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두피·헤어 시장 새로운 K-뷰티 성장 축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5-10-23 17:31:38
  • x

<글로벌 헬스&뷰티 시장 분석 38> - 미국 두피케어 시장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청정 미시간(Pure Michigan)으로 불리는 미국 미시간주. 한국 교민들 사이에서는 정겹게 ‘미시골’이라 불리는 이곳에도 K-뷰티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본거지로 알려진 미시간은 소박한 교외 생활이 중심이지만, 최근에는 한류 뷰티의 영향력이 확산되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수출 성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4년 미국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액은 약 17억 200만 달러(한화 약 2조 4,200억 원)로 프랑스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K-뷰티를 ‘믿고 고르는 브랜드’로 인식하면서 한국 화장품은 현지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스킨케어 중심에서 출발한 K-뷰티는 이제 탈모 관리와 두피 케어로 영역을 넓히며, 미국 전역에서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뷰티 중심으로 떠오른 두피케어
미국 소비자들의 뷰티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바디워시에는 레티놀(retinol), 립글로스에는 펩타이드(peptide), 파운데이션에는 자외선 차단지수까지. 이제는 제품 성분 하나하나를 꼼꼼히 따지는 시대다. ‘성분 중심 소비’가 확산되면서 뷰티 시장은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다.

이 흐름은 헤어 제품에도 뚜렷하게 반영된다. 최근에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 즉 두피와 바디까지 얼굴처럼 관리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며 두피가 스킨케어의 연장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샴푸나 트리트먼트뿐 아니라, 세럼, 스크럽, 앰플 등 고기능 제품이 등장하며 소비자의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두피 관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1년간(2024년 7월~2025년 6월) 미국 내 ‘두피 세럼(Scalp Serum)’ 관련 검색 및 소셜미디어 언급량은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Spate, 2025 Hair Report). 월 평균 검색량은 약 100만 건에 달하며, 틱톡(TikTok)에서는 관련 콘텐츠가 주간 100만 회 이상 노출되고 있다. ‘두피 스크럽(Scalp Scrub)’ 역시 44% 성장해 월간 3만 5,000건 검색을 기록하며 확산세가 뚜렷하다.

체험형 서비스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두피 스파(Scalp Spa)’ 검색량은 전년 대비 152.7% 증가했고, 틱톡 해시태그 #scalpspa는 주간 120만 회 이상 노출되며 전 분기 대비 29.4% 성장했다. 글로벌 뷰티 전문 미디어 Happi는 #scalpcare, #scalptreatment, #scalpscrubbing, #scalpoiling, #scalpdetox 등 관련 해시태그 증가를 근거로 소비자들의 두피 건강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시간에서 그레이스 스파를 운영하는 장슬지 대표는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두피 관리 상담 시 고객들이 한국산 화장품과 디바이스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품질에 대한 신뢰와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반복 구매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제품, 기기, 서비스 등 전방위 확장 중
실제로 미국 두피케어 시장은 제품, 기기, 서비스 전반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세럼과 스크럽 같은 화장품을 시작으로 가정용 디바이스, 전문 살롱 서비스까지 카테고리가 넓어지면서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제품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미국 헤어·두피케어 시장 매출은 2024년 약 182억 달러(한화 약 25조 8,900억 원)로 추산되며, 2025~2030년 동안 연평균 5.8% 성장해 2030년에는 약 256억 달러(한화 약 36조 4,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YouGov)가 지난 8월 발표한 미국 소비자 조사에서는 기능성 제품 수요 확대가 확인됐다. 세럼과 마스크를 함께 사용하는 소비자 비율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으며, 18~34세 응답자 중 약 27%는 세럼을 정기적으로 사용한다고 답했다. 스크럽 제품 역시 두피 각질 제거와 냄새 완화 기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사용률이 늘고 있다. 샴푸와 컨디셔너 같은 기본 제품에 더해, 세럼과 스크럽, 마스크 등 기능성 제품군도 두피케어 루틴 속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디바이스 분야의 혁신도 두드러진다. 마사지 브러시(massage brush)와 레드라이트 기기(red light device)에 이어 마이크로니들링 디바이스(microneedling device)가 새로운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니들링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2억 2,515만 달러(한화 약 3,203억 원)로 평가되며, 2025년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8% 성장해 2034년에는 4억 8,952만 달러(한화 약 6,96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니들링은 탈모 관리 및 모발 회복을 원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세 바늘을 활용해 두피에 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콜라겐 생성과 혈류 개선을 유도하고, 모낭의 영양 흡수를 돕는다. 모발 굵기 개선과 재성장 효과가 알려지면서 모발 이식 수술 대신 비수술적 대안을 찾는 소비자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한류 인지도가 시장 견인
K-팝과 K-드라마가 만든 글로벌 인지도가 K-뷰티의 ‘새로운’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뷰티 전문지 보그 비즈니스(Vogue Business)는 2025년 들어 K-뷰티가 “두 번째 상승 국면(second coming)”을 맞았다고 진단하며, 한국발 트렌드의 확산을 핵심 요인으로 분석했다.

최근 K-뷰티의 성장세는 두피·헤어 부문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해당 부문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0.5% 성장해 전체 K-뷰티 성장률(9.3%)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며, 두피·헤어 분야의 성장 잠재력을 강조했다. 코리아프로덕트포스트(Koreaproductpost) 역시 2025년 분석에서 스킨케어가 여전히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헤어케어가 빠르게 부상하는 ‘신흥 성장 축(fast-emerging growth driver)’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두피케어 시장은 성분, 디바이스, 서비스가 맞물리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과 독립 브랜드가 동시에 진입하면서 경쟁 구도는 다층화되고 있으며, 소비자의 선택 기준은 브랜드 인지도보다 성분과 효능, 실제 사용 경험에 맞춰지고 있다. 

하지만 규제와 제도적 장벽은 주요 변수다. 현지 한 유통사 대표는 “미국에서 제품 라벨에 ‘탈모 효과(hair loss treatment)’나 ‘모발 재성장(hair regrowth)’ 같은 문구를 사용하려면 일반 화장품이 아닌 ‘의약품’으로 분류돼, 사실상 미녹시딜(Minoxidil) 같은 승인 성분을 기반으로 한 OTC(Over-the-Counter)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기회는 확실히 존재한다. 기능성 성분 기반의 제품 차별화, 미국 규격에 맞춘 디바이스 개선, 다양한 소비자층을 겨냥한 서비스 전략이 함께 뒷받침될 때 한국 기업은 현지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그레이스 스파의 장슬지 대표는 “인종별 모발과 두피 특성이 달라, 이에 맞는 제품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며 시장과 소비자 특성에 대한 이해가 K-뷰티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조언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