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피라미드 끝까지 파헤친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주요 수사성과 사례 공개

서울특별시 민생사법경찰국(국장 김현중, 이하 민사국)이 최근 2년간의 주요 수사성과를 정리한 ‘민생사법경찰국 수사사례집’을 제작해 전국 지자체와 중앙행정기관에 배포했다. 이번 사례집은 각 기관의 실무 참고용으로만 제공됐으며, 일반 국민이나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마케팅신문은 민사국으로부터 수사사례집 중 불법 피라미드에 관한 자료를 전달받았다. 최근 적발된 업체의 수법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살펴봤다.
“노후 평생 보장” 실버타운, 알고 보니 유령마을
사례집에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민사국이 수사한 다단계, 대부업, 보건, 식품 등 8개 분야 16건의 대표 사건이 수록됐다. 이 가운데 다단계 분야에서는 다단계 조직을 이용한 사실상 금전거래 행위, 무등록 다단계판매 행위가 주요 사례로 소개됐다.
첫 번째 사건은 전국 134개 센터와 12개 그룹을 운영하며 회원을 모집한 ‘주식회사 A’의 불법 금융 다단계 행위다. 이 회사는 실체가 없는 ‘00캐시’ 포인트를 마치 상품처럼 판매하며 “매일 0.2%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문구로 투자자를 유혹했다. 이들은 투자자들로부터 1인당 최대 2억 6,000만 원의 투자를 유도했다. 그러나 이 업체의 실제 수익은 신규 회원의 투자금으로 상위 회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구조였다.
민사국은 주거지 없이 기도원, 모텔 등을 전전하는 이 업체 회장의 도주 우려와 가족들을 회계·전산 등 핵심 부서에 배치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소명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또 부회장이 연 2억 원의 고액 수당을 받고, 회원 모집 및 가맹점 승인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한 정황을 포착하여 범죄 가담 사실을 입증했다. 민사국은 이 업체의 회장은 구속기소, 부회장과 법인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민사국은 이 사건을 첩보 분석부터 압수수색, 계좌추적, 구속영장 청구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종합 수사 모델로 평가했다.
두 번째 사례는 다단계판매업 등록 없이 고령층을 상대로 ‘실버타운 입주권’을 판매한 ‘주식회사 B’ 사건이다. 이들은 “입주권 하나로 평생 생활 가능”, “노후 걱정 없는 수당 제공” 등의 허위 광고로 2,100여 명으로부터 38억 원을 편취했다.
주식회사 B는 전라북도 무주군, 강원도 태백시 등에 실버타운을 건립 예정이라며 허위 조감도까지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지자체에 신고·허가된 사실이 전혀 없는 유령 실버타운의 입주권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사국은 대전 본사와 서울센터를 동시에 압수수색해 회원 정보와 매출 내역 등 핵심 증거를 확보했으며 대표 등 핵심 관계자 2명을 입건하고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고수익’, ‘원금 보장’…무조건 의심해야
민사국은 이번 수사사례집을 통해 ‘피해 예방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우선 “고수익 보장”, “상장 예정 코인”, “원금 100% 보장” 등의 문구를 내세우거나, 판매원·추천인 모집 시 각종 수당 지급을 강조하는 경우, 또 다단계판매업체 등록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를 유도하는 경우에는 다단계 조직을 이용한 불법 금전거래를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품보다 후원수당을 강조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미등록 업체가 가입을 권유한다”, “지인을 통해 가입을 권유하며 안심시킨다”는 세 가지 유형 역시 대표적인 불법 다단계의 특징으로 꼽았다. 서울시는 합법적인 다단계판매업체는 모두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등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민사국은 시민 제보 없이는 범죄 혐의 포착이 어렵다며, 불법 다단계·유사수신 업체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거나 피해를 입은 경우 즉시 민생사법경찰국 등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수사에 결정적 증거를 제공하여 위법 사실이 확인된 경우 심의를 거쳐 최대 2억 원의 신고포상금도 지급된다.
김현중 국장은 “이번 수사사례집은 서울시가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국 특사경과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며 “행정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어려운 수사 현장을 이끌어가는 특사경에게 이번 사례집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민사국은 형사소송법, 사법경찰직무법에 따라 행정법규 위반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설치된 수사 전담 조직이다. 행정기관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검사의 지휘 아래 직접 수사와 송치를 담당하며, 행정의 실효성을 높이고 법질서 확립을 목표로 한다. 2024년 7월 1일 부서 명칭을 ‘민생사법경찰국’으로 변경했으며, 현재 17개 분야 76개 법률 위반 사건을 전담해 시민생활과 밀접한 불법 행위를 수사하고 있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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