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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에 이른 사기 업체들, 지금은?

  • 공병헌 기자
  • 기사 입력 : 2025-11-07 08: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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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범죄 연루, 파기환송, 살인사건 등 후폭풍

▷ 지난 2024년 1월 9일 금융사기피해자연합 시위 현장


불법 피라미드 사건이 살인, 국제 범죄 연루 등으로 번지며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마케팅신문이 보도해온 주요 불법 업체들은 현재까지도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으며, 관련 인물들을 둘러싼 재판과 수사도 계속되고 있다. 이들 사건의 최근 흐름을 정리했다.

피해액 5,000억, G사의 실체
본지는 지난 5월 8일 강원도에서 ‘신농업’을 내세운 투자 사기로 살인사건까지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수사와 방송 보도를 통해 해당 사건의 배후에 캄보디아 프놈펜을 거점으로 한 국제 금융사기 조직이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다.

50대 남성 A씨는 같은 투자 모집자였던 6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뒤 자수했으며, 이들이 소속된 G사는 영국계 글로벌 기업이라며 투자자를 모았으나 당시 문을 닫고 관계자들이 잠적한 상태였다.

B씨는 설악산 국립공원 둘레길에서 결박된 채 발견됐으며, A씨가 자수하면서 “B씨의 요청에 따라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G사에 함께 근무하면서 주변에 투자 참여를 권유해오다 회사가 금융사기 조직임을 알게 된 후 심적 압박에 시달렸고, B씨가 자신을 살해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러나 지난 10월 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단순 촉탁살인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됐다. B씨는 사망 직전까지도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유지했고, 유서도 남기지 않았으며, 범행 후 피의자의 행방이 열흘 넘게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지난 9월 A씨에 대해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G사의 배후가 캄보디아 프놈펜을 본거지로 둔 국제 다단계 금융사기 조직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G사 한국지사 대표 정 모 씨는 프놈펜에 10층짜리 호텔을 매입해 범죄 거점으로 활용했으며, 온라인 취업사이트 등을 통해 조직원을 모집하고 ‘앱에 접속만 해도 코인이 쌓인다’는 식의 홍보로 피해자들을 끌어모았다. 정 씨는 수년 전 중국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전력이 있으며, 이번 사건의 실질적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러한 사실은 정 모 씨가 지난 7월 재판에 넘겨지면서 알려졌다.

해당 조직은 가상화폐 투자와 고수익을 내세워 5,000명 이상에게서 약 5,000억 원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 4월 전산 마비로 인해 피해자들은 원금과 수익금을 모두 잃게 됐다.

 
휴스템코리아, 대법 파기환송 후 재공판 진행 중
이상은 회장은 무등록 다단계조직을 통해 10만여 명으로부터 약 1조 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2심에서 징역 7년과 벌금 10억 원이 선고됐다. 검찰은 항소심 과정에서 피해 규모가 1조 원대가 아닌 3조 3,000억 원에 이른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상고했다.

이에 대법원은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이상은 회장에 대해 징역 7년과 벌금 10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기존 공소사실과 추가된 공소사실은 동일성이 인정되는 포괄일죄에 해당한다”며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가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이 회장이 별건 성범죄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은 점을 언급하며, “원심은 경합범 관계를 심리해 형평을 고려했어야 한다”며 이 역시 파기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휴스템코리아의 경우 본지 최초 보도 직후, 일부 사업자들이 본지에 수차례 메시지를 보내왔다. 한 사업자는 “회장님은 사업자들의 어려움을 헤아리시고, 뉴플랫폼 비즈니스로 다같이 부자가 되게 해주려고 노력하시는 분”이라고 주장했고, 또 다른 사업자는 “회장님을 모함하는 기사와 영상을 멈춰주세요. 회장님은 저희 사업자들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시는 분”이라는 호소를 보내기도 했다.

휴스템코리아는 2024년 1월 9일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가 대표 이 모 씨와 본부장 손 모 씨 등 4명을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한 후 사업자들의 옹호 메시지가 사실상 끊겼다.

파기환송심은 10월 23일 첫 공판을 열었으며, 다음 공판은 11월 20일로 예정돼 있다.


MBI 10년 넘게 여진 계속
MBI는 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논란을 일으켜왔으며, 국내에서는 사법처리가 시작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와 중국 등 해외에서도 관련 수사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The Star’는 지난 8월 “말레이시아 경찰 자금세탁방지국이 MBI와 연계된 페낭 소재 기업들을 재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사건은 ‘페낭 월드 시티(PWC)’ 개발사업이다. 약 3조 3,000억 원 규모의 이 사업 시행사 ‘무티아라 메트로폴리스’는 MBI 사기 자금으로 토지 대금을 납부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경찰은 관련 회의록과 재무자료를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설립자인 테디 토우(Tedy Teow)는 2024년 8월 태국에서 체포된 뒤 중국으로 송환됐다. 이는 25년 만에 성사된 첫 태국발 중국 송환 사례로, 토우는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한때 한국의 MBI 피해자와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중국에서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는 예측까지 나왔다.

MBI 사기 규모는 이를 뒷받침하듯 한국에서만 약 5조 원, 전 세계적으로는 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는 2013년부터 수사와 재판이 시작됐지만, 사건이 전국적으로 분산되면서 검찰 기소와 법원 판결이 지역별로 엇갈리기도 했다.

국내 1번 사업자 김 모 씨는 2018년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고, 총책으로 알려진 안 모 씨는 2014년 해외로 도주했다가 2021년 체포되어 지난해 징역 5년이 확정됐다.

지난 2018년에는 현직 경찰관이 MBI에 가담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공분을 샀다. 해당 경찰 간부는 “지인으로부터 돈만 투자하면 MBI에서 수익을 내 회원들에게 나눠준다고 들었고, 가입을 한 뒤 돈을 투자해서 수익도 봤다”고 시인했다.



공병헌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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