고 한다. 강대국이라는 말과 선진국이라는 말은 분명히 다른 의미이고, 또 문명 국가라는 말과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과연 ‘이따위’ 방문판매법이 존속되고 강화되고 있는 주제에 강대국이라는 말을 들어도 되는 것인지 자괴감이 든다. 

다단계판매가 여전히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삼류로 취급받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이 작기 때문이다. 만약 이 시장이 10조, 20조 시장이라면 정부에서도 말단 공무원이 업계를 좌지우지하도록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100여 개의 업체가 겨우 4조 원 대의 매출에 불과한 이유는, 20대에 다단계판매를 경험한 30대 초반 여성의 말처럼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가 산업으로서 지속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손바닥만 한 냄비에서 고추장을 바르고, 된장을 바르고, 큰맘 먹고 버터를 발라본들 냄비가 커질 리는 만무하다. 바로 지금 단 하나의 규제라도 풀어내야 큰 빗장도 열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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