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글로벌산업 주역으로 떠오른 ‘곤충’
<알아두면 쓸모있는 식약정보>

한국의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한미양행이 국내 최초로 식용곤충을 활용한 근력개선 건강기능식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국책과제를 통해 개발된 이번 연구는 단순한 원료 차원을 넘어, 곤충을 미래 바이오산업의 핵심 자원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근감소증은 중요한 건강 리스크로 떠올랐고, 이에 대한 대체 단백질 기반 솔루션이 절실했다. 한미양행은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의 가수분해물을 원료로 근력 개선 효과를 입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식약처에 개별인정형 원료 등록까지 신청했다. 서울대 인체적용시험에서 악력과 하지근력 개선이 확인된 것은 업계 최초 성과다.
이제 관심은 ‘곤충’이라는 신소재가 식품을 넘어 의약품,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수 있을지에 쏠린다.
대체 단백질 그 이상의 가치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이미 2013년 보고서를 통해 “곤충은 인류 식량 위기를 해결할 차세대 단백질 자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곤충은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물과 토지가 소, 돼지, 닭 등 기존 가축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훨씬 낮아 ‘지속가능한 단백질’의 대명사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단순 식량 대체재에 머물지 않는다. 곤충 단백질과 지방에서 추출되는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이 인체 건강, 피부 개선, 신약 개발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접목되면서, 곤충은 ‘기능성 바이오 자원’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에서 식용곤충은 한때 ‘미래 먹거리’라는 추상적 개념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산업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는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등이 단백질·펩타이드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소재는 근력 개선, 혈당 조절, 면역력 증진 등 기능성 효과를 바탕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간편식 시장에서도 곤충 단백질은 단백질바, 스낵, 분말 형태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 운동·헬스케어 시장과 결합하면서 ‘곤충 단백질 보충제’ 수요가 늘고 있으며, 이는 기능성 원료로서 곤충의 가치를 입증하는 사례로 꼽힌다. 해외에서는 유럽연합이 2021년부터 곤충을 ‘노벨푸드(Novel Food)’로 승인하면서 시장이 열렸다. 현재 밀웜, 메뚜기, 귀뚜라미가 허용돼 스포츠 뉴트리션 분야를 중심으로 곤충 단백질 파우더가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한국이 근력 개선 기능성 원료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의약품, 화장품의 숨은 자원
곤충은 오랫동안 한의학과 민간요법에서 활용돼 왔다. 전갈, 번데기, 개미 등 곤충 유래 성분이 항암, 항염, 면역 조절 효과를 지닌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최근에는 바이오기술의 발전으로 곤충의 의약품 응용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특정 곤충 펩타이드는 세포 노화 억제, 항산화, 신경 보호 등 효과를 보여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경퇴행성 질환, 근감소증, 대사질환 치료제 후보로 주목하고 있다. 또한 곤충의 항균 펩타이드는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대체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백신 생산에도 곤충세포 기반 ‘바큘로바이러스 발현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HPV 백신 가다실(Gardasil)은 곤충세포에서 생산된 대표적 사례로, 곤충이 ‘백신 생산 공장’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화장품산업은 곤충 자원을 빠르게 수용하고 있다. 흑수파리에서 추출한 오일은 피부 장벽 강화와 보습 효과로 주목받고 있으며, 곤충 외골격에서 얻은 키틴·키토산은 항균·재생 효과를 바탕으로 마스크팩이나 재생크림 원료로 활용된다. 더 나아가 곤충 단백질에서 추출한 펩타이드는 주름 개선과 항노화 기능을 지닌 소재로 개발 중이다. K-뷰티업계는 이를 ‘클린 뷰티’ 콘셉트와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식·의·약 융합 산업으로 발전
곤충산업은 현재 ‘스타트업글로벌 기업정부 프로젝트’가 맞물려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식용곤충 시장은 2023년 약 7억 달러(한화 약 9,000억 원)에서 2030년 95억 달러(한화 약 13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의약품까지 포함하면 그 파급력은 훨씬 크다. 프랑스의 이노바피드(InnovaFeed), 네덜란드의 프로틱스(Protix), 캐나다의 엔토모팜(Entomo Farms) 등이 곤충 단백질 생산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미양행처럼 기능성 입증까지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한국은 ‘기능성 인증’과 ‘원료 표준화’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곤충산업은 단순히 기업 차원의 신사업이 아니다. 곤충 사육은 상대적으로 적은 공간과 비용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농가 소득 증대에 직결된다.
현재 예천군, 춘천시, 남원시 등지에서 추진되는 ‘그린바이오 곤충산업 거점단지’는 이러한 산업 생태계의 기반이 된다. 곤충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이를 고부가가치 가공식품·원료로 전환해 농촌과 도시, 연구기관과 기업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곤충은 이제 더 이상 이색 식품이 아니다. 과거에는 생소한 먹거리 정도로만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와 산업화 성과를 통해 곤충은 차세대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향후 곤충산업은 식품을 넘어 의약품, 화장품, 환경 분야까지 다각도로 확장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우선 식품 분야에서는 곤충 단백질이 단순한 대체재를 넘어 단백질 보충제와 기능성 건강식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고단백·저지방이라는 특성과 함께 근력 개선, 면역력 증진 등 과학적 근거가 입증되면서, 곤충은 대체 단백질 시장의 ‘주류’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환경·지속가능성 분야에서도 곤충은 강점을 지닌다. 곤충 사육은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사료 효율이 높아, 지속가능한 농축산업의 해법으로 꼽힌다. 곤충에서 얻은 부산물은 사료와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어 순환경제의 핵심 축으로 기능한다. 이는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전략적 자원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식용곤충은 단순한 식량 대체재가 아니라, 바이오헬스·뷰티·농업을 잇는 융합 산업의 허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초고령화로 인한 건강 수요 증가, 기후위기로 인한 농업 위기, 글로벌 식량안보 문제라는 3대 과제 속에서 곤충은 인류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대안이라는 전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이번 한미양행의 성과는 한국이 곤충산업을 선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곤충 유래 성분의 근력 개선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했으며, 동시에 원료의 표준화에도 성공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성취를 넘어 한국이 식용곤충을 ‘미래 먹거리’에서 ‘글로벌 바이오산업 자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략적 전환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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