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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과하면 '독'이다

  • 전재범 기자
  • 기사 입력 : 2025-11-14 08: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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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익선이라는 표현은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여러 분야에서 널리 쓰여 왔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자본 축적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해진 것은 이러한 인식이 왜곡된 사례에 가깝다. 성실하게 일해 자본을 마련하는 일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그 과정이 지나치게 치우치면 기대와는 달리 부작용을 낳기 쉽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도 자신의 체력과 상태를 살피지 않은 채 무리하게 이어가면 오히려 몸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과 같다.

이처럼 우리가 추구하는 긍정적인 것들조차 과하다면, 본래의 의미를 잃고 해로운 결과로 변질된다. 옛 현인들은 과유불급이라고 해서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고 했다. 이는 ‘과하면 독이다’라는 삶의 지혜를 담은 말이다. 이 격언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진정한 가치와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과함’은 대개 욕심에서 비롯된다. 더 많은 부, 더 높은 명예, 더 완벽한 결과에 대한 끝없는 갈망이 우리를 끝이 없는 구렁텅이로 빠지게 만든다. 그리스 신화 속 등장하는 ‘미다스 왕’이 대표적인 예시다.

미다스 왕은 디오니소스에게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고, 이후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들어 막대한 부를 누렸다. 하지만 음식을 먹으려고 손으로 집으니 음식이 황금으로 변하여 먹을 수조차 없었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딸을 안았다가, 그 딸도 황금 조각상으로 변했다. 미다스 왕은 후회하며 디오니소스에게 다시 원래대로 되돌려달라고 간청했고, 디오니소스의 선심으로 팍톨로스 강에 목욕함으로써 원래의 미다스로 돌아갔다. 황금 조각상으로 변한 딸도 팍톨로스 강에 담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대형 금융기관들의 과도한 이윤 추구와 위험 감수가 빚어낸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과도한 탐욕은 개인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으며, 지나친 욕망은 평화를 깨트리는 주범이 된다.

‘과함’이라는 독을 피하고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공자가 강조했던 ‘중용(中庸)의 도’를 깨우치는 것이 중요하다. 중(中)은 치우치지 않음을, 용(庸)은 일관됨을 뜻한다. 즉, 중용은 단순히 중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조건에 맞는 가장 적절한 상태를 찾아 행하는 ‘조화와 균형’의 지혜를 뜻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을 하면서 끊임없이 바쁘게만 사는 것은 극심한 피로를 낳고 건강을 해친다. 그렇기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 놓거나, 쉴 때는 온전히 쉴 수 있는 균형을 갖추는 것이 좋다. 또 재물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탐욕이 지나친 사람들은 나눔의 가치를 잃고 마음의 빈곤을 겪기 때문에, 항상 중용의 도를 깨우쳐야 한다.
 다단계판매업에서도 중용의 도는 정말 필요한 조언이다. 몇몇 사람들은 “제품 구입을 강요해서” 다단계판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났다고 말한다. 판매원 입장에서는 많이 파는 것이 이득이지만, 소비자 혹은 파트너들에게는 분명히 부담이 갈 수 있는 일이다. 이 같은 일은 과도한 욕심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다음은 실제로 있을법한 예시다.

판매원으로서 처음 활동하는 A씨(가상의 인물)는 이른 시일에 돈을 벌고 싶은 마음에 여러 업체에 중복으로 가입했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들에게 자신이 가입한 업체의 사업을 모두 하자고 제안했다. 여기서 A씨는 욕심이 과했다. 하나에 온전히 집중해서 그 업체의 철학과 역사, 그리고 주력 제품을 공부해서 전달해도 시간이 턱없이 모자랄 텐데,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이어간 탓에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가상의 인물 B씨는 저조한 실적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자사의 건강기능식품은 암도 치료할 수 있을 만큼 탁월하다고 거짓으로 홍보하면서 제품을 팔았다. 이 또한 과도한 욕심으로 인한 위법 행위다.

이처럼 ‘과하면 독이다’라는 경고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스스로의 위치와 태도를 성찰할 것을 요구한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지나침’의 경계를 넘어서지는 않았는지,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오히려 내 삶을 옥죄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진정한 만족과 행복은 ‘더 많이’ 갖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진 것, 지금 하고 있는 일, 지금의 관계에서 중용의 적정선을 발견하고 지켜나가는 데 있다. 삶이라는 항해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균형을 잡아야 하는 선장과 같다. 무거운 짐을 욕심껏 싣지 않고,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는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과함이 독이 되는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나가는 지혜이자 미덕이다.

 

전재범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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