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왜 아세트아미노펜이 다시 주목받는가?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5-12-05 09:12:13
  • x

<알아두면 쓸모있는 식약정보>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통증관리의 중요성이 의료‧약업계 전반에서 핵심적 논의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고령층의 약물 복용 안전성, 특히 심혈관, 신장, 위장관 질환 등 기저질환자의 ‘안전한 진통제 선택’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보건 이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한국존슨앤드존슨판매 유한회사(이하 켄뷰)가 발간한 ‘환자의 통증 관리 격차 해소’ 백서는 의미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글로벌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기관 IQVIA와 협업해 제작된 이번 백서는 한국, 중국, 싱가포르 의료진의 실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 질환자(Special-Condition Consumers)의 통증관리에서 아세트아미노펜 기반 치료 전략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안전성, 
약리적 근거로 재확인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5억 명이 만성 통증을 겪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고령 또는 기저질환을 보유한 환자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1년 기준 골관절염과 만성신장질환 유병률은 각각 8%를 넘어섰으며, 고령층의 다약제 복용(polypharmacy) 증가 추세와 맞물려 일반의약품(OTC)의 사용 안전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진통제가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금 부각시키며, 개인의 질환 특성에 따라 진통제 선택 기준을 명확히 하는 근거 기반 통증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백서는 아세트아미노펜, NSAIDs, 오피오이드 등 주요 진통제 계열의 약리 특성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비교 분석했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의 장점은 기저질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부작용 영역에서 두드러진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중추 신경계에 작용해 통증과 발열을 조절하는 기전으로 ▲위장관 점막 손상 ▲신장 혈류 감소 ▲심혈관계 위험 증가 등의 부담이 거의 없다.

반면 NSAIDs는 위장관 출혈, 신기능 저하, 심혈관계 부작용 가능성이 높으며, 오피오이드는 의존성과 호흡억제 등 고령층에서 특히 위험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점은 기저질환자에게 NSAIDs와 오피오이드 사용 시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안전성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일관된 평가를 받는다. WHO는 1986년부터 경증~중등도 통증의 1차 진통제로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노인의학회(AGS)는 고령자 우선 선택 약물로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NSAIDs보다 안전한 대안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가이드라인에서 공통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을 1차 치료제로 채택하는 이유는 부작용 위험과 약물 상호작용 부담이 낮기 때문이다. 특히 다약제 복용 비율이 높은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에게는 ‘우선 선택’ 원칙이 더욱 강하게 적용된다.


아시아 3개국 의료진이 확인한 
임상적 신뢰도
이번 백서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단순 문헌 리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중국, 싱가포르 의료진의 실제 임상경험을 반영했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 특유의 질환 분포와 약물 사용 특성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지침으로서 가치를 더한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반태현 교수는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경우 NSAIDs는 위험 부담이 크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신장 기능 저하 환자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 진통제로, 임상 현장에서 실제 처방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반 교수는 “통증 정도·기저질환·동반약물 등 환자의 다면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경대학병원 리앙 첸 교수는 “아세트아미노펜은 부작용 위험이 낮아, 고령 환자와 심혈관 및 위장 질환자에게 임상적 선호도가 높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마운트알베르니아병원 호 콕 유엔 교수는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NSAIDs 사용 시 출혈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나, 아세트아미노펜은 이러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아 1차 진통제로 권고된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국가별로 의료 환경은 다르지만, 기저질환자에게 아세트아미노펜을 우선 적용한다는 공통된 판단 기준을 확인할 수 있다.

태전온누리약국 이상록 약사는 “아세트아미노펜은 안전성과 임상 근거가 충분함에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간독성 등의 오해가 계속된다”며 “이번 백서는 고령자·기저질환자의 약물 선택 기준을 명확히 보여주어 약국 현장에서 보다 정확한 복약지도를 가능하게 하는 자료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근거 기반 진통제 선택 기준 제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기저질환자에게 모든 진통제가 동일한 수준의 안전성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의약품이라도 안전성은 크게 다르다. 단순히 일반의약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고혈압, 만성신장질환, 위장질환 환자의 경우 NSAIDs는 위장출혈, 신기능 악화, 심혈관계 위험 증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의 간독성 문제를 우려하는 일반인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 간독성 문제는 권장 용량 초과, 복합감기약과 단일제 중복 복용, 음주와 병행할 때 발생한다. 정상 용량 범위 내에서는 장기간 사용 시에도 안전성이 입증되어 있으며, 이는 다수의 임상 연구에서도 일관된 결론을 보인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신장 청소율 저하, 간 대사능력 감소, 다약제 복용 증가 등으로 인해 부작용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이 때문에 아세트아미노펜이 국제 가이드라인에서 ‘고령자 우선 선택 약물’로 지정되어 있다.

초고령사회 한국에서 통증관리는 단순 불편함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환자의 기능 유지와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필수 의료 행위로 자리 잡았다.

이번 백서는 단순 제품 홍보가 아니라, 아세트아미노펜 중심의 안전한 통증관리 체계를 ‘과학적 근거 기반’으로 재정립했다는 점에서 공공적 의미를 가진다.

특히 한국처럼 고령자·만성질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에서는 의료진의 약물 선택 기준, 약사의 복약지도, 소비자의 자가 관리 등의 영역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우선 고려’ 원칙을 명확히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약물 안전성뿐 아니라 의료비 절감, 부작용 예방, 환자 삶의 질 향상 등 보건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조치다.

켄뷰가 발행한 이번 백서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안전성에 대한 국제적 근거 ▲기저질환자 맞춤형 통증관리 기준 ▲실제 임상 현장의 전문적 견해를 체계적으로 정리함으로써, 한국 의료·약업계가 통증관리 지침을 수립하는 데 실질적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는 문서로 평가된다. 이 원칙을 소비자, 의료진, 약국이 함께 공유할 때 보다 안전한 통증관리 체계가 완성될 것이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