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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사칼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질환도 산재 가능할까

  • 기사 입력 : 2025-11-14 08: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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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해 부상·질병을 입은 경우 요양급여, 휴업급여 등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정신질환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점에서 준비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지위나 관계 우위를 이용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로 정의한다. 여기에는 폭언·모욕, 지속적인 따돌림, 과도한 업무 부과나 업무 배제, 사적인 심부름 강요 등이 포함된다. 괴롭힘 행위 주체가 상급자뿐 아니라 동료나 하급자도 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우울증, 불안장애 등이 산재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업무와 관련하여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에 의해 발생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업무와 관련하여 고객 등으로부터 폭력 또는 폭언 등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 ▲이와 직접 관련된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한 적응장애 또는 우울병 에피소드와 같은 ‘업무와 질병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괴롭힘 발생 시기·내용 ▲정신건강 악화 시점 ▲치료 경과 등이 구체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산재보험은 개인적 성격, 가족관계, 과거 병력 등 ‘업무 외 요인’이 질병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도 검토하기 때문에, 업무 관련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자료 확보가 필수적이다.

근로복지공단에서 배포한 ‘정신질병 업무관련성 조사지침(2023.9.20.)’에서는 첫째, ‘주요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이 무엇인지를 고려한다. 사건 자체의 크기나 강도 뿐 아니라, 근로자의 주관적인 충격의 정도를 감안하고, 사건 발생 이후 처리과정에서 사측의 적절한 지원과 지지, 근로자 보호가 있었는지를 고려하여 주요 스트레스 요인의 심각도를 확인한다.

둘째, ‘정신질병 관련 위험요인’을 파악한다. 주요 우울장애와 관련하여 높은 직무요구도(쫓기면서 일을 하거나 마감을 맞추어 일을 하는 등의 부담 정도)가 있었는지, 사회적 지지가 낮았는지, 직무 불안정성이 있는지 등 위험요인을 고려한다.

셋째, ‘지속성·반복성’ 여부 이다. 직장 내 괴롭힘의 행위가 지속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사건 이후에도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 또한도 스트레스 가중요인에 포함하여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성격, 기질, 기존질환과 같은 개인적 요인이나 가족력 등과 같은 특성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단에서 판단한다.

피해자가 준비해야 할 것은 첫째, 철저한 ‘증거 수집’이 중요하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필수적인 바,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담긴 ‘녹음본’, ‘메신저, 문자, 이메일 내용’, ‘동료근로자의 진술’ 등 괴롭힘 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단, 상대방 동의 없는 녹취 등의 증거 수집은 향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의료 기록’을 꾸준히 남겨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해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는 진료기록과 진단서, 상담 기록, 임상심리검사결과지(Full-Battery) 등 의무기록이 필수적이다.

셋째, ‘일지 작성’도 효과적이다. 괴롭힘이 발생한 날짜, 장소, 구체적 내용, 당시 심리 상태 등을 꾸준히 기록하면 사건의 흐름과 반복성을 보여줄 수 있다.

넷째, ‘내부 절차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 회사 내 고충처리 절차를 이용해서 조사가 이루어졌거나 가해자에 대한 징계위원회 심의 결과,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보고, 노동청 진정 등 공식 경로를 거친 기록은 향후 산재 심사에서 신뢰성을 높인다.

산재 신청 과정은 법적·의학적 판단이 동시에 요구되므로, 초기 단계에서 산재를 전문으로 하는 노무사와 같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질환이 산재로 인정되기까지는 평균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될 수 있고, 근로복지공단 심사 결과에 불복할 경우 심사청구·재심사청구를 제기할 수 있고, 행정소송 절차 또한 거칠 수 있다.
 

<박준성 사무국장>

노무법인 한국노사관계진흥원 · ☎ 02-3272-8005 · www.nosa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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