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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김장철…김치의 신비한 효능

  • 두영준 기자
  • 기사 입력 : 2025-12-05 0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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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생활>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본격적인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가족들이 한데 모여 모처럼 화합을 도모하는 가정이 많다고 한다. 물론, 김장이라는 치다꺼리에 크고 작은 마찰을 빚는 집안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김장할 수 없는 여건을 가진 이웃들을 위해 봉사자들을 모으고, 대량으로 김장한 김치를 나누면서 한파를 녹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겨울만 되면 담그는 이 김치. 알고 보면 건강에 놀라운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한다. 


면역, 장 건강, 항암, 
피부 건강에도 좋은 김치
맛과 영양이 뛰어난 김치는 이미 ‘K-푸드’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으며, 매년 김장철이면 국내에서 다양한 김장 행사가 열릴 뿐 아니라 미국, 영국, 아르헨티나 등 세계 각국에서 ‘김치의 날’이 제정되는 등 우리나라 고유의 김장문화와 김치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치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식품 중 하나로, 웰빙 자연발효 식품으로 통한다. 비타민A, 비타민C, 티아민, 리보플래빈 등 비타민과 칼슘, 철분 등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김치의 발효과정에서 생성되는 젖산균은 체내에서 프로바이오틱스로 작용한다. 김치 등을 비롯한 발효식품은 젊은 사람의 불안과 탈모를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에는 “한국의 낮은 코로나19 사망률은 김치 소비로 인한 것”이라는 프랑스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김치가 건강에 주는 효능은 무려 22가지에 달한다. 항균, 장내 균총 조절, 장 건강 개선, 면역기능 개선, 항산화, 항염증, 항바이러스, 혈당조절, 항고혈압, 고지혈증 예방, 항동맥경화, 항비만, 항암, 항돌연변이, 아토피 개선, 피부 건강 개선, 류마티스 관절염 개선, 근 기능 개선, 항노화, 알레르기 저감, 간 기능 개선, 인지 기능 개선 등이 바로 그것이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는 배추와 무와 같은 원재료 이외에 고춧가루, 마늘, 생강 및 젓갈 등의 다양한 부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서양의 채소 발효식품인 피클과 사우어크라우트와는 다른 독특한 풍미를 나타낸다. 부재료인 고춧가루의 ‘캡사이신’, 마늘의 ‘알리신’, 생강의 ‘진저롤’과 ‘쇼가올’ 성분은 우수한 항균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김치에서 유산균은 김치의 맛과 발효산물을 생성하며, 유기산 및 박테리오신과 같은 항균 활성 물질을 생성하여 식품의 저장성에 기여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이러한 김치 유산균에서 유래한 항균 활성 단백질 또는 펩타이드인 박테리오신은 식품산업에서 소비자들이 기피하고 있는 화학보존제를 대체하여 이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으므로 식품의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 

식중독 원인균에 대한 항균 효과를 나타내는 유기산, 박테리오신 및 폴리페놀 등에 관한 연구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김치 유래 항균 활성 물질은 인체에 해가 없는 식품보존제로서의 가치가 있으며, 건강기능성 식품소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김장은 왜 겨울에 할까?
김장은 우리나라 고유 풍습으로 2013년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됐다. 김장을 겨울에 하는 이유는 서늘한 날씨를 좋아하는 배추가 여름 더위가 한풀 꺾였을 때 성장해 시간이 지나면서 속이 차오르고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김장 전 가을엔 수분이 많고 속이 꽉 찬다. 또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유산균은 저온에서 활발히 생성돼 가을에 담근 김치보다 겨울 김치에 최대 1.76배 많이 함유돼 있다. 

겨울에 담근 김치라고 다 맛있는 건 아니다. 속이 꽉 차고 짓눌림 없는 배추, 특유의 붉은빛을 내며 분말이 균일한 고춧가루, 단단하며 아이보리색을 띠는 마늘, 모양이 매끈하고 청이 싱싱한 무 등 신선한 재료를 써야 한다.

김장하면 떠오르는 빨간 대야는 반드시 식품용으로 제조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식품용이 아닌 대야는 주로 재활용품으로 만들어져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이 음식에 묻어나올 수 있다. 고무장갑, 바가지 등도 식품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식품용이 아닌 것을 사용할 경우엔 식품용 비닐을 깔아 김치가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4대 권역으로 본 
‘대한민국 김치 지형도’
김치콘텐츠통합플랫폼(WiKim)에 따르면 한국의 김치는 지형에 따라 각양각색의 맛과 멋이 담긴 수백여 종의 김치로 분화해왔다. 

특히 젓갈의 종류와 다소, 양념과 간의 세기, 부재료의 종류 등은 같은 김치임에도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핵심이다. 재료 산지와의 물리적 접근성과 저장환경의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그중 김장김치가 지역적 특성이 강하다.

남쪽지역은 기온이 높기 때문에 발효를 지연시키기 위해 간이 세고, 재료 대비 양념의 비율이 북쪽보다 높은 편이다. 큰 산맥으로 연결된 산줄기는 지역 김치문화의 이동을 막는 지형지물이면서 경계가 됐고, 산과 강줄기는 김치 재료 및 상품을 사고, 팔고, 만드는 사람의 이동을 도와주는 교통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자연 경계와 재료에 따라 김치의 맛과 형태는 사뭇 달라졌는데, 아쉽게도 남한만으로 한정한다면 크게 4개 권역으로 묶어 볼 수 있다.

▲서해안·내륙 문화권(경기, 호서, 영서)은 한강·금강 일대 젓갈을 활용한 고급김치가 발달했고, 척박한 충청 내륙산지는 담백한 ‘짠지’를 담가 먹는다. 경기 - 보쌈김치, 비늘김치, 순무김치, 호서 - 호박김치, 게국지, 가지김치, 영서 - 더덕김치, 옥수수백김치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동해안·해양 문화권(영동, 영남 해안가)은 태백산맥 경계로 중부 내륙, 동서로 갈린다. 어종이 풍부해 무를 이용한 식해(食醢) 문화로 유명하다. 주요 김치는 서거리지, 가자미식해, 오징어김치, 양미리김치, 청란젓지.

▲서남해안·평야 문화권(호남)은 황석어 등 어종이 다양해 진한 젓갈 맛이 특징이다. 고구마 줄기, 고들빼기 등 지역 특산물도 활용한다. 주요 김치는 나주반지, 고들빼기김치, 갓김치, 양파김치, 대파김치, 감태김치.

▲동남해안·산간 문화권(영남)은 더운 날씨 탓에 마늘·젓갈 양념 많이 사용하고, 고춧가루가 귀해 제피열매를 대신 갈아 넣기도 한다고. 부추김치, 콩잎김치, 비지미김치, 굴젓김치, 미나리김치 등이 유명하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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