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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떠날 때는 품격을 지켜라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5-11-27 16: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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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워샴(Tom Worsham)은 기러기의 생태를 연구한 사람입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기러기는 먹이와 따뜻한 곳을 찾아 4만㎞를 비행한다고 합니다. 4만㎞면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셈입니다. 

이처럼 지구 한 바퀴에 가까운 그 길을 기러기는 결코 홀로 가지 않습니다. 리더를 중심으로 V자 편대를 이루고, 서로의 날갯짓에 실린 양력으로 에너지를 나누며 날아갑니다. 앞서던 기러기가 지치면 아무 망설임 없이 뒤로 물러나고, 뒤따르던 기러기가 자연스럽게 리더의 자리를 대신합니다. 그 과정에 서열도 없고, 우월감도 없으며, 권력을 잡기 위한 소모적 대립도 없습니다. 그들은 오직 “모두가 목적지에 살아서 도착해야 한다”는 생존의 원칙에 충실할 뿐입니다.

놀라운 것은 그 다음입니다. 비행 중 어떤 기러기가 총에 맞거나 아파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두 마리가 즉시 함께 빠져나와 동료가 회복하거나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곁을 지킵니다. 끝은 어떠하든, 동료가 혼자 고통 속에 떨어지도록 두지 않습니다. 그 후에야 다시 무리로 복귀합니다. 이것이 기러기가 선택한 생존 방식이며, 그 단순해 보이는 원칙에 기러기의 비범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 사회, 특히 직접판매업계는 이 단순한 진실조차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직접판매업계에서 흔히 들리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다”, “영원히 함께하자”, “이 회사에 뼈를 묻겠다.”

듣기에는 그럴듯합니다. 그러나 이 말들은 지나 보면 철 지난 구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조금 더 나은 제안이 들어오면, 누군가 높은 직급을 약속하면, 어제의 결의는 종이처럼 찢겨 나갑니다. 솔직히 말해 떠나는 것 자체는 비난받을 일은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더 나은 선택을 할 자유는 있으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언제나 ‘떠나는 방식’입니다. 많은 이들이 새로운 회사를 정당화하고 스스로의 결정을 장식하기 위해 정작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가차 없이 비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함께 성공을 이야기하고, 함께 눈물 흘리며 버텼던 시간들이 하루아침에 조롱거리로 변합니다. 떠난 이가 남긴 말은 종종 이렇습니다. “리더부터 원래 문제가 많은 조직이었다”, “내가 있었을 때만 잘 돌아갔다”, “저 사람들은 결국 나 없이 무너질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언행은 단 하나의 사실만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어디로 가든, 이 사람은 또 똑같이 떠나고 똑같이 비난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당신이 떠나고 나서 이전 조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곧 새로운 조직이 당신을 어떻게 볼지를 결정합니다. 떠난 곳을 헐뜯으며 자신의 새 출발을 장식하는 사람은 누구도 신뢰하지 않습니다. 기러기는 리더가 지쳐 뒤로 물러나도 비난하지 않습니다. 낙오한 동료를 버리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 순간에 가장 강한 연대와 책임감이 드러납니다.

반면 직접판매업계에서 리더, 사업자라 불리던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조금의 손해가 생기면 동료를 탓하고, 상황이 불리해지면 회사를 욕하고, 떠난 자리마다 상처와 분열을 남기기 일쑤입니다.

비행 중 어떤 기러기가 총에 맞거나 아파 대열에서 이탈하면, 두 마리가 즉시 함께 빠져나와 동료가 회복하거나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곁을 지키는 것은 기러기가 인간보다 지능이 높아서가 아닙니다. 기러기는 생존을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성공을 자기 혼자 만든 것처럼 착각합니다. 특히 ‘사람이 중요하다’라고 외치는 직접판매업계에서 이런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떠날 때 나타납니다. 누군가와 함께했을 때보다, 헤어질 때 더 명확해집니다.

사람을 평가하려면 떠난 뒤의 말과 행동을 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러기의 원칙은 단순합니다. 함께 날았던 동료의 등 뒤에 칼을 꽂지 않습니다. 이보다 더 간명한 생존 전략이 어디 있겠습니까.

직접판매의 세계는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누구나 흔들리고, 때로는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떠나는 순간조차 자신을 드러내는 자리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당신이 어떤 말을 남기는지, 어떤 태도로 떠나는지에 따라 당신의 다음 비행이 결정됩니다.

기러기들은 오늘의 리더가 내일의 후미가 되고, 오늘의 약자가 내일의 선두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를 비난하지 않고, 서로의 실패를 조롱하지 않으며, 누군가 지칠 때 오히려 더 강하게 응원합니다. 그들은 조롱 대신 날갯짓을 보내고, 비난 대신 울음으로 격려합니다.

이제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기러기처럼 비행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혼자 더 빨리 가려다 동료를 짓밟고 있습니까? 떠날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떠나는 방식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기러기가 보여준 생존의 지혜는 단순합니다. 함께했던 이들을 해치지 말고 떠날 때조차 품위를 지키는 것입니다. 기러기처럼 날지 못한다면, 적어도 떠날 때만큼은 그렇게 하셨으면 합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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